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일부 교회들에서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사용에 혼선이 있다-

고신 제60회 총회는 주기도문을 개역개정판 성경에 나오는 본문(마 6:9-13) 대로 사용키로 하였고, 그리고 제61회 총회에서는 사도신경을 새 번역으로 사용키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그 사용 시기는 임원회가 결정하여 시행토록 하였었다.

그런데 주기도문에서부터 혼선이 일어났다. 총회임원회가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의 사용 시기를 결정하여 밝히면서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둘 다 새 번역본으로 한다고 공고했기 때문이다. 새 번역이라 함은 대한성서공회가 출판한 개역개정판 성경전서와 찬송가를 합본한 책 표지 부분에 나와 있는 것을 말한다.

거기 보면 종전까지 사용해 오던 것과 새 번역본을 같은 페이지에 함께 실어놓고 있는데, 문제는 주기도문이 개역개정판 성경 본문과 다르게 번역돼 있다는 것이다. 둘을 대조하면 아래와 같다.

[개역개정판 성경 본문의 주기도문]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새 번역]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우리를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멘”

이 새 번역 주기도문은 누가 번역한 것인지 그 출처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혹자는 찬송가공회에서, 혹자는 성서공회에서 번역했을 것이라고 짐작만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새 번역 주기도문은 성경본문과 다르므로 교회들에서는 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개역개정판 본문도 따르지 않고 종전 것을 그냥 그대로 다시 사용하고 있다.  

한편 사도신경의 경우에도 문제가 생겼는데, 이는 고신교단 헌법책에 부록으로 실린 사도신경번역본과 총회가 사용하기로 결의한 새 번역이 다르다는 것 때문이다. 총회가 새 번역을 사용하기로 결의하였으면 헌법책 부록에도 새 번역을 실었어야 했는데, 그것을 싣지 않고 누군가가 개인적으로(역시 번역자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번역한 것을 실어놓은 것이다.

그러나 이를 부록에 실은 것은 참고용일뿐이며, 총회가 이 번역본을 채택했다는 뜻은 아니므로 이것 때문에 새 번역을 사용하는데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두 가지를 대조하면 아래와 같다.

[개역개정판 성경과 찬송가 합본에 실린 새 번역]

“나는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천지의 창조주를 믿습니다. 나는 그의 유일하신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그는 성령으로 잉태되어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시고,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아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장사된 지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셨으며, 하늘에 오르시어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우편에 앉아계시다가, 거기로부터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십니다. 나는 성령을 믿으며, 거룩한 공교회와 성도의 교제와 죄를 용서받는 것과 몸의 부활과 영생을 믿습니다. 아멘”

[헌법 책 부록에 있는 사도신경]

“1. 나는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 천지의 창조주를 믿습니다. 2. 나는 그분의 독생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오니, 3. 그분은 성령으로 잉태되어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셨고, 4. 본디오 빌라도 치하에서 고난당하시고, 십자가에 달리시고, 죽으시고, 장사되시고, 음부에 내려가셨으며, 5. 사흘 만에 죽은 자들로부터 부활하셨고, 6. 하늘에 오르셨고, 전능하신 하나님 우편에 앉아계시는데, 7. 거기로부터 산 자들과 죽은 자들을 심판하러 오실 것입니다. 8. 나는 성령을 믿습니다. 9. 나는 거룩한 공교회와 성도의 교제와 10. 사죄와 11. 육의 부활과 12. 영생을 믿습니다.”

위에서 살핀 대로 고신 총회가 결정한 것을 확인하면, “주기도문은 개역개정판 성경대로, 사도신경은 새 번역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지교회들에서 더 이상 혼선과 논란이 없어야 할 것이다.

다만 우리가 지적하며 안타까워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주기도문과 역사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보편적으로 사용되어 온 대표적인 신앙고백인 사도신경의 번역과 그 사용여부를 결정하는 일이 이렇게도 허술하게 이루어져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에 혼란을 준 이번 일에 대하여 엄중한 책임을 지고 이를 해명하며 교도하는 사람이나 기관도 없다는 것이다.

또 비록 부록이라 할지라도 사번역의 사도신경을 충분한 토론이나 총회적인 결의도 없이 헌법 책에 버젓이 올려놓았다는 것도 그렇다. 부록으로 올리더라도 번역본에 대한 채택여부를 총회가 결정해야 하고, 채택된 것을 올려 이를 사용하도록 했어야 했다. 앞으로 이런 중요한 일에는 총회가 더욱 세밀하게 살피고, 시일이 많이 걸리더라도 가능한 널리 알려 공감대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