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오늘 낮 12시 시한… 우리와 접촉땐 연장할 수도”
분당 교인 등 23명 피랍 탈레반선 “18명 억류중”

    • 아프가니스탄 남부에서 19일 오후(현지시각) 한국인 23명이 이슬람 극단주의 반군 세력인 탈레반에 납치됐다고, 주 아프가니스탄 한국 대사관과 아프간 내무부측이 20일 밝혔다.

      탈레반은 이날 오후 “내일(토요일) 낮 12시(한국시각 오후 4시30분)까지 한국군을 철수하지 않으면, 이들을 죽이겠다”고 AP 통신에 밝혔다. 한국은 의료부대인 ‘동의’ 부대원 150여 명과 공병부대인 ‘다산’ 부대원 60여 명을 각각 2002년 9월과 2003년 6월부터 수도 카불 근처 바그람 미 공군기지에 주둔시키고 있다.

      피랍 한국인들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 샘물교회 교인들로 의료와 봉사활동을 위해 13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도착했으며, 23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이들 한국인 일행은 19일 오전 수도 카불에서 1대의 버스로 남부 칸다하르 주로 이동하던 중, 카불에서 남서쪽으로 175㎞ 떨어진 가즈니주(州) 카라바그에서 탈레반에 납치됐다.

      납치된 한국인은 샘물교회 관계자 20명과 북부 도시 마자리 샤리프에서 이들에 합류한 한국인 NGO 직원 3명 등 모두 23명(여자 18명·남자 5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 외교통상부는 피랍 한국인이 21명(여자 16명·남자 5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들이 납치되기 전날에는 독일인 기술자 2명과 아프가니스탄인 5명이 탈레반에 납치됐다.

    • ▲ 떠날때처럼 웃으며 돌아오길… 지난 13일 아프가니스탄으로 봉사활동을 떠나기 전 인천공항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경기도 성남시 샘물교회 신도들. 사진 맨 오른쪽이 인솔을 맡은 배형규 목사. /샘물교회 제공

    • 한편, 유수프 아마디(Ahmadi)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위성전화로 AP 통신 등에 “18명의 한국인을 붙잡고 있다”며 “토요일 정오까지 한국군을 철수시키지 않으면 한국인들을 죽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독일 DPA 통신에 “독일과 한국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논의하기 위해 접촉하지 않으면 상황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며, “만약 우리에게 접촉하면 철군시한을 연장해 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서방이 지원하는 하미드 카르자이(Karzai) 정권 붕괴와 외국군 축출, 탈레반 포로의 석방을 목표로 외국인 납치사건을 수시로 저지르고 있다.

      주(駐)아프가니스탄 한국대사관측은 “현재 탈레반 무장세력과 접촉하고 있는 가즈니 주 당국으로부터 탈레반이 체포된 동료대원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조선일보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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