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선 이사가 오고, 총장직을 사임하기까지" / 황창기 목사



     오늘도 긍휼이 풍성하신 주님의 은총이 충만하기를 바랍니다. 2003년 4월 1일 우리
학교법인에 교육부 임시[관선]이사가 와서 주의 영광에 손상을 입히고,
주안에서 신실한 성도 여러 분들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그런데 저는 총장으로 재직시 복음병원을 비롯한 대학교와 관련된 문제를 하나님 앞에서
양심에 거리낌없이 처리하려고 안간힘을 다하였습니다. 그 중에 중요한 것은 총장으로서
교단 인사들의 불법 요구들을 받아들이지 않은 점입니다. 이런 것들이 현재의 관선 이사들이
오게 된 직접 또는 간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봅니다. 따라서 그 동안 우리 교단 및 교단 인사들이
무엇을 어떻게 잘못을 했는지 알아야 하고, 의로우신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고 개선하여야 할
것입니다.

저는 특정인들을 병원장과 재정부장에 세트로(짝 지워) 앉혀 달라는 요청을 3번 거절하였습니다.
그 분들은 이미 교육부의 처벌을 2번이나 받았으며, 순환보직 원칙(세칙16조)에도 위배되어
인사위원회에서 부결되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는 이 인사 요구를 안 들어주면 죽인다(내려앉힌다)고 위협하였습니다. 또 병원 부도를
막기 위하여 교비 25억원을 병원에 넘겨주도록 한 이사회의 탈법적 결의에도 따르지 않았습니다.
만일 그 결의대로 교비를 지출하였다면, 총장이 벌금 2천만원과 2년 징역형을 받는 것은 물론,
교직원 봉급도 못 주고, 제 3강의 동 건축도 중단되어 학생 데모로 대학교가 마비될 번 하였습니다. .

관선 이사장이 8명의 회계사로 1개월간 병원을 조사한 후에, 목사 중진교수 등 23명의 확대
보직자 회의에서 천명하였습니다 [5월 8일]. “총 약1,050억원의 빚 중에 그 1/3인 약 350억원은
그 원인을 알 수 없어, 사법당국의 수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기관은 불법, 탈법, 편법, 편의주의가 구조적으로 자리 잡았으니 여러분 회개하시오.”
하고 꾸짖었습니다. 저는 이 불신 이사장의 질타를 만신창이로 포로 된 우리 교단에게 내린
바벨론 왕의 호통이요 또한 ‘사실상 교단의 종언’으로 받아드리고 총장직 2년 반 만에 스스로
사표를 내고 1년간 미국 칼빈대학의 연구교수로 떠납니다.

우리 대학 부속 병원은 교단 이사들이 수 십년 간 직영한 결과, 사정이 악화되어 거의 매일
부도위기에 몰리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부속병원은 1 년 이상 급여를 지급 못하여 전국 최대
임금 채불 사업장이 되고, 의사 및 병원 직원들의 교단 지도자에 대한 환멸과 분노가 극에
도달하였습니다.

병원 노조는 강경투쟁으로 일관하며 교단의 총회 장소도 점령하기 일쑤 였고, 이사회도 다투느라
개회도 못 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자 잦은 분규에 시달리던 의사 교수들이 마침내 교수협의회를
구성하고 인사권 및 경영권까지 요구하는 강경투쟁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때까지는 독자적으로
운영해오던 병원과 신학대학원이 제가 총장취임한지 19개월 만에 새로운 법에 따라 모두
총장체제 아래로 들어 왔습니다. 그렇지만 의사 교수들의 조직적 반항 때문에 병원장 선임도
못하는 처지에서, 인계 인수도 못 받고 교육부가 보낸 관선이사가 와 버렸습니다.

그 동안 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곤욕을 당했습니다. 앞에 이미 언급한 일 외에도 법원 판결상의
병원장이 있어도 제2의 병원장을 세우고는, 각가지 강압 조처로 말할 수 없는 치욕과 모멸을
당하였습니다.

1년 동안에 2번의 교육부감사로, 총장 업무추진비를 따지고, 그 결과가 언론에 폭로 시켜 총장은
물론 교단과 학교의 명예가 짓밟히고, 총장을 병원노조는 교비횡령으로 검찰에 (무혐의 처리됨),
그리고 급여체불로 노동청에 고발하여 총장으로서 여러 번 출두하였습니다.

한 편 이사장과 감사팀장은 총장을 징계 위원회에 넘기며, 대학교직원까지 강제 동원 소집하여
총장을 공개 비난 선동하는 등 노골적 총장 축출을 시도하는 최악의 사태 중에 관선이사가
나왔습니다. 그런 후 엉뚱하게 부산노회에다 총장을 고발하여 목사면직을 꾀하기까지 7개월
동안 30 번 이상의 굴종을 당해야 했습니다.[모두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음]

이 모든 것은 관선 이사장이 발표한 재정비리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실 자기 사람들이
필요한데 총장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한편 저는 현안 문제들을 제시하고
교무위원은 물론 찾아 온 손님들과도 돌아가며 기도하며, 그 분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여
매사를 투명하게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병원 및 교단이 더 이상 부패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불법 또는 탈법적 처리 (인사 이동,
공사 청탁 등)에는 동조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원칙대로 투명하게 일하는 총장을 제거하고,
과거체제로 돌리려는 수구 세력과 맞서는 중에 관선이사가 온 것입니다.

또 교육부 감사지적도 있었지만 올곧은 총장 때문에 1995년에 은밀하게 (?) 체결된 협약서가
원활하게 이행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즉 김해 병원을 위하여 복음병원이 어음 배서 및 입보,
그리고 의료진 파송 등의 탈법적 약정을 계속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문서는 김해 병원을
위하여 총회 대표 1명 (갑)과 병원 관계자 5명 (을)사이에 맺었으나 실정법을 어긴 협약 문서입니다.

또 은급 제 기금을 불법으로 기채하고 그 이자를 ‘진료 전도비’ 명목으로 총회로 지출해 오다가
감사관에게 적발, 큰 망신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수많은 목사들이 자신도 모르고 연루 된 이
불법 사태도 총장때문에 차단된 것입니다. 이토록 만신창이가 되었으니 교육부도 이제 감독
책임상 관선이사를 내 보내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이 이러한데도 2003년도 총회는 ’계파 싸움’ 때문이라며 직전 이사들에게만 (감사는 제외)
그 책임을 물어 ‘몸통’은 그냥 두고 ’깃털’만 치고 말았습니다. ‘계파 싸움 때문’이란 말은 우선
조용하기만을 바라는 관료들의 견해입니다. 그러나 관선이사가 온 이유는 불법기채 때문이라고
교육부 공문에서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계파싸움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본질을
숨기고, 양심을 속이는 처사입니다.

우리의 살길은 먼저 불법 기채 현황과 원인을 밝히고 관련자들이 처벌을 받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 공멸하고야 말 것입니다. 우선 에스라[9:7], 느헤이야[9:34,35]와 같이
선배들을 포함한 모든 지도자 및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여 달라고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주다해 [AD]2003년 6월 미국으로 떠나기 앞서
[전] 고신대학교 총장 황 창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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