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함께 하는 모델 창출이 되기를...

▲ 나삼진 목사 총회교육원장
‘코닷’이 고신총회 설립 60주년 기념 표준주석 작업에 관한 특집을 준비하면서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되었다. 실무 작업을 담당하는 총무로서 그동안의 과정을 보고하는 것이 이 기념사업을 이해하고 보다 진지한 토론을 하는데 유익할 것으로 생각된다.

1. 준비과정과 총회 인준

총회 미래정책연구위원회에서는 총회 설립 60주년을 맞이하여 제60회 총회에 성경번역, 성경강해서 출간, 설교대전 편찬을 포함하는 ‘교단의 영적 유산 만들어 남기기 청원건’을 제출하였다. 총대들은 그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안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이를 좀 더 연구하여 다음 총회에 보고하도록 하였다. 이를 보완하던 가운데 필자가 위원회에 표준주석 간행 부문 문서를 제공하였고, 위원회는 이를 정리해 제61회 총회에 고신총회 60주년 기념 표준주석 편찬 계획을 제출하였다. 제61회 총회에서는 함께 제출되었던 설교대전과 성경번역은 기각하고, 표준주석은 편찬하기로 결의하면서 위원으로 고신대총장, 고려신학대학원장, 총회교육원장, 정근두 목사, 박영호 목사를 실행위원으로 인준하였다.

2. 기구 조직과 집필자 선정

제61회 총회에서 표준주석 편찬 사업이 승인됨에 따라 총회 보고에 따라 실행위원회를 구성해 정근두 목사가 위원장, 나삼진 목사가 총무, 박영호 목사가 회계로 선임되었다. 구약위원에 신득일 교수, 기동연 교수, 신약위원에 변종길 교수, 송영목 교수가 선임되었고, 고려신학대학원장 한정건 교수가 편집위원장으로 봉사하게 되었다. 실행위원회에서 목회자적 시각을 가진 성경신학자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제안에 따라 목회자 위원으로 이성구 박사(구약)와 김하연 박사(신약)가 선임되었다.

집필자들은 고려신학대학원, 고신대학교 교수들과, 합동신학대학원 등 우리와 신학적인 입장을 같이하는 인근 신학교나 고신 출신 학자들, 그리고 교단 내 성경신학을 전공한 목회자들이 포함되었고, 해당 분야 박사 학위 소지자이거나 오랫동안 고등교육기관에서 가르친 경험을 가진 이들로 선정되었다. 후원교회 협의회는 조영호 목사가 책임을 맡았다. 이 편찬 과정으로 신학교육기관과 교회의 소통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3. 표준주석의 특장과 세미나 개최

주석 개발 기준이 작성되고, 집필자 선정이 완료되면서 여러 차례의 편집위원회와 실행위원회를 거치면서 두 차례 세미나를 열어 주석 편찬의 방향을 정했다. 고신총회 60주년 표준주석의 특장으로 개혁주의 신학에 충실한 주석, 구속사적인 관점에서 성경 이해와 해석, 적용의 강화로 설교 준비의 전단계로 실천적인 주석, 신학자와 목회자의 긴밀한 대화로 실용적인 주석, 신학적인 논쟁과 본문비평과 지나친 학문적인 접근을 피함, 강해식 본문 해석으로 실제적인 도움 제공, 한국교회 희년 기념 표준주석과 박윤선 주석의 전통을 잇되, 이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집필, 출판의 전문성에 기반한 미려한 편집과 출판으로 21세기 한국교회 주석의 걸작품이 되게 하는 등 여덟 가지로 정했고, 이를 정교하게 다듬어 집필과 출판과정에 이를 충실히 반영하도록 했다.

표준주석은 신약성경을 14권으로, 구약성경을 22권으로 구분하였고, 두 차례에 걸쳐 36명의 집필자를 선정하여 2012년 3월 23일 대구에서, 6월 27일 대전에서 개발 세미나를 갖고 신·구약의 시범 원고를 중심으로 치열한 토론으로 집필 방향을 설정하였다. 2차 세미나에서는 간행위원회와 집필자 간 계약서가 작성되고, 연구비도 지불되었는데, 연구비는 연구의 효율성을 위해 계약시, 원고 1/2 완성시, 출판시 등 세 차례로 나누어 지불하게 했다. 주석의 모든 원고는 2014년 12월 31일까지 완료하기로 했고, 불가피한 경우 위원회와 협의에 따라 6개월 까지 연장할 수 있게 했다.

표준주석은 이런 과정을 거쳐 2014년 중순부터는 단계적으로 주석이 출간되어 2015년 가을에는 완간될 것으로 전망한다. 집필자 선정 단계부터 모두 4년이 걸리는 작업이다. 일부에서 제기한 ‘표준주석’ 명칭은 통합총회에서 ‘총회 창립 100주년 표준 주석’을 간행하기 시작해 중복을 피하기 위해 다른 이름을 찾고 있다.

60주년 표준주석을 집필하는 교수나 학자들은 각기 오랫동안 해당과목의 강의로, 현역 목회자들은 해당 책에 대해 강해 설교 형식으로 상당한 연구가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남은 것은 교회의 필요를 얼마나 민감하게 반영하여 실용적인 주석이 되어 교회의 요구에 만족스럽게 할 것인가의 문제일 것이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실행위원회, 편집위원회, 집필자들도 계속하여 이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

4. 교회와 함께 하는 새로운 모델 창출

표준주석 편찬은 고려신학대학원과 고신대학교, 총회교육원이 출연기관이 되어 주관하도록 했다. 제61회 총회가 이 작업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간행을 결의했지만, 이를 위한 경비는 전혀 배정하지 않았다. 세 기관의 출연금을 기반으로 하고 뜻있는 교회들의 협력으로 연구비와 출판 준비비가 준비될 것이다. 교회는 연구비를 제공하고 신학연구기관은 연구를, 정책기관은 방대한 실무를 담당하는 이 일은 고신교회 교학(敎學) 혹은 교연(敎硏) 협력 체계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 이 사업에 동참하는 교회는 연구비 제공사실을 출간되는 주석에 기재함으로 감사하도록 했고, 또 편찬과정에 목회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주석 체계의 연구를 위해 젊은 목회자 그룹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1월에 갖는다. 완성단계에서는 책별로 분야별 독회위원들의 검토와 조언이 따를 것이다.

고신총회 60주년 기념 표준주석 간행 사업은 고신교회가 고백하는 개혁주의 신학을 기반으로 성경을 주석하는 의미있는 일이다. 1970년대 한국교회 강단에 큰 영향을 미친 박윤선 주석은 고려신학교 교장 박윤선 목사가 한국교회 강단 쇄신의 개인적인 소명으로 시작해 고신교회의 헌금과 협력 하에 가능했다. 한국 장로교 총회도 희년 기념사업으로 표준주석 편찬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통합총회는 그 역사를 계승하여 ‘총회 창립 100주년 표준주석’을 간행하기 시작했다. 고신교회 총회 설립 60주년 기념 주석 편찬은 우리가 지향하는 개혁주의 신학적 입장에서 성경을 해석하고 설교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오늘날 같은 다원주의 사회에서 일부의 우려와 같이 ‘표준’이라는 이름으로 목회자들에게 한 성경해석을 강요할 수 없다. 이 주석 편찬 과정에 고신교회의 제한된 학자군과 역량에서 걱정스러운 점이 없지 않지만, 이제는 시도해야 할 고신의 신학적 과제임에 틀림없다. 이울러 ‘코닷’의 이 토론은 일종의 지상 공청회로서 주석 편찬에 실제적인 도움을 줄 것이고, 또 주석 집필자들에게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고신총회 설립 60주년 기념 주석 편찬 사업은 고신교회의 신학적 역량을 크게 강화시킬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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