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말이 있다. 작금에 한국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바라보노라면 "그래도 다 하나님을 믿는 목사 장로들인데, 어찌 그럴 수가 있을까?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윤리와 도덕에 무감각해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은 목사 장로들이 윤리의 차원을 넘어 하나님의 주권을 조롱하고 있다.  

유해무 교수의 지적대로, 목사들이 "현실적인 무신론자들"이 돼버린 것 같다.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믿는 사람들이라면 감히 생각도 못할 일들을 그들은 예사로 해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들통 나지 않으면 그만이다. 들통이 나도 뭉개버리면 그만이다. 때로는 죄를 지적하는 사람들을 안티기독인이나 "마귀 새끼"라고 욕하며 타도한다. 그래도 수그러지지 않으면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을 했다며 사직 당국에 고발한다.  

이번에 코닷은 우리 교단 신문사 사장 선거에서 돈이 오갔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금권선거운동은 사실 그 동안 총회임원선거를 할 때마다 공공연히 자행돼 왔던 일이다. 다만 그 동안은 "다 알고 있으면서 모른 체해온 진실"이었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용기 있는 한분 목사님에 의해 한 구석의 어두움이 벗겨지고 사실이 사실로 드러났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런 보도를 보고도 요즘 목사들은 크게 놀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놀라는 사람들은 평신도들이다. 목사 장로들은 덤덤해 하거나 씁쓰레 하는 정도인 것 같다. 당사자들도 "고객님 당황하셨지요?"라는 개콘에 나오는 개그 정도의 당황스러움으로 받아들이는 듯 했다. 그리고 그들은 "은혜롭게 하자"며 무마시키기에 바빴다.  

더 놀라운 것은 코닷이 금권선거보도를 통해 개혁파에 속한 총회임원후보들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 마음들이 얼마나 어둡고 정치적이면 이런 생각들을 하며, 금권선거운동에 대한 의분보다 그것을 보도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분노가 더 앞서는 것일까? 정말 희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게 있다. 그것은 지금 우리에게 진정한 개혁파는 없다고. 우리 중에 세몰이를 하는 정치적인 개혁파는 있지만 하나님의 말씀대로 믿고 말씀대로 행하자는 뜻으로 뭉친 개혁파는 없다. 개인적으로 "이래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그것을 개혁해야 한다고 나서는 사람들은 드물다.  

언젠가 어느 장로님이 나에게 말했다. "목사님, 저는 박은조 목사님과 함께 정 목사님을 존경합니다. 두 분은 개혁파의 거두들이 아니십니까?" 그때 나는 매우 당황스러워했다. 언제 우리가 개혁파를 만들었으며, 언제 그 파벌의 거두가 되었단 말인가? 그러나 우리가 한 일은 있다. 그것은 몇몇 동역자들과 함께 교회의 부흥과 갱신을 미래교회포럼을 설립하고, 미래교회포럼의 홈페이지로서 코람데오닷컴을 만든 일이다.  

만약 이것이 파벌이고, 그 이름을 개혁파라고 불러준다면 그건 고맙겠다. 그러나 개혁파라는 이름은 미포나 코닷이 생기기 오래 전부터 이미 있었다. 우리는 그런 정치적인 파벌에 속하지 않기 위해 미포와 코닷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우리를 꼭 무슨 파벌로 분류하겠다면 차라리 "미포파"나 "코닷파"로 불러주었으면 좋겠다.  

금권선거운동은 단순히 정치적 도덕적 범죄가 아니다. 이는 교리적인 범죄이다. 하나님의 주권을 무시하는 무서운 죄악이다. 우리는 교회의 모든 직분은 주께서 부르시고 세우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그것을 진정으로 믿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만일 교회의 주가 그리스도이신 것을 믿는다면 교회 안에서 누가 감히 선거운동을 한단 말인가! 이런 죄를 정치적인 생각으로 희석시켜서는 안 된다.  

나는 젊은 동역자들에게 호소한다. 이 땅에 교회다운 교회를 세우는 일에 진정으로 헌신하자고. 교회성장주의에 빠진 바벨탑 운동도, 뭔가 한 자리 차지하고 명예를 얻겠다고 나서는 인본주의의 유혹도 다 이기고, 하나님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구하는 진실한 목사가 되는 일에 헌신하자고 호소한다. 정치적인 개혁파가 아니라 진정한 개혁파를 만들자고 호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