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주채 목사 향상교회 은퇴

이번 성탄절에 KBS 1TV(ch.9)에서 성탄특집으로 제작한 죽음보다 강한 사랑, 손양원이란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저녁 10:00-10:50에 방영한다. 권혁만 프로듀서가 심혈을 기우려 제작한 다큐다. 권혁만 PDKBS에서 추적 60등의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배트랑 프로듀서다

나는 지난 가을에 여수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3회 산돌 손양원 목사 순교기념 학술 심포지엄]에서였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손 목사님이 순교한 현지에서 기념학술심포지엄을 갖자는 취지로 여수까지 갔었는데 그곳에서 권 PD를 만났다. 그가 성탄절 특집으로 손양원 목사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해서 귀가 번쩍 했다

사실 내가 산돌손양원기념사업회의 회장직을 맡으면서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이 다큐제작이었다. 그러나 제작을 의뢰했던 모 영화사가 제작에 실패하는 바람에 비용만 많이 날렸다. 그 후에도 제대로 된 다큐를 만들어보고 싶어 이곳저곳 알아보고 있는 중이었는데 마침 권혁만 PD를 만난 것이다. KBS와 같은 공영방송에서 이름 있는 프로듀서가 해보겠다고 하니 귀가 솔깃했다. 특히 나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권 PD가 아주 독실한 크리스천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며칠 후 나는 KBS와 손양원 목사의 다큐제작을 위해 MOU를 체결하였다. 제작비를 우리 사업회가 지원하기로 하고, 제작된 다큐는 성탄절 특집으로 방영하며, 앞으로 건립될 손양원 기념관에서 방문자들이 언제나 무료로 이 다큐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으로 협약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이 작품이 완성되어 다가오는 성탄절에 방영하게 된 것이다

손양원 목사님은 한국교회의 영원한 자랑이요 보석이다. 보석 중에서도 다이아몬드다. 다이아몬드에는 여러 각도가 있고 그 각각의 면마다 다양하고 아름다운 광채를 발한다. 역사상 훌륭한 인물들이 많지만 대부분은 어느 한두 분야에서 특별한 탁월성과 훌륭함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성 다미엔 같은 신부는 사랑으로 평생 나환자들을 위해 헌신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손 목사님은 그의 탁월성과 훌륭함이 여러 면에서 나타나고 있는 분이다. 그는 나환자들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사랑의 성자다. 그리고 그는 나라와 민족을 사랑한 애국자다. 그의 아버지 손종일 장로님은 독립운동가였다. 손 목사님은 일제강점기에 신사참배를 반대하다가 5년 동안이나 옥고를 치루셨다

또 그는 좌우익이 대립하며 서로 죽이기까지 했던 곧 이념대립이 가장 심각했던 때에 살면서 용서와 화해를 실천했던 분이다. 그의 삶은 지금도 이념차이로 서로 갈등하고 증오하는 우리네 삶에 큰 교훈이 되고 있다. 우리가 모두 잘 아는 대로 손 목사님은 여순사건 때 좌익청년들에 의해 두 아들이 총살을 당했으나 아들들을 죽인 사람을 용서하고 그를 양아들로 삼은 일은 십자가의 사랑 그 자체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사랑의 원자탄이라고 부른다. 나는 그를 작은 예수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는 신실하고 경건한 크리스천이요 능력 있는 설교가이며 선한 목자였다. 그는 부흥사경회의 강사로 많은 초청을 받았었는데, 키는 155cm 밖에 안 되는 작은 체구였지만 확신에 찬 그의 목소리와 열정은 교회당에 만장한 청중들을 완전히 사로잡았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겸손하고 진실하였다. 평생 가난하게 살았고 어떤 명예도 탐하지 않았다. 오늘날 한국교회 목사들이 이 선배님을 사표로 삼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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