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은 현재적인 것이다. 살아계신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이요 교제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신앙생활은 과거의 연장선상에 있고 미래와 연결돼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과거를 반성하며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를 전망한다

그동안 미래교회포럼(대표 박은조 목사, 이하 미포라 칭한다)에서 세 차례에 걸쳐 고신교회,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포럼을 가졌다. 2012년 고신교회설립60주년을 맞으면서 범교단적으로 기념대회를 가졌으나 기념대회의 성격상 좀 더 깊이 있는 탐구와 반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미포가 이를 보충하려고 위 주제로 포럼을 시작하였었다

첫 번째 포럼에서는 고신교회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한상동 목사를 중심한 초기 고신지도자들이 공유했던 정신은 무엇이었는지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았고, 두 번째 모임에서는 초기에 고신교회와 함께 하였다가 고신을 떠난 중요한 두 인물들 -박형용, 박윤선에 관해 그리고 승동측과의 합동과 환원의 역사를 반성해보았고, 세 번째 포럼에서는 고신의 어두운 면 곧 80년대 초에 있었던 사조이사회와 근년에 있었던 관선이사사태를 불러온 김해복음병원 문제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앞으로 동일한 주제 곧 고신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라는 주제로 한 차례 더 포럼을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차기 포럼은 주로 미래를 전망하는 포럼이 되리라고 한다. 그래서 미래교회포럼은 세 차례의 포럼을 마치고 과거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그 동안의 토론의 결과들을 묶어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우리는 이 성명서가 주장하고 촉구하는 내용들을 지지하면서, 특별히 고신교회가 겸손하게 과거의 잘못들을 반성하고 회개한 후 새 출발하자고 권면하는 바이다.

그 동안 우리는 고신의 초기 지도자들이 가졌던 신사참배 반대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신앙과 생활의 순결을 부르짖었던 그 정신을 높이 평가하며 받들어왔다. 그러나 이번에 미포를 통하여 우리의 과거역사를 살펴보면서 이런 고신정신은 후세대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바로 그 초기지도자들이 활동하고 있던 그때에도 제대로 실천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여기에는 몇 가지 뚜렷한 역사적인 증거들이 있다. 첫째는 고신대학의 설립과정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당시 고려신학교 예과과정이었던 대학부를 대학으로 인가받는 과정에서 몇몇 사람들이 총회가 조직하였거나 인정하지도 않은 이사회 곧 사조이사회를 조직하여 총회유지재단 이사장과 이사들의 인장까지 도용하며 거짓 문서를 만들어 정부당국에 올렸고, 이를 통해 대학인가를 받았으며, 그 사조이사회의 이사장이 바로 고신의 설립자였다는 사실은 이를 처음 듣는 사람들을 멘붕 상태에 빠뜨렸다

물론 그는 대학인가를 추진하는 젊은이들에게 이용당했을 수도 있고, 또 그런 일이 제8계명을 어기는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수도 있지만, 1-3계명을 지키는 일에 목숨을 걸었던 그가 이런 잘못에 빠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당시 교단의 지도자들이 정치적인 문제들로 갈등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고신교회는 초기부터 양대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분파와 갈등이 계속되고 있었다. 분파주의와 갈등은 영적 분별력을 빼앗고 공의를 흐리게 만드는 가장 큰 적이다

두 번째는 총회의 결정이 한두 영향력 있는 지도자들에 의해 쉽게 무시되거나 변경되었다는 사실이다. 1980년 총회는 고려신학대학을 개편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의예과 신설을 허락하였으나 당사자들은 이와 상관없이 교명을 고신대학으로 바꾸고, 신대원의 예과과정의 성격이었던 고려신학대학을 일반대학으로 변경하였다

1983년 총회유지재단 이사회는 김해복음병원을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총회의 보고까지 하였으나 다음해에는 이를 인수하기로 번복하였다. 그리고 근년에 있었던 예로는 1999년 총회는 김해복음병원은 조속히 매각 처리한다라고 결의하였으나 이사회는 반대로 두 번이나 합병을 시도하였는데, 심지어 일차 합병시도가 잘못이었다며 총회에서 사과까지 한 바로 그 이사장이 총회의 매각재확인 결의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재차 합병을 시도하였다는 사실이다

셋째로 김해복음병원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일들은 고신 지도자들이 시계제로의 윤리성을 드러내었다. 그곳에서 온갖 부정과 불의가 자행되었다. 그러나 결과는 적반하장이었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사실을 드러내고 폭로했던 사람들이 도리어 공격을 당하고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해복음병원 사태는 교회지도자들이 8,9계명을 짓밟아버린 것 같은 결과를 낳았다

한 때 총회는 김해복음병원이 원인이 되어 일어났던 관선이사 사태를 반성하며 회개하기 위해 백서를 만들기로 하고 위원들까지 선정했으나 여기에서 한 페이지의 보고서도 나온 적이 없다. ‘좋은 일도 아닌데 파헤쳐서 무슨 유익이 있겠느냐는 분위기가 백서발간을 막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회개한다고 말하고 회개한다며 집회도 가졌다. 공적인 외식이고 위선이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진실해야 한다.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며 역사를 호도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역사를 외면하면 똑 같은 일이 반복되는 법이다. 고신역사가 이를 잘 보여준다. 초기 지도자들의 잘못은 세대가 이어지면서 확장되고 증폭되었다. 개혁을 표방하다가 쫓겨난 고신교회가 이랬으니 고신을 몰아낸 교회들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지금 한국교회는 겉잡을 수도 없는 타락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는 스바냐의 외침에 귀를 기우리고, 두려워하고 떨며 모여야 한다. 그리고 참회해야 한다. 자신의 죄와 우리 조상들의 죄를 서로 고하며 울어야 한다. 겸손히 공의를 구하고 이제부터라도 하나님의 규례를 찾아 지켜야 한다

수치를 모르는 백성아 모일지어다 모일지어다 명령이 시행되어 날이 겨 같이 지나가기 전, 여호와의 진노가 너희에게 내리기 전, 여호와의 분노의 날이 너희에게 이르기 전에 그리할지어다 여호와의 규례를 지키는 세상의 모든 겸손한 자들아 너희는 여호와를 찾으며 공의와 겸손을 구하라 너희가 혹시 여호와의 분노의 날에 숨김을 얻으리라”(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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