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전광식 총장) 당국이 김성수 직전 총장을 사직당국에 고소했다는 소식을 듣는 고신 사람들은 예외 없이 모두 충격을 받고 있다. 고신은 신자간의 소송문제로 엄청난 풍파를 겪었고 그 여파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인데, 고소의 내용과 관계없이, 그래도 명색이 교회의 직영 기관인 고신대학의 현직 총장이 전임 총장을 경찰서에 고소했다는 사실은 충격을 넘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과연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촌각을 다투는 엄청난 범죄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어서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일단 전·현직 총장 세 사람들이 벌이는 별들의 전쟁으로 고신교회가 다시 한 번 큰 수치를 당하게 되었다는 것과 여차하면 학교가 엄청난 피해를 당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불을 보듯 뻔하다

황창기 전총장이 본보에 김 전총장의 비리(?)를 고발하는 글을 두 차례나 실었을 때 박수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너무 지나치지 않느냐?’며 말없이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사자인 김 전총장이 5월에 귀국한다니 귀국하면 관계자를 만나 해명도 하고 사과도 하여 원만히 해결하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고신대 당국자는 그가 귀국하자말자 기다렸다는 것처럼 전격적으로 고소를 단행했다

이제 이 문제가 어차피 사직당국에 넘어간 형사사건이 됐으니 사직당국이 철저히 수사해서 시비를 가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 교회 안에 있는 형제들이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이니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신앙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먼저 김전총장에게 많은 아쉬움과 바람이 있다. 요즘은 어떤 일에나 돈 문제가 게재되면 일단 의심부터 하고 보는 세상인데, 왜 부동산을 매각하면서 이를 투명하게 처리하지 않고 몇 사람과만 의논하여 어수룩하게 처리했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바빴다고 핑계하지만 그건 말이 안 된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매수자가 나타나고 매각이 성사되려는 상황이라면 적어도 학교의 관계자들을 모아 설명이라도 한 번 제대로 했다면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은 아예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 아닌가

그리고 왜 3천만 원을 따로 보관해 놓고 미국에까지 갔다 와서야 이를 학교통장에 넣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본인은 매각에 기여한 분들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모든 일이 정리된 후에 입금하겠다고 책꽂이 어디다 보관했다지만 전혀 설득력이 없다. 삼천만원의 수표를 다른 누구에게라도 맡기고 갔더라면 횡령(?)의 의혹까지는 받지 않았을 것 아닌가? 이런 부분들을 꼭 진솔하게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

김 전 총장에게 한 가지 부탁이 더 있다. 우리는 대학의 고소에 맞서 무고나 명예훼손으로 맞고소를 하는 일은 꼭 삼가주기를 권고한다. 고신의 설립자 한상동 목사님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 어떤 저자의 책이 천국에까지 가겠느냐며 법적 대응을 부추기는 사람들의 말을 일축했다고 한다. 제발 이전투구식의 싸움을 벌이지 않기를 바란다. 다행히 보도에 의하면 김전총장도 자기 자신의 영적인 피폐를 막기 위해서라도 법적 대응은 하지 않겠다고 하였다니 일단 지켜보려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현직 총장에게도 큰 아쉬움과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고소를 준비하면서 왜 한 번도 당사자의 말을 들어보지 않았는지? 더구나 당사자가 귀국하여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이를 거절하였다는데 그게 사실인지? 그랬다면 왜 그랬는지? 고소를 하면서도 왜 본인에게는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았는지? 고소장을 접수한 그날 오후까지도 이사장은 물론 학교당국자들까지도 이를 모르고 있었다는데 왜 비밀에 붙였어야 했는지

또 이미 고소장이 접수된 후에 무엇 때문에 부총장과 교목실장으로 하여금 김 전 총장을 만나 대화하게 하였는지? 이렇게까지 연막을 치며 고소장을 접수해야 할 무슨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더구나 이 문제를 학교 밖으로까지 확대시키지 말라고 한 이사장의 권고를 왜 무시하였는지? 무엇보다 예수님께서 교훈하신 권징의 절차까지 왜 완전히 무시하고 바로 사직당국에 고소하였는지

그리고 이런 고소건이 정부당국자들에게 알려졌을 때 일어나게 될 문제들과 교단과 학교가 입게 될 피해와 특별히 순진한 교인들이 입게 될 상처를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는지? 사직당국에 고소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것은 생각해 보지 않았는지? 또 고소를 통해 공의와 덕을 세우기보다 반대로 피고소인에 대한 의문과 혐의를 덮어주는 결과가 올 수도 있다는 사실은 고려해보지 않았는지?

이상은 대학당국이 전임총장을 고소했다는 보도를 읽는 독자들이 꼬리를 물고 제기하는 질문들이다. 두 달 전 황 전총장이 김 전총장의 비리(?)를 고발하며 올린 글을 읽었을 때 독자들이 김전총장에 대해서 가졌던 의문들보다 더 많은 의문들을 지금은 현직 총장 대하여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현 총장이 취임한지 석 달도 채 되지 않아 학교 안에서 총장은 불통 정도가 아니라 먹통이다” “총장이 대인기피증이 있는 것 같다” “시니어 교수들을 철저히 배제시키고 자기 말만 잘 들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만으로 집행부를 결성하였고, 시니어들에게 의논을 하거나 조언을 구하는 일도 전혀 없다는 말들이 돌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일을 처리하는 총장의 일처리 스타일을 보며 이 말들이 단순한 비난이 아니라 사실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많은 목사 장로들이 크게 우려하며 낙담하고 있다. 작년에 이사회에서 새 총장을 선임하면서 아주 짧은 시간에 의외의 인물을 뽑았을 때 두 가지 아주 상반된 반응이 있었던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새 총장으로 뽑힌 전광식 교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뜻이 분명하다는 반응이었고, 전 교수를 잘 아는 사람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하여간 고신대에서 일어난 이 사태를 누가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 난감한 상황이다. 혹자들은 총회장이 나서야 한다고 하고, 어떤 이들은 이사회가 김전총장과 현직 총장을 모두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심지어 어떤 이들은 성경의 권징 절차를 무시하고 형제를 불신법정에 고소한 총장은 탄핵해야 한다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갈 데까지 가도록 그냥 내버려두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은 수습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다. 우리는 교단을 대표하는 영적 지도자인 총회장이 나서야 한다는 말에 무게를 두고 싶다. 총회장이 영적인 어른답게 나서서 이런 무질서와 유치한 행태를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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