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솔자 임현주씨 오빠 “통역 필요하다고 급히 돌아가더니”

“3년 만에 귀국했을 때 붙잡아 두는 건데…”

   
▲ 현지 인솔자로 알려진 임현주씨
“봉사단이 아프가니스탄에 도착하기 전에 다시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이럴 줄 알았으면 좀더 붙잡아 둘 걸 그랬어요.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한국인 중 현지 인솔자로 알려진 임현주(여·32)씨의 오빠 임철(34)씨는 23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3년 만에 귀국한 동생을 붙잡지 못한 것이 내내 한스럽다”고 말했다.아프가니스탄에서 3년째 의료봉사를 해온 현주씨는 지난 6월 처음으로 일시 귀국했었다.

양팔이 없는 10대 소년과 치아가 없는 30대 여성과 함께였다. 현지에서는 수술이 어려웠던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었다. 현주씨는 후원자를 찾아 이들이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현주씨는 오랜만에 귀국했으니 9월 초까지 한국에 머물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민족복지재단 봉사단 20명이 간다는 소식을 듣고 현주씨는 7월 3일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났다.“봉사단이 도착(13일)하기 전에 미리 들어가야 한다고, 자기가 없으면 말이 통하지 않아 힘들 거라며….”

서울에서 수술 받는 2명의 통역을 돕느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부모님과는 3일만 같이 지내고 난 뒤였다.현주씨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다 3년 전 의료전문 봉사단체인 ANF(All Nations’ Friendship)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갔다. 3남1녀 중 셋째로, 하나 밖에 없는 딸이었기에 부모 반대가 심했지만, 현주씨는 그간 모은 3000만원을 부모님께 드리고 ‘빈 손으로’ 출국했다.

오빠 철씨는 “눈물이 많은 여동생은 평소 남 돕기를 좋아하고 자신의 꿈을 잃지 않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주씨는 전문대 간호학과에 입학하기 전, 여상을 나와 보험회사를 몇 개월 다녔다. 어릴 적 꿈 ‘간호사’가 되기 위한 학비를 모으기 위해서였다.

“20일 소식을 접하고 차마 부모님께 연락을 못 드렸어요.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몰라서…. 다음날 오전, 큰 맘 먹고 부모님께 말씀 드렸을 때 전화선을 타고 들려오던 울음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해요.” (조선닷컴제공 김우성 기자 raharu@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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