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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회 고신총회, 가능성 보였다.

총회가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총회는 역시 총회다웠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몇 가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안건들이 있은 데다 특히 고신대학교의 구조조정문제 곧 신대원의 천안 캠퍼스 매각설 때문에 상당한 격돌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되었다. 총회장의 사회가 노련하였지만 기본적으로 총대들의 수준이 높았다는 평가다.

 

고신대 문제 원점에서 새로 시작하기로

특별대책위원회가 처음에는 "고신대학교의 강력한 구조조정을 시행함과 동시에 천안 신대원캠퍼스를 팔아 영도 캠퍼스로 통합한다."는 안을 총회에 올리기로 했다는 소식이 보도되었을 때는 여기저기서 큰 우려와 함께 반대여론이 매우 거세게 일어났다. 특위가 이런 강한 여론에 밀려 "양 캠퍼스를 통합해야 한다는 것은 원칙으로 하되 이를 추진할 위원회는 따로 구성한다."는 안으로 다소 후퇴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는데, 이것도 분위기를 가라앉히는데 약간의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부에서는 이것마저 반발의 예봉을 피하고 동시에 '기본재산의 처리나 변경에 대한 결의는 2/3로 해야 한다'는 조건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반발하였으나 총회는 특위가 제출한 안을 무조건 반대하여 폐기하는 대신 고신대학교의 구조조정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새로 만들어 여기다 모든 것을 맡겨 연구토록 하자고 결의함으로써 원숙함을 보였다. 그리하여 캠퍼스 통합이나 고려신학대학원의 단설대학으로의 독립 문제 등의 특단의 조처는 다음 총회에서 다시 다루어지게 되었다.

 

다음 총회가 임박할 때까지 논의를 미루어두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추진위원회는 물론 대학과 신대원 당국은 이 문제를 차기 총회가 임박할 때까지 미루어두어서는 안 된다. 이제 고신의 거의 모든 지도자들이 고신대학교가 당하고 있는 위기상황을 알고 이를 위해 큰 관심을 갖게 된 현재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일단 여러 가지 방안들을 놓고 구체적인 논의와 함께 각각의 방안들에 대해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할 수 있다더라" 식의 이야기가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의 가능여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말이다.

첫 번째로 논의해야 할 사항은 역시 신대원의 분리문제이다. 지난 사설에서도 지적한 바 있지만 우리가 파악한 대로의 여론은 신대원의 분리가 대세였다. 신대원을 부산 영도캠퍼스로 통합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가장 강하였고, '그러면 대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부분 할 수만 있다면 신대원을 분리하여 과거 고려신학교의 전통과 재산을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일단 추진위원회나 대학당국은 이 문제부터 집중해서 먼저 검토하는 게 옳다고 본다.

분리 독립을 위한 어떤 방법이 있는지, 신학적인 내용은 물론 법률적 재정적 검토가 있어야 한다. 만약 원론적인 면에서 분리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이 난다면 모든 난관을 무릅쓰고라도 이를 추진해야 한다. 교회는 현실을 따르는 공동체가 아니라 신앙을 따라 행하는 공동체다. 신앙적 우선순위를 잘 분별하여 방침을 세우되 법률적 재정적인 문제에서도 가능성과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보아야 한다.

 

대학 자체의 구조조정은 시급하다.

학교의 장기적인 미래와 역사적인 방향을 결정하는 큰일은 신중히 검토하고 연구하되 이와 같은 논의의 동기와 원인이 된 고신대의 생존전략은 시급히 정립하여 시행해야 한다. 이 일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혹시라도 총회가 아직 큰 방향을 결정하지 않았으니 구조조정도 그 때까지 미루어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나 이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다. 두 캠퍼스를 통합하든 신대원이 독립하든 이와는 별개로 반드시 속히 이루어져야 할 일은 구조조정이다.

학교의 특성화 전략이 수립되어야 하고 학과의 조정과 통폐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대학당국자들 중에는 세월이 흐르다보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며 서둘지 말자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는 참으로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이다. 구조조정은 주도적이고 적극적이어야 하지 피동적이어서는 안 된다. 대학설립이념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비전을 확실하게 그린 후 거기에 이르기 위한 계획을 세워 연차적으로 실행해 나가야 한다.

안타깝게도 지난 5월에 고신대 집행부가 교육부에 제출한 특성화 프로젝트가 모두 탈락되었으나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해서는 안 된다. 설사 교육부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다 해도 자체적인 생존전략을 세워 과감한 구조조정을 시행해야 한다. 구조조정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야말로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된다. 동료 교수나 직원들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 학생들이 저항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산불을 끄는 소방관처럼 전체 숲을 지키기 위해 어떤 부분은 과감히 포기해야 할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런 구조조정이 진행되지 않는 상태에서 캠퍼스 통합이나 신대원 독립을 논의하는 것은 일을 거꾸로 하는 것이다.

 

신대원도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신대원을 영도캠퍼스로 옮기는 일에 대해서 동의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는 것이 이번 총회에서 확인되었다. 그러나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는 일은 신대원 당국자들의 몫이다. 신대원 교수들은 오너에 의해 채용된 단순한 직원들이 아니다. 교회의 교사요 교단의 중요한 지도자들이다. 그리고 고신교회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신대원 교수들은 외부의 어떤 제안이나 공격에 대해 수세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자세로 교회를 이끌어가야 한다. "동방박사 세 박사님들" 때만해도 신학교가 명실공히 교단의 영적인 중심이었다. 앞으로도 그리되어야 한다. 누가 세워주지 않더라도 신학교가 교회 안에서 갖는 위치가 있음으로 교수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위상을 찾아 세워야 한다.

그리고 신학교의 독립 주장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교회로부터 오해받는 일이 없도록 - 비록 말도 안 되는 오해이긴 하지만 - 스스로 비우고 희생하는 본을 보여야 한다. 어쩔 수 없이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는 교수들이나 직원들을 생각하며 연봉도 낮추고, 행정비나 관리비용도 아껴 좀 더 생산적인 일에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교수들이 비용을 모금해서라도 단설대학원 설립이나 타 대학원대학교와의 M&A 등에 대한 컨설팅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제 다시 시작이다. 고신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논의를 더욱 진지하게 해보자. 이번 고신총회의 분위기처럼 치열하면서도 차분한 가운데 그리고 기도하면서 열심히 해보자.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고신교회의 갱신과 진정한 부흥을 이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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