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상처를 보며 /김윤하 목사
슬로베니아 플르트비체 국립공원에서 상처를 몸에 지닌 나무들을 만났습니다.
함께 있는 나무들이 각각 다른 상처를 몸에 지닌 채로 튼튼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 상처를 부끄러워하거나 감추지 않은 채, 서로서로 어울리고 있었습니다.
상처 때문에 오히려 교만하지도 않고 자랑하지도 않는 모습 같아 보기가 좋았습니다.
인생은 누구나 상처를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 숨기고 아파하면서 살아갑니다.
상처가 내 속에서 곪거나 웅크리고 있으면, 그 상처를 방어하려는 오기를 부립니다.
건강한 사람은 내 인생의 상처를 부끄러워하거나 숨기면서 위선자로 살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처가 내 인생을 든든히 세워주고, 내 인생의 멋진 이미지를 만들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