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현실적인 방안

▲ 옥수석 목사 거제교회담임 전고려학원감사

고신대학교 미래를 위한 특별대책위원회가 지난 826일 대전 고신세계선교센터에서, ‘천안 고려신학대학원 캠퍼스를 매각하고 고려신학대학원을 영도 캠퍼스로 이전하는 방안을 결의하였고 이를 제64회 정기총회에 보고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 동안 두 번의 공청회와 한 번의 연속토론회를 통하여 제기되었던 세 가지 방안 가운데 비교적 현실적인 안이 결의가 된 것이다.

현재 고신대학교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구조조정이다. 2018년부터 대입정원이 고교졸업생을 초과하는 역전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견하는 가운데, 수 년 내에 고신대학교가 스스로 구조조정을 해내지 못하면 결국 국가나 타의에 의하여 퇴출의 위기에 처하게 될 상황이기 때문에, 예상보다 신속하게 결의안이 채택된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2011년 제61회 정기총회가 결의한 고신대학교 문제가 2년 동안 대책 없이 허송세월하였는데, 63회 정기총회의 결의에 따라 특별대책위원회가 구성되고 이런 결의안까지 나오게 되었음을 늦게나마 다행으로 생각하고 감사하는 바이다.

금번 특별대책위원회가 결의한 안은 세 가지 안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고신대학교를 구조 조정하고 영도 캠퍼스를 팔아 천안으로 통합한다는 안이나, 양 캠퍼스를 다 팔아 제3의 장소로 캠퍼스를 이전한다는 방안은 실현 불가능한 안들이다. 구조조정을 하려면 당장 필요한 것이 교직원들의 퇴직금인데 무슨 재원으로 그 돈을 마련하며, 또한 두 캠퍼스를 팔아 제3의 장소로 옮긴다는 것은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방안이다. 언제 두 캠퍼스를 매각하며, 언제 땅을 사며, 언제 캠퍼스를 지으며, 언제 학교를 옮길 것인가? 이런 안이 세 가지 안 가운데 들어있었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이 최선의 방안일까?

이번에 조직된 위원회는 이름이 고신대학교 미래를 위한 특별대책위원회이기 때문에, 고신대학교의 미래를 위하여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결의하였다고 보여 진다. 그러나 과연 이번 안이 우리 고신교단의 미래를 위하여는 가장 합리적이고 최선의 방안이 될까?’ 하는 질문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대책을 세워야 할 그 미래는 고신대학교의 미래인가, 아니면 고신 교단의 미래인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이다.

오늘날 우리 교단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과제는 교단의 영적 지도자를 양성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훌륭한 영적 지도자(목회자)를 양성해 내지 못하면 우리 교단의 미래는 정말 희망이 없다. 과거 우리 교단에는 훌륭한 영적 지도자들이 많이 계셨기에 한국교회가 우러러보고 존경하였었지만, 시대가 가면 갈수록 그런 지도자들이 계속 배출되지 못하였기에 지금 우리 교단은 점점 약해져 왔고 영향력도 더욱 잃어왔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장차 우리 교단의 사활과 부흥과 미래는 영적 지도자 양성에 있다고 감히 주장하는 바이다.

그렇다면 우리 교단을 위한 가장 최선의 방안이 무엇일까? 본인은 이제는 고신대학교와 복음병원의 경영권을 다른 기독교 학교기관에 양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주장은 고신대학교나 복음병원의 대부분의 교직원들과 그의 가족들에게 온갖 비난과 책망을 들을 일이지만, 누군가 한번은 이런 방안을 말해야 하며, 이것이 설령 결정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반드시 한번은 연구되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왜 이 방안이 연구되어야만 할까?

 

(1) 우리의 힘으로 구조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문제는 우리 총회가 결의하여 지난 수 년 동안 학교 당국에 지시했던 내용이다. 그러나 전혀 시행되지를 못했다. 고신대학교 내에 구조조정을 위한 TF팀을 구성하기도 하였지만,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여 이사회나 총회에 보고한 적이 없었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그마만큼 구조조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같은 공동체 내에서 누가 누구를 조정하며 퇴직하라고 요구할 것인가? 또한 고신대학교와 복음병원 교직원은 대부분이 우리 교단 교인들이며, 관련된 가족들이다. 그러니 과연 구조조정이 원만히 이루어 질 수 있겠는가? 어느 누가 나서서 사심 없이 손에 피를 묻히는(?) 구조조정을 할 수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경영권을 가진 새로운 기관이라야 적절하고도 합리적인 구조조정을 과감히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 우리의 힘으로 학교와 병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시대는 심오한 지식을 가진 전문인들이 경영을 해도 어려운 시대인데, 현실적으로 우리는 그렇지를 못해왔다. 또한 이미 언론에 공고되어 노회에서 추천된 이사후보가 등록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번 학교법인 이사회가 제64회 정기총회에 전문성을 가진 이사가 지원할 수 있도록 재공고를 해 달라는 요청 건을 제안해 놓은 상태이다. 그런데 우리 교단 내에 그런 전문성을 가진 인물들이 과연 얼마나 있겠는가? 현재 본인이 섬기고 있는 교회에 김해복음병원 고위직원이 한 분 있는데, 그의 말에 의하면 우리가 매각했던 그 병원은 현재 경영이 잘 되고 있으며 이름도 바꾸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부산 복음병원과 연계되어 있는 줄 알고 환자들이 더 많이 찾는다고 한다. 우리 교단이 200억원을 쏟아 부어 팔았던 그 병원이 말이다. 이제는 학교와 병원을 전문인들이 운영하도록 경영권을 넘겨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3)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이 한번 대학에 입학하면 졸업할 때까지 4년에서 7년이 걸린다. 만일 어느 학과를 구조 조정한다고 할 때 그 학과의 학생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를 기다려면 이미 학교는 외부의 힘에 의해 퇴출될지 모른다. 구조조정을 할 때 교직원은 퇴직금을 주어 해직을 할 수 있겠지만, 학생들은 그 공부를 마칠 때까지 책임을 져 주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러므로 기독교 정신을 가진 학교기관에 경영권을 넘겨주어, 그 학교가 계속 우리 학생들을 맡아 졸업할 때까지 책임을 져 주는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이 있겠는가?


(4) 고신 정신을 가진 인재양성을 계속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과 병원은 고신정신을 가진 인재양성과 병원 경영을 목표로 한다. 고신정신은 순교정신, 코람데오 정신, 신앙의 정통과 생활의 순결을 모토로 하는 정신이다. 그러나 이 정신은 우리 교단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고신정신을 가진 건전한 기독교 학교기관에 경영권을 넘겨주어 그 학교로 하여금 우리 정신을 계속 이어가도록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예를 들면, 우리 교단과 그 학교기관 간에 MOU(양해각서)를 체결한다든지, 아니면 그 학교기관이 우리 교단에 소속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만일 차일피일하다가 학교가 퇴출이라도 되는 날에는 고신 정신을 가진 인재양성의 비전은 완전히 끝나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5) 우리 교단은 목회자 양성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 교단의 가장 큰 과제는 교단의 영적 지도자를 양성하는 일이며, 거기에 우리 교단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총회 때마다 학교문제 병원문제로 늘 복잡했던 우리 교단이 이제는 교회부흥과 영적인 일에 매진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글로서 표현하기 어려운 문제이지만, 만일 경영권을 다른 기관에 양도할 경우 얻게 될 수천억원의 재원을 적립하여 우수한 영적 지도자 양성에 매진한다면, 불원간에 우리 교단은 한국교회 안에서 영적으로 우뚝 선 위대한 교단으로 발전해 나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결론

이제 우리의 결론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별위원회가 결의한 비교적 현실적인 방안을 선택하여 추진할 것인가, 아니면 교단의 미래를 생각하고 고신대학교와 복음병원의 경영권을 다른 기독교 학교기관에 양도하는 대신, 교단의 훌륭한 목회자 양성에 전념하는 방안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결정이다. 부디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의 눈을 밝히시고, 우리 교단의 앞날을 선히 인도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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