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의 간판 ‘탱크’ 최경주(43·온누리교회 집사) 선수가 22일 경기도 성남 지구촌교회 분당성전에서 열린 ‘2013 셀(Cell) 콘퍼런스’에서 “고비마다 하나님께 기도하며 역경을 이겨냈다”며 신앙간증을 했다.

최경주 선수는 아내와 결혼한 뒤 기독교인이 됐다. 늦게 주님을 만났지만 신앙생활은 이제 그에게 큰 기쁨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 있잖아요. 아내를 따라 교회에 다녔는데, 믿음이 점점 자라나는 거예요. 승부를 결정짓는 힘든 고비가 있을 때마다 경기장에 쭈그려 앉아 기도했습니다. 1999년 일본에서 열린 기린 오픈에서는 기도를 한 뒤 눈을 뜨니 갑자기 공에서 홀 컵까지 칠판에 분필로 그어 놓은 것처럼 그린 위에 선이 그어져 있었습니다. 여러 차례 기도의 힘을 체험했지요.”

경기를 앞두고 긴장이 될 때마다 최 선수는 요한복음 15장 16절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 이는 너희로 가서 열매를 맺게 하고….”라는 말씀을 외운다.

경기 하다 공이 벙커에 들어가 위기에 처하면 혼잣말로 스스로를 다잡는다. “그렇지. 우리는 하나님이 세우셨지. 내가 붙잡은 것이 아니야. 벙커는 내 것이라.” 최 선수는 세계적 프로골퍼 중에서도 벙커샷을 잘 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골프는 몸과 마음이 가벼워야 이기는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잔을 비워야 물을 채울 수 있는 것처럼 마음을 비우고 팔과 클럽이 하나가 돼 자연스럽게 공을 쳐내야 멋진 샷이 되고 버디가 되고 이글이 된다는 것이다.

“성적이 안 좋을 때면 골프 클럽에서 플레이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오로지 홀에만 집중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하면 얼마나 성적을 낼 수 있겠다는 계산을 하지 않았고 내가 얼마나 준비했는지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갤러리들도 안중에 없었고요. 그냥 하나님께 기도하며 골프만 생각했습니다.”

최 선수에게 영광의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실패도 여러 차례 겪었다. 그러나 실패를 하면서 오히려 역경 속에 숨어 있는 하나님의 축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나’보다 더 큰 ‘우리’를 위해 살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됐다.

전남 완도에서 태어나 어렵게 골프를 배운 그는 프로골퍼로 입문한 뒤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해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같은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뒤에는 뼈가 으스러질 정도의 노력과 실패를 자양분 삼아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근성이 있었다.

“실수할까봐 쉽게 포기하고 도전조차 하지 않는다면 좌절과 후회만 남을 것입니다. 골프도 그렇지만, 성실하게 노력하고 꼭 성공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도전하세요. 하나님이 지켜주신다는 믿음, 잊지 마시고요.”

PGA 통산 8회 우승의 경력을 가진 그는 해마다 20여 게임을 소화하는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2007년 ‘최경주 재단’을 설립, 국내·외에서 꾸준히 사랑과 나눔의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

최경주재단은 현재 ‘꿈의 둥지 건립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내일의 희망을 키워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그의 소망이자 비전이다.(출처 국민일보)성남=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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