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 대변인, 정부 성명서 발표 

정부는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을 통해 한층 강화된 성명을 발표하였다. 탈레반이 내건 수감자와의 맞교환석방조건은 우리 정부가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고 하면서 탈레반이 무고한 민간인들을 납치하고 인명을 해치는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였다.


“그러나 정부는 또다시 우리 국민의 인명을 해치는 행위가 일어난다면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우리 국민들의 희생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 둔다.”라고 밝힌 성명은 “만행규탄” “좌시하지 않을 것” “책임을 물을 것”은 상당히 강화된 성명이라 할 것이다.


성명서 전문

지난밤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우리 국민 중에 또 다른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정부로서는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마음으로부터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 납치단체는 우리 국민들의 석방 조건으로 수감자 석방과 맞교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우리 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아프간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단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는 납치단체가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요구를 하면서 무고한 민간인들을 납치하고 인명까지 해치는 만행을 자행한 것에 대해 이를 강력히 규탄하면서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납치된 우리 국민들은 포로나 범죄자가 아닙니다. 인도적 봉사활동을 위해 그곳에 간 민간인입니다. 무고한 민간인들을 납치하고 인명을 해치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인질 문제 해결 과정에서 국제사회가 견지해온 원칙적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소중한 민간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이러한 원칙적 입장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은 인도적 관점에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우리는 국제사회가 무고한 민간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이러한 노력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합니다. 


이미 한 분이 희생되었고 또 다시 한 분이 희생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남은 분들의 안전과 조속한 석방을 위해 인내심을 갖고 가능한 모든 노력을 계속 경주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또다시 우리 국민의 인명을 해치는 행위가 일어난다면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우리 국민들의 희생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 둡니다.


탈레반 협상시한 내일 정오까지 설정.

한국인 인질을 억류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은 8월1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각)으로 시한을 재설정했다고 탈레반 대변인이 31일 밝혔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로이터통신에 "아프간 정부와 한국 정부가 내일(8월1일) 정오(현지시각.한국시각 오후 4시30분)까지 탈레반 죄수 석방 요구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다른 인질들을 살해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이 최고 지도자인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를 인질 사태 이후 처음으로 직접 언급해 주목된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인질사태 12일째인 30일 오후 협상시한을 새로 제시하면서 이 시한은 오마르가 이끄는 탈레반 최고 지도부인 '지도자 위원회'가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추가 인질 살해 보도가 나오는 등 탈레반의 입장은 더욱 강경해지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아마디는 한국인 남성 인질을 추가 살해했다고 주장한 뒤 곧바로 현지 소식통을 통한 연합뉴스와 간접 통화에서 "남성 인질부터 순차적으로 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협상이 잘 되지 않으면 남성 인질을 살해하고 그 다음 여성 인질 차례가 될 것"이라고 위협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특히 아마디는 "앞으로 인질 살해 주기는 점점 짧아질 것이며 오늘 인질 살해는 이런 순차적 살해의 첫 단계"라고 말해 정부를 더욱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배형규 목사의 시신, 안양샘병원에 안치

그동안 인질들이 석방되면 함께 오기를 바랐던 배형규 목사의 시신은 현지 사정상 운구될 수 밖에 없다는 정부의 권고에 따라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고국으로 돌아왔다. 배 목사의 시신은 이날 새벽 아프간 카불에서 군용기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옮겨진 뒤 에미레이트 항공 여객기를 이용해 운구 됐다.


이날 오후 4시 43분경 인천공항에 도착한 시신은 배 목사 유가족의 위임을 받은 경기 안양 샘병원 박상은 원장에게 인도됐다. 한편 수원지검은 정확한 사망원인을 가리기 위해 이날 오후 7시 30분경부터 샘병원 장례식장에서 박 원장과 샘물교회 관계자들이 입회한 가운데 배 목사의 시신을 검시했다. 


박 원장은 검시 후 “아프간 현지로부터 받은 사망진단서에서 밝힌 사인은 ‘두부(頭部) 총상’이었고, 머리에 총상이 있었다”면서 “고문 흔적이 있었는지는 정밀 검시 후에야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신 도착에 대해 한기총 최희범 총무는 "한국교회의 위로가 가족들에게 임하기를 바란다"며 "한국교회는 유족의 소망처럼 22명의 남은 인질이 하루빨리 석방되기를 기도할 것"이라고 전했고 한기협 권오성 총무는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지만 그 영혼이 하나님이 주신 평화로 영원한 안식을 얻기를 기도한다"면서 "고인의 선한 뜻이 사회 곳곳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꽃피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광선 예장통합 총회장은 "비록 주검으로 우리 앞에 왔지만 그의 사랑과 봉사정신은 성도와 온 국민의 가슴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이라며 "유족이 남은 인질들을 배려해 장례식 절차를 연기했다는 소식에 다시 한 번 머리가 숙여 진다"고 울먹였다.


배 목사의 시신을 인도받은 박상은 안양샘병원 원장은 "배 목사님은 가장 진실하게 세상을 살아갔던 분"이라며 "배 목사의 희생은 한국교회가 거듭나고 사랑과 봉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언론회 이억주 목사는 "무지한 사람들이 자신들을 도우러 온 이를 죽인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그의 죽음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며, 한국 교회에 소중한 열매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송병구 목사는 "배 목사는 진정한 자기희생과 헌신을 보여줬지만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 저하 때문에 그의 죽음이 평가절하 돼 마음 아프다"면서 "한국교회가 반성하고 회개하되, 우리 자신에게 돌을 던지지 말자"고 호소했다.



곤혹스런 미국…‘한국정부 지지·석방 촉구’만 되풀이

탈레반 무장세력이 한국인 인질 1명을 추가 살해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30일(현지시각)에도 이번 사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신중한 반응은 바뀌지 않았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인질들의 가족이나 한국 정부 모두에게 지금은 분명히 힘겨운 시간"이라며 한국 정부의 인질 구출 노력을 지지한다고 거듭 밝혔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그러나 "우리는 이 문제 논의에 있어서 아주 신중하고자 한다"면서 한국인 인질들이 즉각 석방돼 가족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케이시 부대변인의 발언은 인질 추가 살해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에 나온 것이지만, 인질 살해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한 국무부 관리는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한국 정부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는 입장만 강조했다.


이 관리는 이번 사태는 "미국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해 한국 정부의 사태 해결 노력을 도우려 한다고 거듭 밝혔다.


미국 관리들의 이 같은 반응은 사태 발생 직후부터 취해온 지극히 신중하고 원칙적인 입장표명과 크게 달라진게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니파 지도자, 인질석방 촉구 성명

"도움을 주려고 온 손님을 해치는 것은 이슬람에서 절대로 금하는 사항입니다. (탈레반에) 이슬람의 가르침을 되새길 것을 호소합니다."


전 세계 수니파 무슬림들의 최고 종교기관이자 교육기관인 이집트 알-아즈하르의 셰이크(종교 지도자) 압달라 무가위르 후세인(65)은 30일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탈레반에 한국인 인질들을 조속히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이슬람 원리주의를 표방하는 탈레반은 수니파이며 수니파에게 이집트 알-아즈하르는 가톨릭의 바티칸 같은 존재다.


알-아즈하르의 2인자인 후세인 셰이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회견에서 "평화를 실천하는 사람은 비록 다른 종교를 가졌더라도 무슬림과 같이 대우하라고 코란(이슬람 경전)은 가르치고 있다"며 "(탈레반은) 아프간 형제들을 도와주러 간 한국인들을해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슬람 창시자인 무하마드(마호메트)의 가르침을 인용해 어떠한 경우에도 여성이나 노인, 어린이를 죽이는 것은 이슬람에선 하람(금기사항)이라며 선지자인 무하마드의 말씀을 따르라고 탈레반에 촉구했다.


그는 이어 "이슬람은 평화와 관용의 종교"라고 지적하고 탈레반은 평화를 실천하러 간 한국인들을 인질이 아닌 손님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탈레반이 인질로 붙잡은 한국인들의 경우 전쟁하는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고, 또 여성이기 때문에 지하드(성전)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만에 하나 무고한 이들을 해치게 되면 최후의 심판일에 "큰 죄를 안고 지옥(자힘)에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들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아프간 감옥 등에 수감돼 있는 탈레반 수감자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국인들의 문제가 아니다"며 "아프간 정부가 적극적인 자세로 해결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모든 무슬림에게 예언자 무하마드의 가르침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종교적인 의무가 된다며 "제발 한국인들을 풀어주라"고 탈레반에 거듭 호소했다.


이슬람 회의기구, 탈레반에 한국인 인질 즉각 석방 촉구

이슬람 회의기구(OIC)는 30일 아프가니스탄 반군 세력인 탈레반에 대해 한국인 인질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57개 이슬람 국가가 참여하고 있는 OIC는 이날 사우디 아라비아 제다 본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무고한 시민을 납치하고 인질로 잡은 것은 인도주의에 대한 심각한 범죄행위며 이는 이슬람의 교의와 숭고한 가치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한국인 인질이 살해됐다는 보도가 전해진 것과 때맞춰 나온 이 성명은"인질을 잡고 있는 세력에 대해 이 같은 비이슬람적인 행위를 중단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 성명은 또 불행한 사태에 직면하고 있는 아프간 정부에 대해 연대감을 표명했다.

 

아프간 납치 사태, 오해와 진실

아프가니스탄에서 샘물교회 청년 23명이 납치된 사건을 두고 인터넷에서는 이번 사태에 관한 출처불명의 소문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수많은 말들이 있지만, 그것이 모두 진실은 아니다. 몇 가지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자.

1. 위험한 곳에 가지 말라고 했는데, 갔다?
인터넷에 오른 의견 중 가장 많다. 정부에서 위험하니까 가지 말라고, 그렇게 말렸는데, 왜 갔느냐는 의견이다. 이것은 일부 사실이다. 하지만 진실은 아니다. 정부는 올해 2월 한민족복지재단을 비롯한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봉사 단체에 공문을 보냈다. 현지 상황이 좋지 않으니, 활동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파키스탄에서 육로로 아프가니스탄에 입국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니, 이 경로는 통행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공문은 한민족복지재단만 받은 것이 아니고, 아프가니스탄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모든 단체가 받았다. 그런 까닭에 샘물교회 단기봉사팀은 비행기 편으로 카불까지 이동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는 약 200개다.

인터넷신문 <프리존뉴스>와 인터뷰를 한 외교통상부 공보팀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해외여행과 관련해 출국을 금지하는 어떤 법적 장치도 없었다"고 말했다. 범죄자가 아닌 이상, 여행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박은조 목사도 정부의 만류에도 갔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교에서 해명하였다.

2. 아프가니스탄에 보내주지 않으면, 정부를 고소한다?
이것 역시 사실과 다르다. 이런 주장과 관련, 샘물교회 관계자는 "정부를 고소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은 지난해 논란이 있었던 아프가니스탄 평화 축제와 이번 사태를 혼돈 하고 있다. 인터콥은 지난해 한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는 것을 막자, 정부를 고소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샘물교회 단기봉사팀은 정부를 고소하고 말고가 없었다. 현지로 가는 것과 관련, 정부와 전혀 갈등을 빚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국 당시만 해도, 아프가니스탄은 외교부가 지정한 여행 금지국가가 아니었다. 단지 '유의'였을 뿐이다. 단기봉사팀이 납치되던 날, 모 단체도 아프가니스탄으로 봉사 활동을 하기 위해 떠났다.

   
 
  ▲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는 피 말리는 날의 연속이다. ⓒ뉴스앤조이 유헌  
 


3. 외교부가 전세기를 보내, 단기봉사팀을 데리고 오려고 했다?
이것 역시, 지난해 인터콥이 강행하려고 했던 평화축제와 관련이 있다. 이번 사건과는 무관하다. 아프가니스탄은 지난해 평화축제 참가자들의 입국을 거부했다. 관광 수입이 절실하던 아프가니스탄이었지만, 한국인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평화축제 참가자들은 다양한 경로로 입국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두바이에서, 인도 델리 등에서 평화축제 참가자들의 입국을 막았다. 그래도 일부 한국인들이 입국을 시도하자,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전세기를 동원, 강제 출국을 시도했다. 우리 정부 역시, 이 축제에 참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티켓을 강제 취소하고, 전세기를 보낸 바 있다.

4. 유서를 쓰고 갔다?
이것은 확실히 확인 되지 않은 뜬소문이다. 현지에서 숨진 배형규 목사가 유서를 쓰고 갔다는 보도가 있었다. 배 목사는 자신이 죽은 뒤 시신을 병원에 기증한다는 내용을 적고 갔다. 다른 팀원이 유서를 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뉴스앤조이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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