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분석법으로 해석한 로마서 13:1-7

I. 서론: 성경 본문을 통한 교의 설정

▲ 황원하 목사 대구산성교회 코닷연구위원
이 글의 목적은 로마서 13:1-7을 주해함으로써 그리스도인이 국가에 대하여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설정하기 위한 것이다. 바울은 로마서 13:1-7에서 그리스도인이 국가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며 국가의 통치력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매우 분명하게 가르쳐준다.

 

따라서 본문을 정확히 주해하여 그리스도인의 국가관에 대한 교의적인 틀을 마련하고자 한다. 필시 특정한 교의적.윤리적 주제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하여 먼저 해야 할 일은 관련된 성경 본문을 살펴서 성경이 무엇이라 말하는지를 밝히는 일이다.

 

II. 본문의 문맥: 영적 예배의 관점

바울은 로마서 1-11장에서 신학적 교훈(직설법)을 말한 후에, 12-15장에서 앞에서 다룬 신학적 교훈에 기초한 윤리적 권면(명령법)을 말한다. 그런데 12-15장에 제시된 모든 윤리적 권면들은 모두 12:1-2에 제시된 ‘영적 예배’라는 전체 명제(propositio) 아래에 있다.

그러므로 13:1-7의 권면은 그리스도인들의 ‘영적 예배’라는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 즉 국가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태도는 성과 속을 구분하는 이원론적인 사고에 근거하지 않고 삶의 모든 분야가 하나님의 주권 하에 있음을 인정하는 원리에 근거한다.

 

III. 본문 주해: 강화 분석법을 통하여(헬라어 본문 중심)

여기서는 본문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하여 ‘강화 분석’이라는 연구 방법을 사용하려고 한다. ‘강화 분석’(discourse analysis)이란 강화를 작은 의미 단위로(colon, 주부+술부) 분해하고 작은 의미 단위들 간의 논리적 연관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강화 전체의 의미를 찾는 방법이다. , 여기서 강화 분석법의 모든 방법과 절차가 동원되었으나, 기술적인 문제로 지면에 모든 사항이 언급되지는 않았음을 밝힌다.

 

1. 콜론 분해

Cluster A: 권세에 복종하라(1-2)

1a: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1b: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

2a: 그러므로 권세를 거스르는 자는 하나님의 명을 거스름이니

2b: 거스르는 자들은 심판을 자취하리라

 

Cluster B: 권세에 복종해야 할 이유(3-5)

3a: 다스리는 자들은 선한 일에 대하여 두려움이 되지 않고 악한 일에 대하여 되나니

3b: 네가 권세를 두려워하지 아니하려느냐 선을 행하라

3c: 그리하면 그에게 칭찬을 받으리라

4a: 그는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어 네게 선을 베푸는 자니라

4b: 그러나 네가 악을 행하거든 두려워하라

4c: 그가 공연히 칼을 가지지 아니하였으니

4d: 곧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어 악을 행하는 자에게 진노하심을 따라 보응하는 자니라

5a: 그러므로 복종하지 아니할 수 없으니

5b: 진노 때문에 할 것이 아니라

5c: 양심을 따라 할 것이라

 

Cluster C: 권세에 복종하는 것의 예(6-7)

6a: 너희가 조세를 바치는 것도 이로 말미암음이라

6b: 그들이 하나님의 일꾼이 되어 바로 이 일에 항상 힘쓰느니라

7a: 모든 자에게 줄 것을 주되

7b: 조세를 받을 자에게 조세를 바치고

7c: 관세를 받을 자에게 관세를 바치고

7d: 두려워할 자를 두려워하며

7e: 존경할 자를 존경하라

 

2. 콜론 설명

Cluster A: 권세에 복종하라(1-2)

1a: 권세에 복종하라는 권면 - 바울은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고 권면한다(벧전 3:5-6). 여기서 권세들(exousia)이란 세상을 다스리는 인간 통치자들이며 나아가서 국가이다. 바울은 1-5절에서 권세라는 단어를 네 번 사용하고, 권세에 복종하라는 말을 두 번 사용한다.

 

1b: 권세의 신적 기원 - 모든 사람이 권세들에게 복종해야 하는 이유는 모든 권세가 하나님으로부터 나왔으며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이기 때문이다( 1:16-17). 하나님은 세상의 통치자들을 세우시고 그들을 통하여 당신의 뜻을 펼치시기를 기뻐하셨다( 75:7; 2:21).

 

2a-b: 권세에 복종하지 않은 결과 - 권세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이기 때문에 권세를 거스르는 자는 하나님의 명을 거스르는 것이며(2a), 따라서 그러한 자들은 심판을 자취(bring)할 것이다(2b). 하나님은 선한 통치자들을 세우셔서 백성들이 복을 누리게 하시지만, 때로는 악한 통치자들을 사용하셔서 백성들을 징벌하기도 하신다(대하 25:20; 32:24-25).

 

Cluster B: 권세에 복종해야 할 이유(3-5)

3a: 권세에 복종해야 할 이유 - 권세에 복종해야 할 이유는 다스리는 자들이 선한 일에 대하여 두려움이 되지 않고 악한 일에 대하여 두려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공권력을 사용하셔서 선이 증진되게 하시고 악이 억제되게 하신다.

 

3b-4a: 선을 행함(3a에 대한 설명) - 권세를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선을 행해야 한다(3b). 선을 행하면 그에게서 칭찬을 받을 것이다(3c). 왜냐하면 그는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어 사람들에게 선을 베푸는 자이기 때문이다(4a). 통치자는 선을 행하는 자들을 칭찬하고 보상함으로 선을 더욱 증진시킨다.

 

4b-d: 악을 행함(3b-4a를 부정적으로 반복) - 그러나 악을 행하면 두려워해야 한다(4b). 왜냐하면 통치자가 심판할 것이기 때문이다(4c). 통치자는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어 악을 행하는 자에게 보응할 것이다(4d). 하나님의 심판은 자주 국가의 법을 통하여 집행되며, 그리하여 사회의 악이 억제되고 사회의 질서가 유지된다.

 

5a-c: 3-4절의 요약(소결론) - 그러므로(dio) 권세에 복종하지 아니할 수 없는데(5a), 권세자가 수행하는 하나님의 진노에 대한 두려움 때문만이 아니라(5b), 또한 우리의 양심이 그것을 옳다고 말하기 때문이다(5c).

 

Cluster C: 권세에 복종하는 것의 예(6-7)

6a: 권세에 복종하는 것의 구체적인 예(a practical illustration) - 권세에 복종하는 것은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세금을 내는 일이다( 12:17). 세금은 국가를 운영하기 위한 필수요건이며,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 가운데 하나이다.

 

6b: 세금을 내야 하는 이유 – 세금을 내야 하는 이유는 권세자들이 하나님의 일꾼이 되어 하나님이 시키신 일에 힘쓰기 때문이다. 이미 바울은 앞에서 권세자들이 하나님에 의해서 세워졌다는 사실을 적시한 바 있는데, 그런 차원에서 볼 때 세속 국가에 세금을 내는 일은 결국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7a-e: 세금을 내는 문제의 결론 – 그러므로 모든 자에게 줄 것을 주되(7a), 조세를 받을 자에게 조세를 바치고(7b), 관세를 받을 자에게 관세를 바치고(7c), 두려워할 자를 두려워하며(7d), 존경할 자를 존경해야 한다(7e). 이러한 다양한 종류의 납세와 의무 이행을 통하여 국가가 유지되며 국가의 기능이 활발해 진다.

 

IV. 결론: 신학적 메시지

바울은 로마서 13:1-7을 통하여 다음의 신학적 메시지를 전해 준다.

1. 국가는 하나님이 세우신 기관으로서 하나님은 국가를 통하여 당신의 뜻을 이루어 가신다.

2. 국가 권력에 복종하는 것은 영적 예배의 일부분인데, 국가 권력에 복종하는 것은 곧 하나님께 복종하는 것이다.

3. 국가 권력에 복종하면 상을 받을 것이고 복종하지 않으면 벌을 받을 것이지만, 국가 권력에 복종해야 하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그것이 양심에 비추어볼 때 옳은 일이기 때문이다.

4. 국가 권력에 복종하는 구체적인 실천의 예는 각종 세금을 내는 일과 다양한 의무를 이행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 주제와 지면의 제한으로 다루지 않은 교의적.윤리적 주제는 다음과 같다.

1. 통치자가 하나님의 뜻을 거스를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2. 국가 권력에 대한 불복종과 저항의 기준과 방법은 무엇인가?

3. 교회와 목회자의 조세 문제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4. 기타: 기독교인의 개인적인 복수, 기독교인간의 송사, 국가간의 전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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