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주채 목사 향상교회은퇴

[성경이 무엇을 말하느냐?]...

고려신학대학원의 길성남 교수가 성경을 제대로 읽고 묵상할 수 있도록 훌륭한 가이드북을 냈다. 성경이 무엇을 말하느냐?(성서유니온)인데, "변화와 성숙으로 이끄는 7가지 성경읽기 원리"라는 작은 제목이 붙은 책이다. 자세하고 친절한 성경읽기 가이드북이다

성경읽기 가이드북이라고 하니까 목사들과는 별 관계 없는, 평신도들을 위한 가벼운 책으로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이 책은 성도들은 물론이고 목사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우리 목사들이 성경을 제대로 읽어서 교인들을 가르쳐야 하고, 특히 목사들이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먼저 은혜 받아야 강단에서 은혜가 흘러가게 된다

요즘은 신자들이 성경을 많이 읽지 않는다. 바쁜 일상생활에다 텔레비전에 시간을 많이 빼앗겨버려서 그렇다. 그런데 개중에 성경을 열심히 읽는 사람들도 말씀이 주는 은혜를 충분히 얻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 이유들이 많지만 길 교수는 성경을 "자기중심적으로" 읽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한다.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자기중심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성경을 오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오용의 책임은 목사들에게 있다. 목사 자신들이 성경을 올바르게 읽기 못하고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대변인으로서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가르치지 못한 큰 잘못이다. 길 교수는 이 책에서 성도들이 오랫동안 잘못 이해하거나 목사들이 잘 못 설교해온 본문들을 아주 많이 지적하고 있다

길 교수는 위 저서를 통해 성경을 읽는 7가지의 원리를 잘 설명하고 있다. 일곱 가지 원리는 천천히 주의 깊게 읽기, 저자의 의도를 따라 읽기, 하나님 중심적으로 읽기, 문맥 안에서 읽기, 문화적 배경에 비추어 읽기, 문자적으로 읽기, 성경으로 성경해석하기이다. 일반적으로 원리설명은 딱딱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읽는 동안 쏠쏠한 재미가 있다. 왜냐하면 성경해석의 사례들을 아주 많이 제시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설교자들이나 많은 성도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성경본문들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놓고 있다

이런 사례들이 아주 많아서 이 책을 다 읽으면 아주 훌륭한 성경공부가 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만약 이 사례 부분들만 따로 떼어 또 하나의 책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러면 아주 실제적인 성경해석학 책이 되겠다고 느꼈다

길 교수의 저서들의 특징은 매우 깊고 세밀하고 실제적이며 확실하다는 것이다. 단순히 이론적인 책들이 아니다. 학문적 깊이는 물론 일상의 삶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실제적인 깊이까지 갖추고 있다. 몇 해 전에는 에배소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성서유니온)라는 책을 출간했는데(이 저서는 한국복음주의신학회가 선정한 신학자대상을 수상한 책이다), 여기에는 원문해석, 본문의 신학적인 의미, 설교주제, 그리고 삶에의 적용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번에 나온 책에서도 그의 이런 특징이 아주 잘 드러나고 있다. 여러분들이 이 책을 천천히, 가능한 한꺼번에 다 읽지 말고 한 채프터씩, 생각하면서 잘 읽으면 성경을 읽는 눈이 활짝 열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설교내용에 깊이가 더해지고 말씀의 능력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