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정건, 박은주 선교사입니다. 

찬바람의 기세에 눌려 더디게만 느껴지던 봄이 오는가 싶더니 그 봄을 제대로 누려보지도 못한 채 어느새 여름이 성큼 방 안까지 찾아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계절의 변화에 민감해진 것 또한 파라과이에서의 생활과는 많이 다른 것 중의 하나입니다..

일 년 내내 푸른 초록의 나뭇잎들은 한 나무에서 잎이 나고 자라고 떨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언제나 같은 모습이어서 그날이 그날 같던 그 지루함이 어느새 많이 그립습니다.

본부에서 사역을 시작한 지 이제 8개월이 되었는데 저희들에게는 마치 8년은 된 느낌 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적인 업무도 있지만, 참으로 다양하고 역동적인 일들이 많아, 때로 힘겹고 지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을 맡기실 때 감당할 능력도 함께 주셨던 주님을 의지하면서 그분의 은혜가운데 기쁘고 감사하게 일 하고 있습니다.

매월 본부장 서신을 통해 인사드리고 있기 때문에 따로 편지를 드리는 일이 좀 뜸하더라도 이해하시고 계속해서 저희들의 사역을 위해 관심과 기도로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파라과이 지역선교부*

지난 2월말에 김진호,계숙영 선교사 가정이 병으로 인해 더 이상의 사역을 할 수가 없게 되어 사임을 했습니다. 기억하실 때마다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난 3월말에 박종준,김혜란 신임 선교사 가정이 파송을 받았습니다. 이 분들은 파라과이 교포 1.5세이기 때문에 이미 언어 준비가 되어 있어서 잠깐 동안의 재적응 시간을 보낸 뒤에 바로 사역의 현장에 투입됩니다.

김진호,계숙영 선교사님이 개척한 학교와 교회사역을 이태호,김미순 선교사님이 이어가고 있는데, 이분들이 내년에 안식년을 갖게 됨으로 박종준,김혜란 선교사가 계속해서 이 사역을 돌보게 됩니다. 

*아과비바 장로교회*

마누엘 목사님과 릴리 사모님이 성실하게 잘 사역하고 있고 새로이 개척한 전도소와 급식사역등 사역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또한 이태호,김미순 선교사님이 사역하고 있는 학교에서 성경과 기독교교육을 가르치면서 돕고 있습니다. 새로 파송된 박종준,김혜란 선교사 가정과 함께 델에스떼 지역에서의 3가정의 아름다운 동역을 기대해봅니다. 

*가족 소식*

송이는 현재 2년 4개월 된 딸과 7개월 된 딸을 키우면서 8월에 시작될 대학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대학원 공부를 하다가 남편의 신학대학원 진학으로 인한 이사를 하게 됨으로 중단했었는데 이번에 다시 시작 하게 되었습니다.

전액 학비와 생활비까지 지원되는 국가장학금을 신청해놓고 있는데 6월말 경에 결과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사위는 신학대학원 2학년을 마쳤고 한인교회에서 중고등부 영어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6월 중순경에 중고등부를 인솔하여 니까라과로 단기선교를 떠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슬기는 천안 신대원에서 2학년 1학기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한국어로 공부한 것은 첫 번 안식년 때 초등학교 1학년 1학기를 청강생으로 공부했던 경험이 전부여서, 어려운 신학대학원 수업을 해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지만 열심히 노력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감사하기만 합니다.

부 사역을 하면서 여러 가지 감사한 일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아들내외와 손녀딸을 가까이에서 한번 씩 볼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신학공부로 힘들어하는 아들을 격려하고,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예쁜 손녀딸의 미소와 재롱을 보는 일은 정말 큰 축복입니다.

*선교 축제*

‘선교축제’를 통하여 교회를 방문하고 본부에서 몇 분의 선교사 들이 함께 한 주일을 섬기면서 성도들과 교제하며 선교의식을 고취시키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저희들의 작은 섬김이 큰 열매로 맺혀져서 교회가 선교하는 기쁨이 커지고 부흥하며 성장하게 되기를 기도하며 돕고 싶습니다. 

얼마 전에 광주은성교회의 한 장로님으로부터 참으로 의미 있고 귀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저희들이 파라과이로 처음 파송될 때 저희 가족사진과 함께 기도요청을 하며 만든 책갈피인데, 오래되어 저희들도 가지고 있지 않던 것이었습니다. 그 책갈피 속에는 24년 전 젊은 저희내외의 모습과, 이제는 결혼하여 각자의 가정을 이루고 자녀까지 낳아 살고 있는 세 살,다섯 살의 꼬마 송이와 슬기의 얼굴이 있었지요..순간 가슴이 울컥하며 참으로 감격스러웠습니다...24년간 한결같은 마음으로 변함없이 저희들을 위해 기도하며 후원해 온 교회와 성도들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 한동안 가슴이 먹먹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그 날까지 계속해서 이 선교의 사명을 가슴에 안고 달려가겠습니다!! 

*기도제목*

1. 주어진 임기동안 본부장의 역할을 잘 감당할 지혜와 능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하시기를.

2. 아과비바 장로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마누엘 목사 가정을 위해.

3. 아과비바 장로교회에서 새롭게 개척한 전도소가 교회로 발전되고

급식소를 통해 지치고 굶주린 어린 영혼들이 새 힘을 얻도록.

4. 송이와 슬기 가정이 신실한 주의 일군으로 잘 준비되어 각자에게 주신 달란트대로

주님을 잘 섬기는 사역자들이 되도록.

이정건. 박은주 선교사(jeongeon55@hanmail.net, 010-2689-6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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