병력 줄이는 국방개혁 맞춰 혁신 필요 지적

군종목사 두 명 중 한 명은 ‘국방개혁 2020’으로 대표되는 군구조 개편에 따라 현행 한국 교회의 군선교 전략을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군종목사들이 일반 사회와 판이한 군대 조직과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입대, 정체성 혼란을 겪고 군 사역의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주최로 경기도 광주 소망수양관에서 12일 열린 군선교 신학 심포지엄에서 수도방위사령부 윤병국 군종목사가 발표한 ‘미래 군구조 개편과 군선교 개선 방안’에서 밝혀졌다.

윤 군종목사가 육·해·공군과 해병대 군종목사 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군구조 개편이 진행되면 현행 군선교 전략 비전2020은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응답이 50%를 차지했다. 27%는 세례자 수를 하향 조정하는 수준 정도로 변화를 주면 된다고 답했고, ‘현행 전략을 고수해도 된다’는 13%에 그쳤다.

지난해 법제화된 국방개혁2020은 2020년까지 상비 군병력을 현재 68만명에서 50만명 수준으로 줄이고, 현행 징집병 중심 체제를 장교와 준사관 비율을 크게 늘려 징집·모병 혼합체제로 전환하는 등 군인력 구조를 전면적으로 혁신하는 내용이다.

한국 교회가 미래 군선교를 위해 가장 힘써야 할 분야에 대해선 54%가 ‘통합된 군선교 시스템 구축’을 꼽았다. 군종목사들은 불교와 천주교가 군종교구나 교구청을 설립해 범교단적으로 뒷받침하는 반면 기독교는 양질의 군종목사나 민간 지원 성직자를 선발하고 훈련하고 파송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현역 군종목사들의 친목단체 수준에 머물러 있는 군종목사단을 전향적인 군선교 조직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또 군종목사들의 정체성과 관련, 자신을 군종장교로 인식하는 사람은 18%, 군대에 보내진 선교사라는 사람은 7%인데 비해 목회자로 인식한다는 응답이 66%에 달해 상당수 군종목사는 군선교 현장을 문화가 다른 독특한 선교지가 아니라 일반 목회지와 마찬가지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군종목사는 “매년 22만명의 군장병에게 세례를 주고 2020년에는 국민의 75%를 기독교인으로 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비전2020 계획은 시행 10년이 지난 지금 이미 목표 달성이 힘들다는 게 명확해졌다”며 “게다가 군구조 개편도 시행되는 만큼 목표를 재설정하고 양적 성장에 치우친 전략을 보다 현실성 있고 질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도록 수정·보완하는 일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국민일보)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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