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자원봉사자들의 피랍 사태 이후 급박하게 돌아가던 정세에 일희일비하던 분당샘물교회가 22일 주일을 맞았다. 분당샘물교회 주일예배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드려졌는데 출석하는 교인들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찬양대가 "주님여 이 손을 꼭 잡고 가소서"라고 찬양을 할 때 교인들은 숙연해 졌다. 설교를 맡은 이현주 목사는 “복이 있나니”라는 제목으로 “우리가 아프가니스탄에 있든지, 한국에 있든지 하나님이 함께 하면 복이 있는 자” 이며, “탈레반에 의해 억류되어 있어도 감옥에 있는 요셉에게 함께 한 하나님이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피납자들에게도 함께 한다면 그들은 복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설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정한 복은 심령이 가난해지고, 애통하며, 남을 긍휼히 여기고,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이며, 예수를 위해 핍박을 받고 욕을 먹는 자” 라며 “흑암과 사망의 골짜기에 있는 사건을 통하여 하나님이 영광받기를 소망 한다. 풍전등화 같은 상황을 보면서 애통할 수 밖에 없는 저들, 전쟁, 기아,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자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갖고 떠난 형제자매들의 안전을 위하여 하나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쏟자”며 성도들의 눈물어린 기도를 호소했다. 이어 이목사는 한국교회를 향하여 "얼마 전 100주년 대부흥성회를 맞이하여 상암 월드컵 운동장에서 기도했던 그 열기로 우리 형제들을 위하여 기도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광고시간에 이목사는 배형규 외 자원봉사자 19명이 7월 13일 단기봉사활동을 떠났고, 현지에서 안내인 3명이 합류했다고 보고했다.

지난 21일 오후 미국에서 입국한 박은조 담임목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아프간피랍가족 비상대책위원회가 “박 목사가 언론에 노출될 경우 피랍자들의 신변 보호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만류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 박 목사는 일체 언론에 노출하지 않고 조용한 곳에서 기도하고 있다고 한다.

예배에는 피랍자 가족들이 전원 참석했다. 물론 이들 전부가 샘물교회에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대책 마련을 위해 함께 모여 있는 상황이다. 예배는 평소와 다름없이 진행됐으나 설교 이후 피랍자들을 위한 기도 시간이 되자 성도들은 흐느껴 울기도 했다.

이들은 하나님께서 피랍자들을 구해 주시길, 정부 협상단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지혜롭게 일을 처리하게 해 주시길, 이번 일로 인해 하나님의 이름이 더럽혀지지 않고 오히려 영광을 받도록 해 달라며 기도했다.

한편, 분당샘물교회는 내일부터 매일 저녁 8시 전교인 특별기도회를 드리기로 했다. 교회는 전 교인이 매일 한끼 정도의 금식기도를 하자고 권장하기도 했다.

현재 모든 언론이 분당샘물교회에 집중되어 있다. 비기독교인 네티즌은 비난에 열을 가하기도 하지만 아직 언론은 순수한 봉사활동을 지원하는 교회나 몸을 드리는 봉사자들에게 호의적이다. 아래는 한겨레신문에 실린 박즌조 목사와 샘물교회에 대한 기사이다.

분당 샘물교회 박은조 목사는.    

 

 

 

 


가진것 버리고
신자들 든든한 울타리로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기분이 좋은 사람. 복이 많은 사람. 박은조 목사(53)가 그런 사람이다. 얼굴이 티 한 점 없이 해맑기 때문일까. 그보다는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눠주고 내려놓을 줄 아는 마음이 상대를 편하게 하는지 모른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교차로의 상가 건물에 자리한 샘물교회에선 아이들이 종달새처럼 재잘대는 소리와 엄마들의 대화가 어우러져 싱그럽다. 박 목사가 샘물교회를 개척한 것은 1998년. 박 목사는 원래 서울 논현동 영동교회에서 17년간 일한 담임목사였다.

비우면 채워지는 게 세상 이치던가. 잘 나가는 목사들의 대부분이 ‘규모’의 가치를 추구하며 대형교회를 만들기 위해 매진할 때 그는 교회를 과감히 분가하기 시작했다. 그가 영동교회에 재직 중이던 90년 한영교회, 93년 일원동교회, 94년 서울남교회가 영동교회 신자들을 데리고 차례로 분가했고, 98년엔 마침내 자신이 분당으로 분가했다. 영동교회에서 그렇게 분가한 교회가 무려 8개. 이들이 분가하지 않았더라면 대형교회를 이뤘겠지만 박 목사는 “큰 교회가 큰 사업을 추진할 수 있지만, 공동체성이 사라져 목사와 신자, 신자들끼리 인격적인 교제가 어렵다”며 분가를 단행했다.

공동체를 위한 정신이 반영된 것은 분가만이 아니다. 샘물교회에서 월급을 받는 교역자는 박 목사를 포함해 모두 20명. 이들은 업무에 따른 수당은 다르지만 기본 생활비는 모두 같다. 1인 당 100만원을 기본으로 부모와 아내, 자녀 등 한 가족 당 19만원씩이 추가된다. 직위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부양가족 수를 기준으로 생활비를 받는 것이다.

“대형교회 공동체성 희박”
담임목사 17년동안
교회 8개나 분가시켜

교역자 월급체계도 합리화
장애인 시설·대안학교 추진도

젊은 시절 교회를 다닐 때, 60대 담임목사는 이미 자녀들을 모두 교육시켜 지출이 많지 않은데도 월급을 많이 받고, 부목사는 한창 자녀들 교육비가 많이 들 때인데도 담임목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월급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느낀 그는 영동교회에서 자신이 담임일 때 과감히 이런 생활비 지급 방안을 도입했다. 다른 교역자들의 생활비를 담임목사가 받는 생활비만큼 끌어올리기엔 교회 재정이 감당할 수 없어서, 담임목사 생활비를 깎아야 했다. 그래서 장로들은 “어떻게 많지도 않은 담임목사님의 생활비를 깎느냐”며 반대했지만, 박 목사는 이 제도를 단행했다.

샘물교회는 분당 동원동 1만여 평에 장애인 복지시설과 ‘초·중·고 대안학교’를 짓기로 하고, 현재 교장과 교사를 모집중이다. 박 목사는 이곳 근무자들에게도 이런 월급체계를 적용하고, 학생들의 수업료도 한 가정에서 한 명을 보내든 3명을 보내든 수에 상관 없이 그 가정 수입의 일정부분을 내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샘물교회는 3200여 명의 출석 신자 가운데 30대 이하가 65%, 40대 이하는 80%를 차지한다. 한국에서 가장 젊은 교회 중 하나다.

샘물교회는 장애인들을 방과 후에 돌보는 사랑의학교를 운영하고 북한 동포 돕기에 앞장서는 한민족복지재단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박 목사는 개신교계의 오마이뉴스로 각광 받는 인터넷 신문 <뉴스앤조이>의 발행인도 맡고 있다.

박 목사는 “내가 하는 일은 없고, 난 능력 있는 분들이 일을 잘 하도록 울타리만 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런 비움의 자세가 청소년과 능력자들을 샘물 교회로 모이게 하고 있다. (한겨레신문 22일자)

분당/글·사진 조연현 기자

분당샘물교회는
 
20일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에게 신도 19명이 납치된 것으로 확인된 분당 샘물교회는 박은조 목사가 지난 1998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설립한 교회다.

샘물교회는 대한예수교 장로회 고려신학(예장고신) 소속으로, 박 목사는 샘물교회를 개척하기 전 서울 논현동 서울영동교회에서 17년간 담임목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3월 현재 평균 출석 교인은 성인이 2천700여명, 고등학생 이하의 자녀들이 1천100여명이라고 교회측은 밝히고 있다.

당초 샘물교회는 98년 10월 정자동 상가건물 5층(2천970㎡)을 임대해 운영해오다, 1년전께 현재의 5층짜리 분당타운(정자1동 131의 1, 층당 2천310~3천300㎡)으로 이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샘물교회는 교세가 확장되면서 휘트니스센터 등이 입주한 상가건물이었던 분당타운 1-5층을 차례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1-4층을 사무실과 예배당,교회학교 등으로 사용중이며 5층은 리모델링중이다.

인근 부동산사무소 관계자는 "샘물교회 건물은 대지와 건물을 합쳐 시세가 450억원 정도"라며 "주변에서도 평판이 좋고 교인 수도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기독교 인터넷 신문 '뉴스&조이'와 월간지 '복음과 상황'의 발행인을 맡고 있을 만큼 교계내에서 활동이 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목사는 미국출장중 피랍소식을 교회측으로 전해듣고 급거 귀국중이다. 박 목사는 또 대북지원사업 등을 하는 한민족복지재단의 이사장이며, 피랍된 신도들은 한민족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아프가니스탄 힐라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샘물교회 관계자는 "교인들 모두 신앙심이 깊고 해외 협력봉사활동도 상당히 많이 하고 있다"며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해 봉사활동에 나섰는데 피랍 소식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겨레신문 22일자)

최찬흥 기자 chan@yna.co.kr (성남=연합뉴스)< /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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