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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특별대책위원회 결의에 대한 논평고려신학대학원의 영도캠퍼스 통합은 안 된다.

고신대 구조조정을 위한 총회특별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라 함)는 활동을 시작한지 한 달 15일 만인 지난 826일에 대전 총회선교센터에 모여 고려신학대학원의 천안캠퍼스를 팔아 영도캠퍼스로 통합하자는 안을 채택하고 이를 총회에 제출키로 결의하였다고 한다.

 

간절히 기도하며 더욱 치열하게 논의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우리 고신인들 모두, 특히 총회 총대들은 아무도 빠지지 말고 고려신학대학원과 고신대, 그리고 복음병원의 미래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며 이 문제에 대해 심사숙고해 줄 것을 요청한다. 대책위가 나름대로 심사숙고하여 결정했겠지만 이 안에 대한 반대와 반발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며 아마 이제부터 논의가 본격적으로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 총회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 동안이라도 치열하게 논의하며 하나님의 뜻을 찾아야 한다.

출옥성도들은 신앙과 생활의 순결을 부르짖으며 개혁주의 신학의 정립과 개혁주의 교회건설을 위해 고려신학교를 설립하였다. 그리고 우리 선배들은 30여년 이상 고려신학교의 수도권 이전을 위해 의논하다가 1998년에야 천안캠퍼스를 마련하여 숙원사업을 이루었다. 그런데 이제는 다시 부산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현실적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과연 고신대학교의 모체인 고려신학대학원이 존립 자체가 불안한 고신대 캠퍼스로 들어가야 할 것인가? 매우 착잡하고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코닷은 이 문제에 대해 작년부터 꾸준히 토론을 일으키며 의견을 제시해왔다. 신학적 우선순위와 지난 역사에 대한 반성, 그리고 고신교회의 개혁이라는 안목으로 이 문제를 연구하며 살펴보았다. 그러나 대책위의 이번 결정은 우리가 제출했던 주장들과는 다르게 매우 단기적인 견해와 주로 경제적인 안목만으로 이루어진 것 같아 심히 아쉬운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논평한다.

 

첫째는 이번 결정에 신앙적 신학적 검토가 결여돼 있다.

교회는 신앙공동체이다. 그러므로 교회가 어떤 사안을 논의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작업은 신학적인 검토다. 그런데 우리는 고신의 역사에서 중대한 결정을 할 때마다 진지한 신학적인 검토 없이 단행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고려신학교 대학부를 대학으로 인가받으려 할 때도 실무진들이 사조이사회까지 만들어서 이를 진행하였고, 일각에서 고려신학대학에 의예과 설치인가를 받으려 할 때 총회가 이를 바꾸지 않도록 결의하였으나 이도 역시 실무자들이 총회결의를 무시하고 고신대학(일반 대학으로 전환)으로 변경해버렸다.

이후 교회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학과들을 증설하면서도 과연 교회가 일반 대학을 직영할 수 있는가에 대해 한 번도 신학적인 논의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복음병원도 마찬가지다. 복음병원을 총회 직영으로 전환할 때도 과연 교회가 구호병원이 아닌 일반 병원을 직영할 수 있느냐가에 대해서도 검토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우리는 제대로 된 신학적 논의 한 번 해보지 못하고 현실에 밀려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그러다가 병원이나 대학에 무슨 사태가 발생하면 그때에야 교회가 일반 대학을 직영할 수 있느냐며 문제를 제기하다가도 사태가 가라앉으면 다시 조용해져버리는 일이 반복돼왔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이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검토한 후에 고신대학교의 구조조정을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총회가 대책위의 안을 받기 전에 대학과 병원이 각각 교회 직영의 필요성이나 신학적 정당성을 소명하도록 하고, 그 내용에 맞게 구조조정안을 내도록 할 수 있다. 그리고 연구결과 신학적 정당성이 분명치 않다면 고신대와 병원의 직영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둘째로 대책위의 결의는 신학교육의 우선순위를 간과하였다.

고신교회에서는 고려신학대학원이 최우선순위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본래 고신이란 말은 고려신학교의 줄인 말이다. 곧 고려신학교가 있음으로 고신교회가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고려신학대학원을 고신의 심장부라고 일컬어왔다. 그런데 대책위의 결정은 이 우선순위를 뒤집고 있다. 곧 대학을 살리기 위해 신학대학원의 구조조정을 먼저 시작한 것이다.

관계자들 중에는 신대원이 대학에 속해 있고 어차피 같은 운명체이기 때문에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대학과 신대원이 캠퍼스를 합하면 당장 신학부 교수들의 수를 줄일 수 있고, 여기다 천안캠퍼스 관리 및 운영비를 제외시키면 매년 수십 억 원의 재정을 아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이런 주장들은 신학교육의 우선순위를 완전히 배제한 잘못된 경제논리에서 나온 것들이다.

위기를 당하면 우선순위부터 먼저 확인해야 하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확보하거나 구출해야 한다. 이것은 어떤 상황에서나 또 어떤 기관이나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대학이 존립 위기에 있고 미래가 어둡고 불투명하다면 우리는 당연히 신대원을 구출할 방안부터 먼저 강구해야 함이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닌가? 그런데 오히려 천안캠퍼스를 팔아 신대원을 대학 캠퍼스에 통합시킨다니 이는 우선순위를 완전히 뒤집는 처사라고 아니할 수 없다.

 

셋째는 대책위의 결정은 역사를 역주행하는 일이다.

그 동안 수없이 언급하였지만 신학교 수도권 이전은 과거에 고신총회의 숙원사업이었다. 고신의 초기부터 이 문제는 고신총회의 가장 중요한 이슈였고, 거의 매년 총회에서 이를 거론하고 논의했던 일이다. 그러는 중에 수도권에서는 서울 고려신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일까지 했다. 그리고 신학교 수도권 이전결의를 반복하다가 40여년이 지나서야 이 일에 대한 구체적인 결정이 났었다.

그러나 그런 후에도 천안에 부지를 마련하고 건축을 하는 과정도 매우 어렵고 힘들게 진행되었다. 연약한 고신교회들이 피땀을 흘리며 헌금하고 목사 장로들은 한 달 치의 사례금을 바치는 등의 정성을 모아 겨우 건축을 마쳤지만 그후 건축부채를 변제하느라고 또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모른다.

이런 과정을 거쳐 1998년에야 천안 시대가 시작되었는데, 이제 15년 만에 다시 내려가자고 주장하니 이것이 역사의 역주행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더욱이 미래를 생각해 보라. 개혁주의 신학의 본산으로 자처하는 고려신학대학원을 한국의 최남단에 두고서 어떻게 개혁주의 대한교회 건설과 개혁주의 세계교회 건설을 외친단 말인가?

좁은 땅에서 지역이 무슨 큰 문제가 되느냐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를 보면 지정학적인 요인들이 얼마나 많은 다른 결과들을 가져왔던가를 확인할 수가 있다. 만약 해방 직후 고신의 설립자인 한상동 목사가 서울에서 신학교를 하자.”며 소매를 붙잡고 강청했던 분들의 말을 들었더라면 개혁주의 대한교회 건설과 개혁주의 세계교회 건설의 비전은 하나의 구호나 환상으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넷째로 대책위의 결정은 경제논리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교회가 타락하는 가장 큰 요인은 세속주의이다. 세속주의는 바로 맘몬이즘과 현실주의이다. 곧 세속주의는 돈과 재물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보이지 않은 영적 세계를 부정하고 눈앞에 보이는 현실을 가장 중시하는 사상이다. 오늘날은 교회마저 이 세속주의에 심각하게 경도돼있다. 우리는 이번 대책위의 결정 과정에도 결국 이런 세속주의적인 생각들이 주로 작용했다는 사실이 나타나고 있어 착잡한 마음이다.

이미 앞에서 언급한 신학적인 관점에 따른 우선순위나 우선적인 가치보다 당장 대학을 유지발전시켜야 한다는 현실적인 당위성에 중심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이번 결정을 위해 컨설팅 회사에 의뢰하여 도움을 받았는데, 회사는 철저하게 경제중심의 경영논리를 따라 컨설팅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교회가 이들이 주는 정보에 의존하면 당연히 현실적인 경제논리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단지 경제논리나 현실성을 가지고 판단하라면 꼭 컨설팅을 받을 필요도 없다.

영도캠퍼스를 매각하기보다 비교적 덩치가 작은 천안캠퍼스를 정리하는 것이 쉽고, 덩치 큰 대학을 옮기는 것보다는 작은 덩치의 신학대학원을 옮기는 것이 쉽다는 결론은 누구나 내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고신대의 교수들이나 직원들 거의 모두가 부산에 소재한 교회들에 소속돼 있으므로 영도캠퍼스를 천안으로 옮길 경우 심각한 저항이 예상된다는 것 등도 현실이므로 현실주의로 판단하면 역시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그러나 교회는 사람들의 상식을 따르는 집단이 아니다. 하나님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구하는 공동체요, 경제적 논리가 아닌 신앙적 논리를 따르는 영적 집단이다. 만일 우리가 세속주의적인 가치관으로 말한다면 핍박을 받으면서도 신앙을 지킨 신자들은 어리석고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모세는 애급 궁전의 모든 부귀영화를 포기하고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 받기를 즐거워하였는데, 당시 사람들이 보기엔 정말 어리석은 선택을 한 사람이 아니었겠는가.

 

다섯째는 대책위가 일의 순서에도 크게 잘못하고 있다.

이번 대책위는 고신대의 구조조정을 위한 특별대책위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고신대로부터 학교의 미래 전망에 따른 항구적인 존립방안과 구체적인 구조조정안을 받아 그것을 면밀히 검토하고 그 결과에 따라 총회가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것이 순서다. 곧 고신총회를 자본주라고 비유한다면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체가 가진 영업의 목적과 비전, 그리고 사업계획 등부터 살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절차가 아니겠는가?

만약 대학이 제출한 구조조정안을 검토한 결과 그것이 합당하게 여겨지고, 또 그것을 시행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고신총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그런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인지를 의논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 그런데 대책위는 일을 완전히 거꾸로 하고 있다. 구조조정안을 확정하기도 전에 캠퍼스통합을 먼저 결정하고 거기서 나온 재정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라는 식으로 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우리는 대학이 어떻게 구조조정을 할 것인가를 대책위에 대략적으로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대학측에서 보고한 구조조정안은 우리가 보기엔 조정안이 아니라 희망사항이다. 예를 들어 고신대측은 한 학년에 800명의 학생을 충원하는 것을 전제로 조정안을 만든 것으로 아는데, 만약 고신대가 한해에 800명의 학생을 모집할 수 있고 또 이 정도의 학생충원률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사실상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작은 규모의 대학이라면 학생수가 대략 3천명을 넘으면 자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소한의 구조조정으로 존립이 가능하기만 하다면 총회는 무리하게 캠퍼스 매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오히려 고려신학대학원의 재산은 보존할 겸 동시에 신학교의 독립성도 제고시켜 나가다가 앞으로 완전히 독립된 학교로 재설립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우리는 차제에 고신대의 구조조정안과 마찬가지로 신대원에서는 신학교의 독립에 대한 방안을 연구 검토하고 구체화하여 이를 총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단설대학원 인가를 받는 방법이든 아님 이미 인가된 대학원대학교와 합병을 하는 방법이든 구체적인 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것도 일종의 구조조정안이다. 이런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독립할 수 있느니 없느니하는 토론으로만 세월을 보내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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