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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대와 고려신학대학원의 캠퍼스 통합 논의에 붙여

모든 고신인들이 이번 논의에 참여토록 해야

지금 고신대학교의 구주조정과 캠퍼스 통합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너무나 중요한 일이 너무 짧은 기간을 두고 진행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이미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2년 전 총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안이 나왔을 때에라도 그 안을 받아 고신대의 장래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더라면 좋았을 것인데 그리되지 못한 것이 새삼 아쉽다.

그러나 우리의 이런 우려나 아쉬움에 관계없이 총회의 지도부는 이번 총회 때에는 뭔가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대학 학과의 구조조정은 뒤로하고 캠퍼스 통합을 중심으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일의 선우가 뒤바뀌고 있어 안타까우나 우리는 일단 캠퍼스 통합문제는 고신의 역사적인 문제이므로 총회산하 교회들에 널리 알려 모든 고신인들이 함께 기도하며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기를 요청한다. 현재 논의하고 있는 내용을 소책자로나 문서로 만들어 각 교회에 보내 온 교회들이 기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

논의되고 있는 세 가지 방안들은, 첫째 천안캠퍼스를 정리하여 영도캠퍼스로 통합하자는 안과 둘째는 그 반대로 영도캠퍼스를 정리하여 천안캠퍼스로 통합하자는 안, 그리고 셋째는 두 캠퍼스를 정리하여 제3의 장소로 이전하자는 안이다. 이에 우리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내용들을 널리 알림과 동시에 이 논의에 적극 참여한다는 취지로 우리의 의견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는 바이다.

 

역사를 바로 잡는 혁명적 방안부터 먼저 논의했으면

우리는 먼저 위 세 가지 안들을 뛰어넘어 "대학과 병원을 정리하고 신대원만 운영한다"는 혁명적인 방안부터 한 번 검토해보자고 제안하는 바이다. 다른 글들에서 그리고 지난 사설에서 이미 언급한 바대로 고신의 역사를 보면 주객이 전도되거나 우선순위가 뒤바뀌는 일들이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가운데 게속 진행돼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흐름은 일종의 세속화요 타락이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이런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는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근본적인 검토를 해보아야 한다.

고려신학교의 예과과정으로 시작했던 고신대가 지금은 갑()이 되고 신대원은 을()이 되었다. 또 구호병원으로 시작했던 복음병원이 지금은 대학의 부속병원이 되었을 뿐 아니라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사업체처럼 돼버렸다. 그리고 고신대학교가 학생모집의 어려움이란 현실에 밀려 입학생 신급제한 정책까지 포기함으로써 기독교 대학으로서의 정체성마저 희미해져버렸다.

특히 역사적으로 보면 고려신학교 대학부를 정식 대학으로 인가받는 문제로 총회 지도자들이 찬반으로 나누어져 갈등하는 중에 일부 지도자들이 사조이사회를 만들어 불법적으로 대학인가를 취득하였는데, 이는 고신교회가 정체성을 잃고 현실주의에 굴복한 첫 번째 역사적 사건이었다. 이어 의예과를 신설하기 위해 역시 소수의 관계자들이 총회의 허락도 없이 고려신학대학을 일반대학으로 전환시켰던 일은 고신교회가 역시 현실에 굴복한 두 번째 사건이었다.

이후 "고신정신"이란 고신인들의 한갓 자위(自慰)적 수사에 지나지 않은 공허한 정신으로 추락하기 시작하였고, 급기야 근년에는 학교법인 고려학원에 관선이사가 파견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불신 이사장으로부터 고신은 총체적으로 부패했다는 지적과 함께 "회개해야 한다"는 설교(?)까지 들어야 했었다. 이런 과거를 가진 우리가 학교법인에 대해 근본적인 논의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하면 영원히 그 실수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이 말은 유대인들의 학살 현장인 아우슈비츠의 기념관 벽에 붙어있는 금언이다. 고신은 이런 말을 명심해야 할 역사적인 시점에 있다. 우리는 그동안 복음병원 문제로 얼마나 많은 갈등과 고통을 겪었는지 모른다. 책상 밑에서는 이권을 둘러싼 어두운 거래들이 자행되었고, 총회석상에서는 노골적인 계파싸움이 벌어졌었다. 노동조합원들의 데모와 투쟁은 때로 병원을 초토화시키는 데까지 이르게 만들기도 하였었다.

1988년도에는 의예과 학생들이 총장을 총장실에 감금하고 기물을 파손하며 밖에서는 노제(路祭)를 지내는 등으로 데모를 했던 일 때문에 "고신에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총회가 대학과 병원을 직영하지 말고 매각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적이 있다. 그리고 김해복음병원 문제로 엄청난 어려움을 겪을 때도 "과연 교회가 학교와 병원을 직영할 수 있는가?"라며 근본적인 반성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그러나 사태가 가라앉으면 이런 여론도 잠잠해지는 현상이 반복돼왔다. 곧 지난 역사에서 아무것도 배우거나 고치지 못하고 잘못을 반복하며 여기까지 온 것이다.

지금은 고신교회가 지난 역사를 바로 잡아 새롭게 시작해볼 수 있는 기회다. 비록 혁명적인 결단이 필요한 일이지만 고신대학교를 포기하고 신대원만 운영하든지 아니면 병원만이라도 정리하고 새로 시작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세간에는 만약 고신교단이 고신대학교(병원 포함)를 매각(?)한다면 이를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대학들이 있다는 말들이 돌고 있다. 또 어떤 건설회사는 영도 캠퍼스를 일천억 원이 넘는 가격으로 인수하려 한다는 말도 들린다. 유언비어 수준의 소문인지는 모르나 고신교회가 정리하기로 결정하면 매각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사료된다.

 

이것이 안 된다면 영도캠퍼스를 정리하고 수도권으로 통합이라도 하자

대학을 포기하거나 병원을 포기하는 일이 어렵다면 영도캠퍼스를 정리하여 천안캠퍼스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자. 앞에서 대학을 포기하자는 주장이 고신역사를 바로 세울 수 있는 혁명적인 방법이라면 영도캠퍼스의 수도권 이전은 혁명적인 정도는 아니더라도 고신의 역사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매우 합리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렇게 될 경우 고신대학교뿐 아니라 고신교회가 발전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훌륭한 결과가 오게 될 것이다.

우리는 머잖아 도래할 통일시대를 바라보며 살고 있다. 학교가 부산에 치우쳐 있다는 것은 현재도 그렇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더욱 불리하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고신대학교를 수도권으로 옮길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고 본다. 대학이 수도권으로 올라오면 당장 학생모집에 크게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

보통은 수도권에서 신설 대학 인가를 받거나 지방에 있는 대학이 수도권으로 이전하려 할 때는 정부의 여러 가지 규제 때문에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고신은 천안에 캠퍼스가 있으니 대학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통합 이전이 가능하다. 그러니 고신대학교로서는 앞으로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도 할 수 있다. 왜 이런 기회를 포기한단 말인가?

고려신학대학원을 영도캠퍼스로 옮기자는 것은 역사의 역주행을 주장하는 일이다. 고신교회는 초기부터 고려신학교를 수도권으로 옮기자는 것이 가장 큰 숙원사업이었다. 이 일로 총회가 모일 때마다 30여년 동안 의논하고, 결의하고, 재확인해 오다가 1998년도에야 겨우 성사되었다. 그런데 이제 다시 부산으로 내려가자는 말인가? 그리고 대학의 어려움 때문에 고려신학대학원 운영의 우선순위를 포기해야 한단 말인가? 신학교가 대학에 포함되고 나면 대학의 한 인문학과로 전락한 구미의 신학교들처럼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는가?

 

위기는 기회

사람들은 위가가 곧 기회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렇다. 위기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지금 고신은 총회산하의 가장 중요한 기관인 고신대가 위기를 당하고 있다. 그리고 이 위기는 단순히 고신대만의 위기가 아니라 바로 고신교회의 위기이다. 하지만 이 위기에 잘 대체만 하면 고신교회는 근본을 찾아 새로운 역사를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때가 바로 그 때이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통일이 이루어지면 통일한국의 복음화를 위한 터전을 확실하게 마련할 수 있다. 소의를 버리고 대의를 찾아 결단함으로써 고신의 역사를 새롭게 일구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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