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병원문제 지혜롭게 처리하기를 바라...

2003년에 교단이 파송한 이사회가 해산되고 교육부가 파송한 관선 이사가 온지 만 4년이 지나 그렇게도 바라던 정이사체제를 회복한지 불과 100일도 안 돼 복음 병원은 다시 소용돌이의 위험에 빠져들고 있어 교단의 많은 인사들의 걱정을 사고 있다.



병원장 제재 왜 그렇게 신속히 처리했어야 했는가?


병원장의 임기는 9월 말로 끝나게 되어 있는데 불과 3개월을 앞두고 직무정지, 해임, 새 원장 선출을 위한 잰 걸음 등으로 이사회는 병원장 문제가 터지자마자 너무나 숨 가쁘게 일을 처리하여 오히려 많은 이들의 의혹을 사고 있다. 지금 신대원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는 한없이 미루어 놓으면서 병원장 문제는 어떻게 이렇게 일사천리로 처리할 수 있는가, 그 뒤에 어떤 다른 문제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절차를 따라 처리했는가?


병원장 해임의 사유가 된 문제점은 네 가지인데, 그 중 결정적인 사유가 된 것은 의과대학과 병원에 필요한 건물의 증축 문제. 병원의 증축은 기획관리실장이 주도하게 되어 있고 이미 증축의 필요성이 인정되어 방법을 찾던 중 건물의 신축은 1억 원 가까운 경비를 들여 환경영향 평가를 받아야 하는 규정을 피할 수 있는 증축 방안을 설계업체에서 찾아내고 구청의 동의를 얻게 되자 설계사가 이사장 명의의 도장을 만들어 허가를 받아내었다는 것이다.


절차를 위반한 사실은 명백해 졌다. 그러나 병원 지도부는 이미 내부적으로 결정된 사안을 신속하게 처리하려다가 일어난 사태를 두고,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고 설계사에 대한 고발이나 기획관리실장에 대한 처리는 미룬 채 서둘러 병원장 해임으로만 몰고 간 것은 다분히 정치적이라는 여론이다. 더구나 병원장의 임기가 9월말로 끝나게 되어 있어 얼마든지 자연스럽게 병원장의 교체가 일어날 수 있음에도 조급하게 처리하는 이유를 달리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병원장이 인장을 만들어서라도 일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는지, 그러한 행위가 고의적으로 저질러 진 일인지를 조사하여 절차를 위반한 일에 직접 일을 지휘한 사람에 대해 책임을 물은 다음 최고 책임자에게 책임을 물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일을 왜 그렇게 서둘러야 했는지 의문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가 않다.



병원장 선출에 대한 힘겨루기?


병원장 해임 사태와 관련하여 병원 내부에서는 병원장에 대해 굳이 무리수를 둔 이유에 대하여 차기 병원장 선출과 관련되어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교수들의 직선으로 선출하게 되어 있는 관행을 따르면 현직 병원장이 유리한 위치에 있어 결국 이사회와 대학본부가 이충한 병원장의 재선을 원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난 사건이라는 것이다. 이충한 원장은 재임 1년 9개월 동안 강력한 구조조정과 임금협상을 통해 병원의 재정을 안정시켰고, 백억 대의 부채를 해소하는 등 병원경영에 획기적인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결국 병원의 부도 해소와 관련하여 병원장이 3억4천만의 자금과 함께 부도어음을 돌려달라는 이사회의 요구에 대하여 병원장이 법적 검토를 빌미로 즉각적인 협조를 거부한 것, 의과대 교수임용 갈등, 의료기계구입위원회 설치 비협조, 정이사체제로 환원할 당시 끝내 동의하지 않는 등 병원 경영의 방법에 대하여 의견이 일치하지 않은 점 등이 갈등의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이사회와 대학본부는 좀 더 협조적인 병원장 선출을 원하기 때문에 이충한 병원장의 기세를 꺾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보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세브란스 병원 파업에서 보듯 병원들이 임금협상 여하에 따라 보건노련전체의 파업으로 확산될 조짐도 있어 복음병원이 언제 다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지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불안을 자아내고 있다는 말을 이사회는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고려학원 이사, 총회 선출 권한 유보되어도 좋은가?


이러한 상황을 바라보면서 현재의 이사진용이 과연 정당성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도 일어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재의 이사회를 구성하면서 이사들의 헌신성이나 실제적인 전문성보다는 오히려 계파성을 배제에 역점을 두느라 소신이 없는(?) 사람 위주로 선발하거나, 과거 총무의 역할을 대신한 총회 모 임원의 소신이 주로 작용했다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이사 추천 과정에서 거론되었던 인사들 가운데는 특정 목사나 교회 소속이라는 이유로 거부된 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총회 규칙은 고려학원 이사를 총회가 선출하도록 되어 있는데, 정이사체제로 환원할 당시의 긴급 상황을 고려하여 정상화 추진위가 선발하였다고 하더라도 법의 정신을 따른다면 이번 총회에서 이사들의 인준을 받든지, 아니면 정식으로 선출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교단의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사들이 다수 선출되는 바람에 목사 이사 한 두 명에 의하여 이사회가 좌지우지 되고 있다는 비판은 새겨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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