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금 단기선교를 위해 과테말라에 와 있다. 이 나라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나라가 아니지만 오는 7월4일에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을 이곳에서 하게 되어있어, 특히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과테말라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곳에 와서 첫 번째로 든 생각은 예수님께 죄송스럽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땅 끝까지 가라 하셨는데, 저는 과테말라와 같은 나라들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에 와서 새삼스레 이 땅을 위해 기도한다는 것이 죄스러웠다.


과테말라의 수도는 과테말라 시티이다. 치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나라라고 해서 염려했지만 일단 공항은 조용하고 입국절차도 순조로웠다. 시내 풍경은 70년대의 우리나라 어느 도시와 같아 보였다. 그래도 숲이 많아서 깨끗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도시이다.


특이한 것은 거의 모든 상점들과 식당들의 문은 철창살로 막혀 있었고, 총을 든 경비원들이 입구를 지키고 서 있는 것이다. 어떤 상점들은 전면을 철창으로 다 막고 아래 부분만 입장권을 파는 창구처럼 만들어 물건을 팔고 있다.


우리 일행은 과테말라한인교회 구내에 있는 선교관에서 머물고 있는데, 교회 마당으로 들어가는 대문은 군부대의 출입구와 비슷했고, 우리나라 공수부대원들이 입는 군복과 거의 비슷한 옷을 입은 경비원들이 역시 총을 들고 우리를 맞아 주었다. 물론 교회 주위는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 위에는 철조망이 처져 있다.


이곳에는 우리 동포가 약 일만 명 정도가 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장하다. 어디서나 교회를 세우고, 장사를 하고, 성공한다. 핸드폰은 물론 자동차도 우리나라 차들이 가장 많다고 한다. 과테말라한인교회는 이 나라에 있는 16개 한인교회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교회인데, 중남미가 자신들의 선교지라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선교하는 교회라고 들었다. 정착자들의 교회가 아니라 순례하는 교회의 모습이 역력했다. 이런 교회들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선교적 관심과 중보를 위해 이 나라를 간단히 소개한다.


1. 지리

중남미에 위치한 국가로 북쪽에는 멕시코, 남쪽으로는 온두라스와 엘 살바도르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영토는 약 10.9K㎡이고 수도는 과테말라 시티이다. 이곳에는 200만명이 살고 있으며, 해발 1,500m의 고산지대이다. 이 나라는 주로 산과 호수로 이루어져 있고, 이곳저곳에서 활화산이 지금도 연기를 내뿜고 있다.


2. 인구와 종족

인구는 약 1200만 명이고, 인구분포는 유럽과 인디언 혼혈인인 라티노가 43%, 아메리카 인디언이 54%, 기타 3%이다. 아메리카 인디언은 49개의 언어를 사용하는 19개의 종족으로 이루어져 있다. 국민들의 문자 해독률은 50%인데, 실제로는 30%밖에 안 된다고 한다.


3. 정치

1821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였고, 1998년에는 아메리카 연방에서 탈퇴했으나 연이은 독재정치와 군사정부를 통해 소수 농장주가 이 나라를 지배하게 되었다. 특별히 마야족은 오랫동안 냉대와 빈곤 속에 지내야 했다. 이로 인해 1960년에는 내전(게릴라전)이 발발하게 되었는데, 이 기간 동안에 20만 명이 살상을 당하고, 4만 명 이상이 행방불명이 되고, 25만 명이 해외로 그리고 국내적으로는 100만 명이 피난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6년 평화협정으로 내전은 끝났으나 정부가 이 협정을 성실히 지키지 않고 있으며, 총기가 회수되지 않아 치안이 불안하고 폭력문화가 계속되고 있다. 수도 과테말라 시티에서만도 총기사고로 죽는 사람들이 하루 평균 16명이라고 한다. 총기나 실탄은 누구나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다고 하며, 언젠가 마피아의 한 두목 집을 수색했는데 일개 중대가 무장할 수 있을 정도의 많은 무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한다.


치안이 확보되지 못하는 이유는 경찰이나 군대가 약하기 때문이다. 우선 수적으로도 열세인데다 -군 병력은 5만 명인데 무장한 마피아는 20만 명이나 된다고 함- 지휘관들이 마피아와 연계되어 있고, 부정부패가 심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정부로부터 파면되어 현직에서 물러나면 바로 마피아의 두목이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4. 경제

경제는 GDP의 40%가 농업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2/3가 커피, 설탕, 바나나 수출로 얻고 있다. 인구의 단지 5%가 국토의 80%를 소유하고 있으며, 인구의 80%가 빈곤의 한계선 아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6년 이후 경제성장이 향상되고 있으며, 생활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일인당 국민소득은 1,470달러이다.


지하경제로는 마약 밀매가 성행하고 있다. 콜롬비아에서 미국으로 들어가는 마약의 많은 양이 이 나라를 거쳐 가고 있다고 한다. 과테말라나 미국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것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5. 종교

천주교가 61%, 개신교가 19%, 여기다 유사기독교까지 합쳐 범기독교 인구가 무려 97.5%이다. 나머지는 무종교 2%와 전통종교, 바하이교 등을 합쳐 0.5%이다.


이 정도면 기독교가 국교와 같은 나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르다. 천주교가 토착화되면서 토착종교들과 혼합되어 이상한 이단종파처럼 변질되었고, 본래의 특성이나 영향력을 거의 상실해 버렸다. 천주교는 토착화를 위해 마야인들이 신으로 섬기는 사람들, 혹은 신들을 25명이나 성자로 책봉했다고 한다.


침략자로 이 땅에 들어온 천주교가 결국 이곳의 종교와 혼합되면서 생명력을 잃어버렸다. 선교사들은 “차라리 천주교가 들어오지 않았어야 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개신교 신자의 인구비율도 거의 20%라고 하나 여러 이단 종파들과 유사기독교를 합한 비율이고, 복음적인 교회는 10%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나라의 영적인 상황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며, 대부분의 국민들이 복음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오히려 기독교라는 이름의 연기에 거슬리기만 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과테말라는 통계적으로 보면 가장 기독교적인 나라인데, 실제로는 아주 비기독교적인 나라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남아메리카에서 해방신학이 일어났고, 과테말라도 공산주의자들이 게릴라전을 일으켜 엄청난 분쟁과 피 흘림이 있었다. 현재도 남미에는 내전을 겪고 있는 나라들이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기독교가 타락하여 교회와 성직자가 부를 축적하고 세속권력과 가진 자들의 편이 되어 버렸을 때 항상 반기독교적인 혁명이 일어났던 것을 알 수 있다. 기도와 선교의 관심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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