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724일 오전 11시 사단법인 하이패밀리(송길원 목사)는 세월호 사고 100일을 맞아 진도 팽목항 등대 앞에 '하늘나라 우체통'을 세웠다. 우체통은 유가족들에게는 슬품과 안타까움과 소망을 담고, 방문객들에게는 유가족이나 슬픔을 당한 이들을 위로하며 격려하고 잊지 않음을 다짐하는 편지를 넣을 수 있다이 구조물이 유가족과 방문객들에게 작은 위로와 소망이 되고 또한 소통의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 하늘나라 우체통에 편지를 부치고 있다.

하늘나라 우체통은 송길원 목사의 해설에 의하면 전체 모양은 노아의 방주로 구원과 함께 새 생명, 새 나라를 행한 열망을 나타낸다. 기억()과 눈물()을 집 모양으로 그려낸 우체함은 치유, 소망, 사랑을 다짐하는 기도하는 두 손이기도 하다. 두 개의 밧줄은 떠난 자와 남은 자의 소통의 끈으로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하나'됨에 대한 다짐이다.

▲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이름들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행사에는 우체통 설치를 하면서 아직도 시신을 찾지못한 10명의 가족들을 위해서, 그리고 유가족들을 위해서, 그리고 국가를 위해서 기도하고 도착한 편지를 낭독하고, 특송하는 시간을 가지고, 편지들을 우체통에 넣는 시간을 가지고 함께 세월호를 기억하자는 리본를 만드는 의식과 사진 촬영을 하였다.

그리고 하늘나라 우체통에 넣은 편지들은 수거되어 답신과 함께 치유를 위한 서간문으로 발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아래는 처음으로 편지를 보낸 희생자 온유양의 부친이 쓴 편지이다.

아빠 엄마 딸로 태어나서 고맙다던 사랑하는 내 딸 온유에게

2014716일 오후 1:52

(양 온유양의 부친께서 하늘나라 우체통에 보내온 첫 편지입니다. 읽다가 울었습니다. 제 마음이 이런데..... 그 가족들의 마음이 오죽할까 생각해 봅니다. 이 코너가 그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장이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해 봅니다. 가족사진도 첨부했습니다.) 

   
▲ 온유양의 가족들

TO: 사랑하는 딸 온유(옹이)에게

지치고 힘든 날에도 가족들에게 천만불짜리 미소를 나누어 주던 온유야!

하늘나라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이랑 잘 지내고 있지~

우리 딸 온유 이름을 불러본지도 벌써 100일 되었구나..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어 안타깝고 아쉽지만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아빠 엄마 딸로 태어나서 고맙다고 했지 ..

아빠 또한 온유가 엄마 아빠 딸로 태어나줘서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모른다.

오늘에야 우리 온유가 왜 온유였는지 생각이 나는구나.

어릴 적 온유가 아빠에게 물었었지 '아빠! 온유는 무슨 뜻이에요?'

아빠는 온유에게 이렇게 대답했단다.

한문으로는 따뜻할 ()’ 부드러울 ()’ 이니까 부드럽고 따뜻한 것은 당연한 거고온유 진짜 뜻은 이거란다.

잘 훈련된 성품과 유익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도록 훈련된 인격을 온유라고 부른다.

온유는 달리 말하면 자기에게 정당한 권리와 힘이 있지만 그 권리와 힘을 사용하지 않으면서양보하고 배려하고 참되 먼저는 신앙과 인격이요. 나중은 실력을 겸비하는 것이란다.

제주도로 수학여행 간다고 너무나 좋아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아르바이트 해서 옷과 가방, 신발 모두 준비 했었지. 여행경비를 10만원 줬더니 많다고 엄마에게 5만원 돌려 줬다는 소리는 늦게 들었다.

수학여행 가기 전 매일 보던 우리 온유 얼굴이 어찌 그리 빛나고 예쁘던지 아빠는 한참을 바보처럼 쳐다봤다. 그게 마지막 모습일지 꿈에도 모른 체 말이지..

 

너를 떠나보내고 찢어지는 가슴과 기나긴 터널 속에서도 감사의 노래를 부르는 것

고난과 시련에 버틸 힘도 없지만 조용한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것

나를 바라보는 모든 이에게 흔들리지 않는 미소를 나누어 주는 것

슬픔 속에서도 원망과 분노를 버리고 온유답게 사는 것

이 모든 것이 우리 온유가 바라는 것 아닐까 싶다.

 

사랑하는 온유야!

친구들과 선생님의 영문 모를 죽음이 잊혀 지지 않도록 이곳 팽목항에 <하늘나라 우체통>이라는 소통의 창구를 연다. 오늘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이어갈게 ... 

보고 싶은 우리 딸 옹아!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2014.7.24.from :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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