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언론협회(회장 조효근 목사) 주최로 27일 종로구 연건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열린 제4회 기독언론포럼은 중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담임목사 세습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발제자로 나선 이만열(숙명여대 명예교수)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사장은 "의사의 자녀가 의사가 되는 것을 비난할 수 없듯 목사의 자녀가 목사가 되는 것을 비난할 수 없다"면서 "논의와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은 특정한 교회의 명예나 이익, 재산, 특권을 가진 담임목사직이 그 목사의 강력한 권위와 영향력으로 그의 자녀에게 승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의 네루와 그의 딸이 수상직을 계승한 것이나 부시 부자가 대통령직을 계승한 것을 두고 세습이라고 하지 않는 것은 정해진 법 절차에 따랐기 때문"이라며 "현재 한국교회에는 다른 목회자를 거쳐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승계하거나, 천문학적 헌금을 동원해 개척교회를 설립한 뒤 아들을 담임목사로 앉힌다거나, 두 교회가 아들 목사를 서로 교환하는 방식 등 변형된 형태의 세습목회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억주(칼빈대 교수.예원교회) 목사는 "작은 교회나 개척교회의 담임목회자 후계를 문제 삼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대형교회가 세습목회로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담임목사직 승계를 '권력의 이동'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교회 담임목사직의 대물림은 사회적으로 교회에 대한 실망감을 낳고,이러한 부정적 시각은 '교회 흔들기'로 이어져 작은 교회들마저 몹시 휘청거리게 만든다"면서 "아들이 목회자로서 자질이 있다면 굳이 아버지의 교회를 물려받지 않아도 되므로 아예 후임목회자 후보가 되지 않거나 개척분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강춘오(교회연합신문 발행인) 목사는 "한국의 종교상황에서 볼 때 전통 있는 종교들은 세습을 하지 않는다"면서 "한국사회를 구원하겠다는 기독교가 사회적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세습목회를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습목회는 사적 욕심에서 비롯되며 예수 그리스도의 공교회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사회에 대한 교회의 도덕성과 윤리성을 약화시킨다"면서 "왜곡된 교회관을 가져오는 세습목회를 바로잡지 않으면 오래지 않아 한국교회에 큰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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