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구 교수 합신대학원대학교 교수

천주교회에서서는 팔레스타인 땅을 비롯해서 곳곳에 성지가 많이 있다. <<가톨릭 대사>>에 의하면 성지를 하느님과 관련된 성스런 땅 - 예컨대 하느님이 임재하였거나 다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는 곳, 혹은 특별히 신성하다고 생각되는 곳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소위 이런 성지를 방문하여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경신 행위의 하나로 성지 순례를 말한다. 그들에 의하면, “그리스도교 시대에 들어오면 순례는 신에 대한 흠숭의 의미뿐 아니라 회개하는 행위로, 혹은 성인에 대한 존경의 행위로, 혹은 영적인 은혜를 받기위한 행위로, 혹은 은혜에 감사하기 위한 행위로 인식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초대 교회에서는 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생활하시던 팔레스티나로 순례하였고, 그 후에는 많은 순교자들의 피로 물들여진 로마에서의 순례도 성행하였다. 8세기 이후부터 순례는 신자들의 의무에 속한다는 관습이 생겨나 대 순례단이 조직되기도 하였다. 현대에는 팔레스티나와 로마 이외에도 루르드, 파티마, 과달루페 등 성모 마리아가 발현한 곳에도 순례한다.” 한국 땅에도 천주교가 말하는 성지들이 많아 가톨릭 정보에 의하면 상당히 많은 곳을 언급하고 있을 정도이다

(http://info.catholic.or.kr/holyplace/default.asp).

그러나 성경에 충실하게 교회를 개혁하고자 하던 개혁신학적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특히 십자가 구속 사건 이후에는 그리스도에 대한 바른 신앙을 지닌 성도들이 있는 곳마다 모두 다 거룩한 곳이기에 어떤 특정한 장소를 성지라고 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될 것이다. 하나님과 함께 우리가 있는 곳마다 모두 성지이니 어떤 특정한 장소를 가르쳐 성지라고 하기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특히 이런 특정한 장소를 방문 하는 것을 성지 순례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피하여야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를 보속(補贖)과 연관시키는 천주교회적 관습과 연관하여 생각하면, 우리 개신교인들이 이런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참으로 종교개혁의 정신을 망각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성경을 좀더 잘 이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예루살렘 등 팔레스타인 지역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는 성경지리 및 문화 연수나 그와 비슷한 용어들을 사용하여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여겨진다. 부디 우리나라 개신교 안에서 성지 순례같은 잘못된 용어의 사용이 계속 이루어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갔으면 한다.(이 글은 <합신은 말한다> 9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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