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들어 또 다시 기획재정부는 지금까지 논란 가운데 있는 종교인 과세방침을 다시 밝히고 나섰지만 뚜렷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어 오히려 기독교의 혼란과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진보측에서는 보수가 반대해서 국민의 의무를 져버리고 있다고 말하고 보수는 이것이 법제화로 간다면 결국 국가가 교회의 재정장부까지 들여다보게 되는 사태가 발생할지 모르기에 자진납세를 하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며 맞서고 있는 형편이다.
근로소득세를 부과하자니 대법원 판례로 종교인은 근로자가 아니라는 것에 저촉되고 그렇다고 종교인 소득세로 하자니 수많은 단체들이 자기들도 그렇게 해 달라고 들고 일어나면 일이 복잡해 진다는 것의 딜레마에 빠진 정부가 우와좌왕하면서 오히려 종교인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종교인이 자진납세를 하면 그 세금이 이웃을 위한 복지로 쓰인다고 하더라도 납세하는 개인에게 돌아오는 납세자의 혜택이 없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종교인 납세 논란을 빨리 마무리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서서 관심을 모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회재정투명성제고위원회(위원장 황광민 목사)는 24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예홀에서 ‘종교인 소득, 납세의무의 예외대상은 아닙니다’를 주제로 종교인 납세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원탁회의처럼 사회자와 발제자 그리고 토론자가 함게 들어앉아 자유난상토론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근로소득자라고 해서 모두가 근로자는 아니다.
먼저 교회개혁실천연대 최호윤 회계사는 발제를 통해 근로소득자라고 해서 모두가 근로자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소득세법 시행령 규정은 명칭여하 무관하게 소속된 기관으로부터 근로를 제공하고 수령하는 모든 금전 또는 간접 경제적 이득을 근로소득으로 정의하며, 업무관련 발생한 실제 경비정산이 아닌 금액도 근로소득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회계사는 소득세를 과세하면 발생할 교회재정에 대한 간섭의 우려에 대해 만약 국가가 교회의 재정에 관여할 의향이 있다면 소득세법이 아니라 증여세법을 근거로 언제든지 재정열람을 할 수 있는 상황인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소득세법이 시행되더라도 교회의 재정장부를 들여다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윤실이 여론조사를 한 결과 85.9%의 압도적인 비율로 과세를 찬성하고 있는 기독교계에 대해 충분한 설득력을 가진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기타소득으로 과세하겠다는 규정만 신설하고 종교계와 비종교계간, 그리고 종교계 내부에서의 반목으로 심각한 상처를 만들 것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모두가 하나님의 사제들이다.
감리교신학대학교 유경동 교수는 ‘만인 사제설과 종교적 양심 그리고 정의’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면서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일군이고 어떤 직업에 종사하더라도 하나님의 일군으로 자처한다. 가령 직장인이 월급을 받을 때 사람이나 회사가 주는 것이라고 보지 않고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고 보면서 십일조와 감사헌금을 드린다. 꼭 목사만이 하나님의 일군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의 일군이다. 즉 사회의 모든 직업들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다 하나님이 각자의 달란트대로 세우신 사제들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국가가 정한 의무를 거부하지 않고 행해 왔다. 국방의 의무는 아무도 저항하지 않았다. 납세의 의무도 행해야 한다. 물론 그런 의무를 종교의 신념에 따라 거부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내면적 양심에 따른 거부일지라도 국가가 정한 법률에 의하여 제한 될 수 있는 상대적 자유이다.
이후 토론자들의 질의를 받고 대답하는 시간이 진행되었다. “만인 사제설을 듣고 우리도 그들과 꼭 같은 한 사람으로 납세를 해야할 당위성을 찾았다.” “양심적으로는 소득세법이 입법되는 것을 반대한다. 그러나 자진납세는 찬성한다.” “마치 좌는 납세하자, 우는 반대한다는 식으로 모는 것은 불편하다. 현재의 딜레마는 정부쪽에 있다. 근로소득세로 하자니 대법원 판례가 종교인은 근로자가 아니라는데 부딪히고, 종교인 과세로 하자니 각 단체들의 반발이 두려워,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목사들에게 정확한 과세를 징수하기 위해 결과적으로 재정장부까지 보아야 하겠다는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우쪽의 주장대로 혜택을 받지 못하더라도 자진납세로 가는 것이 옳다.”는 등의 의견이 개진되었다.
종교인의 특수성은 종교인 스스로가 내세울 수 있는 덕목이 아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재정투명성제고위원회 황광민 위원장이 발제를 통해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와 납세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해 발표했다.
그는 교회협의 입장을 정리하면서 먼저, 대한민국 헌법 제38조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는 조항에 따라 '국민으로서의 종교인'은 납세의 의무를 가짐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일부 종교인들이 ‘종교인의 특수성’을 내세워 납세를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 “종교인의 특수성은 종교인 스스로가 내세울 수 있는 덕목이 아니며 이는 사회의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종교인의 사례비 소득으로 간주해서 근로소득세로 과세하는 것과 관련, ‘성직자는 근로자가 아니다’라며 반발하는 종교인들을 의식해서 기재부가 기타소득세로 과세하려는 것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면서 ‘근로소득세’ 과세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소득세법에 대한 이해와 하나님의 정의실현을 목표로 하는 기독교 신앙에 따르면 현행 법규에 따른 근로소득세 납세에 갈등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득이 종교인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면,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종교인 소득세’를 신설해서 과세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때의 과세 방식은 일반 근로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해서 근로소득세에 준한 방식이어야 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한편 27일자 국민일보 보도에 의하면 범 종교계의 공청회를 갖고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다음은 국민일보 기사 전문이다.
교계·정부 관계자 간담회… ‘목회자 과세’ 입장 정리할 교계 공청회 조만간 연다 종교인 과세를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이 다음 달 국회에서 심의될 예정인 가운데 한국교회가 범교계가 참여하는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 취합에 나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