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서경석 목사, 이랜드 사측 옹호하고 나서

기독교사회책임의 서경석 목사가 최근 비정규직 문제로 비판의 도마위에 오른 이랜드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서 목사는 2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랜드가 매도되는 현실을 보면서 매우 안타까웠다"며 "기독교인이 올바른 경제관, 기업관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독자들이 내가 하는 말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말을 이어갔다.
 
서 목사는 "이번 사태는 비정규직 법에서 비정규직을 2년 이상 고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면서 이미  예견된 일이었는데 <이랜드>가 대표적으로 걸린 셈이 되었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비정규직을 무조건 차별당하는 사회적 약자로 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개인 여건상 자발적으로 택한 사람들도 많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비정규직이 갑자기 많아진 이유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강력하게 임금인상투쟁을 한 결과 임금이 너무 상승해서 기업이 도저히 견딜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라며 비정규직 문제를 정규직 노동자들탓으로 돌렸다.
 
서 목사는 "기업인의 가장 기본적인 사회공헌은 흑자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그래야 세금도 내고 고용 창출도 하고 이익의 사회환원도 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그래서 이랜드가 이윤극대화를 위해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을 보호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은 옳은 주장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 홈에버 상암점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랜드 노조원들     ©뉴스 파워 자료사진


 
또한 서 목사는 "이랜드가 법을 위반했거나 환경을 오염시키다가 발각되었거나 세금을 포탈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그런데 법의 허용 범위 내에서  임금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 것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서 목사는 "이번에 이랜드 문제가 불거지게 된 것은 이랜드가 기독교 기업이라는 이유로 민주노총의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나는 이랜드가 민주노총의 공세에 밀리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랜드를 적극 두둔했다.
 
서 목사는 이랜드의 행태를 비판하고 있는 일부 기독교계에 대해서도 "교회가 생각 없이 민주노총의 주장에 끌려다니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서경석 목사의 글 전문.
 
도대체 <이랜드>가 무엇을 잘못했는가?
                        

요즈음 기독교 안에서 <이랜드>가 과연 기독교 기업으로 바람직했는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기독교기업이라면 당연히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일에 앞장서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랜드>가 매도되는 현실을 보면서 나는 매우 안타까웠다. 이랜드가 잘못했다고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생각을 말하려고 하니 주위에서 극구 만류했다. 나의 진의가 잘 전달되지 않은 채로 무조건 이랜드를 옹호하는 사람으로 매도되어 내가 하는 다른 일조차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고심 끝에 말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젊은 시절에 좌파였다. 그리고 다음에는 산업선교 활동을 하면서 노동자를 착취하는 기업과 싸웠다. 산업선교 활동을 하다가 YH사건과 동일방직사건으로 두 번이나 노동자와 함께 감옥에 갔었다. 그리고 민주화된 후에는 경실련을 창립해서 경제정의실현 운동에 앞장서서 당시의 재벌과 비타협적으로 맞섰다. 내가 이렇게 나의 전력을 밝히는 이유는 내가 <이랜드>를 옹호하기 위해서, 부자를 옹호하기 위해서, 혹은 기독교기업을 옹호하기 위해서 말하려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기독교인이 올바른 경제관, 기업관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독자들이 내가 하는 말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비정규직 법에서 비정규직을 2년 이상 고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면서 이미  예견된 일이었는데 <이랜드>가 대표적으로 걸린 셈이 되었다. 2년 후에는 의무적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해야 한다면 기업은 기업의 사정에 따라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거나, 구조조정을 해서 재고용 계약을 안 하거나, 혹은 아웃소싱을 해서 하도급 회사에 고용승계를 하게 하거나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이 법이 거꾸로 해고를 재촉하는 결과를 빚게 되었다. 그래서 이 법은 없는 것보다 못한 법이 되었다. 도대체 고용안정이나 임금상승은 시장의 압력으로 되어야지, 법으로 강제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그런데 비정규직을 무조건 차별당하는 사회적 약자로 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 비정규직에는 몇 시간 밖에 일할 수 없는 처지여서 자발적으로 비정규직을 택한 사람들도 많다. 다시 말하면 비정규직은 고용의 한 형태다. 그런데 한국에서 비정규직이 갑자기 많아진 이유는 정규직노동자들이 강력하게 임금인상투쟁을 한 결과 임금이 너무 상승해서 기업이 도저히 견딜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은 살기 위해 비정규직의 수를 늘리게 되었다.  이렇게 기업현실을 도외시한 정규직 노동자들의 집단이기주의적 투쟁이 비정규직 증가의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비정규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정규직의 양보가 함께 있어야 한다. 물론 기업 중에는 정규직을 고용할 여력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이윤극대화를 위해 비정규직을 고용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점이 비정규직 증가의 주된 원인은 아니다.   
 
비정규직은 사회적 약자이므로 무조건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대부분의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그리고 기업들은 신규고용을 피하게 되어 그 결과 청년실업이 크게 증가한다. 그래서 사회적 약자를 생각할 때는 비정규직 보다 비정규직조차 되지 못한 실업자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이랜드가 이윤극대화를 위해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을 보호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은 옳은 주장이 아니다. 기업인의 가장 기본적인 사회공헌은 흑자기업이 되는 것이다. 그래야 세금도 내고 고용창출도 하고 이익의 사회 환원도 한다. 우리는 지난번 대우가 공중분해 되고 IMF위기로 수많은 기업이 도산당할 때 기업이 망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사회에 이익을 주는가를 뼈저리게 체험한 바 있다. 그래서 기업주는 회사 사정이 좋지 않을 때 당연히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임금부담을 줄이는 노력을 열심히 해야 한다. 그리고 교회는 이러한 노력을 매도하면 안 된다.
 
성경에서 말하는 경제정의를 그대로 현실에 대입시켜 기독교기업을 압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의 목표임이 분명하지만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은 우리의 현실 속에서 찾아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기독교 기업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나는 이랜드 회사의 세세한 경영내막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이랜드가 특별히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이랜드는 비정규직의 생존권을 마구 박탈한 것이 아니었다. 오래된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고, 회사 사정 때문에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없는 사람은 하도급업체의 정규직이 되게 해서 고용을 승계하고 임금을 25% 인상시켰다. 그리고 회사의 사정이 좋아지면 다시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이랜드가 문제가 많은 홈에버와 뉴코아를 인수하게 되면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이랜드가 재력이 튼튼해서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도 견딜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다고 해서 이랜드가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

  
이랜드가 법을 위반했거나 환경을 오염시키다가 발각되었거나 세금을 포탈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법의 허용범위 내에서 임금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 것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이랜드는 사회복지를 위해 무척이나 애를 써온 기업이다. 이랜드가 130억의 십일조를 낸 것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이랜드가 130억을 빈곤층을 위해 쓸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데 써야 한다는 주장이야말로 노조의 극단적인 집단이기주의의 표출이다. 기업이 자기들끼리만 잘 살려고 하지 않고 더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기독교적인 태도다. 다만 기독교인 기업주는 돈을 벌더라도 그 돈이 자기 것이 아니라 다 하나님의 것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런데 박 회장은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검소하게 사는 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 이랜드 문제가 불거지게 된 것은 이랜드가 기독교 기업이라는 이유로 민주노총의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기독교 기업은 윤리적인 비난에 약할 수 있기 때문에 민주노총이 이점을 십분 이용한 것이다. 그래서 민주노총은 이번 기회에 비정규직을 없앨 생각으로 비정규직은 잘못된 것이라는 인식확산을 위해 이랜드를 집중공격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랜드가 민주노총의 공세에 밀리지 않기를 바란다. 이랜드는 후퇴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그렇게 했을 때 살아남지 못하는 기업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 살아남지 못하는 기업들을 위해서 이랜드는 민주노총의 공세에 밀리면 안 된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자동차회사가 항상 노조에 끌려 다니면서 타협하는 바람에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바람직한 정착에 큰 악영향을 끼쳐 왔는데 이랜드가 그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교회가 생각 없이 민주노총의 주장에 끌려 다니면 안 된다. 이랜드를 향해 ‘이랜드가 기독교기업이기 때문에 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사회적 약자 보호를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라고 말하면 안 된다. 그것은 실업을 증대시키고 경제를 망하게 하는 길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양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어떤 사람은 이랜드가 “기독교 기업임을 내놓고 밝힌 것이 문제”였다고 말한다. 그렇게 한 이상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라면 차라리 기독교 기업임을 자처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 말에 일리가 없지는 않다. 이번이랜드 사태가 선교에 부담을 준 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생각에 동의하지 못한다. 우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 것이 옳다는 사고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다. 이 생각은 고용을 감소시킨다. 해고가 쉬워야 고용도 증대되기 때문이다. 또 보다 많은 크리스챤  기업인들이 힘들더라도 자기 기업이 기독교 기업임을 공표하고 기독교 기업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분투하는 것이 훨씬 더 옳은 태도다.

기독교기업에게 높은 기준을 요구하면 이랜드까지는 살아남겠지만 대부분의 다른 기독교 기업은 살아남지 못한다. 높은 기준을 지킬 수 있는가의 여부는 신앙보다 경제형편에 의해 결정되기 마련이다. 기독교기업도 얼마든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살아남기 위해 임금부담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얼마든지 올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지 않으면 기독교기업의 윤리적 기준을 지키지 못한 것이라는 주장은 정말로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이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자 한다. 이랜드에 쉽게 돌을 던지는 것은 노동자의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집단이기주의와 떼쓰기의 편에 서는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뉴코아와 홈에버가 경영형편이 좋은 데도 정규직화를 하지 않았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랜드의 주장대로 경영형편이 완전 정규직화를 뒷받침할 수 없는 처지라면 교회는 이랜드에 돌을 던져서는 안 된다.  

(뉴스파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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