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이사회 자리매김에 신경 쓸 때 -

2007년 5월 1일, 드디어 정이사체제로 전환된 고려학원 이사회가 첫 모임을 가져 김국호 장로를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7일에는 이사장 취임식까지 열도록 일정을 잡아두고 있다. 첫 모임을 통해 이사회를 조직하고, 그로부터 병원의 정상화를 위하여 수행해야 할 임무에 착수하게 된다. 7일 이사장 취임식을 하면 18일에는 정식 이사회의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산하 기구들에 대한 현황 파악과 함께 이사회가 수행해야 할 첫 임무가운데는 6월 1일부터 시행하도록 합의한 병원 영안실 운영권 이양건과 주차장 운영주체변경 건등을 논의해야 하고 고려신학대학원이 청원한 교원 징계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징계위원회(이사3명, 교수4명)도 구성해야 한다.

그런데 법인 이사회를 구성하면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과제는 다름 아닌 이사회의 역할에 관한 올바른 인식의 확립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고려학원 이사회는 대학과 병원, 특히 복음병원의 경영책임을 지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어왔다.

따라서 이사를 선정하면서도 각계의 전문가를 선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고, 무엇보다 이사회 구성에서 목사를 배제해야 하는 이유로 목회자는 기업의 경영에 대하여 무지하다는 점을 자주 지적하였다. 따라서 이번 고려학원 이사회는 목사가 다수를 차지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11명의 이사 중에서 노동조합이 추천한 타교단 인사(통합측)까지 포함하여 목사는 3명에 그치고 있다.

연 이사회가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일까? 이것은 지난날의 이사회가 실패를 거듭한 이유를 살펴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이사들은 지나치게 병원에 관심이 많았다. 어떤 이사들은 지위를 이용하여 물건을 팔기도 하였고, 자기 교회의 사람들을 병원에 취직시키는 데 관심도 많았다. 지위를 이용하여 인사와 행정에 개입하고 사채를 빌려주는 등 이래저래 간섭이 심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과장급 이상의 인사가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되는 바람에 병원장이 제대로 사람을 쓸 수 없는 지경이 되었고, 후에는 하급직원 인사에 노조가 개입하여 충돌을 빚기도 하였다. 경영의 책임을 진 병원장이 인사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니 갈등이 끊어지지 않았다. 물론 한 때는 의료원장이 무소불위의 권세를 구가하는 바람에 줄서기와 부패가 발생할 여지가 많아지기도 하였지만 이제는 정 반대의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새로 구성되는 이사회는 무엇보다 먼저 이사 자신들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이것이 병원 집행부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노조 측은 이사들이 병원경영에 개입하려면 아예 직접 상근 직원이 되어 현장에 발을 들여놓을 것을 주문하기도 한다.

대학과 신대원, 그리고 병원은 이사회가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각 기관의 집행부에 경영의 권한을 위임하고 그 결과를 감시 감독하며 잘잘못을 따지며 문제가 있을 때는 책임을 묻는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집행과 감독이 조화를 이루어야 공동체는 실패를 줄일 수 있음은 상식에 속한다. 감독자가 경영에 직접 뛰어들어서는 곤란하고 경영자가 감독의 역할을 배제하려 해서는 안 된다.

지난 4년간 뼈저린 고통을 경험한 고려학원은 또다시 부실과 갈등에 빠져들지 않도록 각 기관이 각기 제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바라며, 새로운 이사회에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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