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는 이미 다른 종교가 돼버린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질 만큼 타락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보다 기독교가 가진 본질적인 내용들이 이미 변질되었고 또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대로 기독교의 핵심내용인 복음이 상업적인 성장주의와 인본주의에 의해 변질되었고, 따라서 교회의 멤버십도 변질되었다. 교회의 교회됨이 기초부터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핵심적인 요소의 변질은 교회의 직분(leadership)이다. 한국교회의 타락을 이끄는 주범은 리더십의 타락이다. 한국교회에는 직분에 대한 세속주의의 오염이 그 도를 넘은 지가 이미 오래다. 그 본질적인 특성은 사라지고 섬김의 직분이 명예가 되고 권세가 된지 오래다. 교회에서 사람들이 어떤 직분이나 직책을 얻기 위해 온갖 악한 일들을 서슴치 않고 감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일에 목사들이 앞장서 있다.

 

교회에서 그리스도의 직원 임명권이 찬탈당하고 있다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는 교회를 다스리시되 직원들을 세우고 그들을 통하여 하신다.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4:11)라고 하였다. 그가 내적 외적 부르심 즉 이중적 부르심으로 교회의 직원들을 세우신다. 내적 부르심은 말씀과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 가운데서 이루어지며 외적 부르심은 교회를 통하여 확인된다.

그러므로 회중이 투표로 직원을 선택을 하든, 교회로부터 위임을 받은 회의에서 선임을 하든 직원을 세우시는 분은 교회의 주이신 그리스도라는 것이 교회 직분론의 요체다. 그리고 이 믿음은 선택을 하는 자들이나 선택을 받는 자들이 동시에 가져야 할 믿음이다. 그러나 현하 한국교회는 그리스도의 주되심에 대한 신앙이 심각하게 약화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직분자들이 왕권신수설이라도 믿는 듯 성직자로서 절대권을 행사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주권을 찬탈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신자들이 주권재민사상의 영향을 받아 교회의 주인은 교인들이고 모든 권력은 교인으로부터 나온다는 인본주의 신앙으로 그리스도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

 

정치적 민주주의가 그리스도의 주권을 대체하고 있다.

교회 밖에서의 민주주의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주인이 되는 사상이며, 투표는 구성원들의 여론을 모우는 방법이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의 민주주의는 그리스도의 주권을 존중하고 그의 뜻을 찾는 방법으로서의 민주주의이다. 주의 뜻을 찾고 분별함에 있어 한두 사람이 하는 것보다 다수의 사람이 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고, 그 뜻을 실행하고 실천하는 일에도 훨씬 더 효과적이다.

따라서 교회에서 사람을 세울 때나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민주적인 방법으로 하되 참여하는 모든 신자들은 교회의 주이신 그리스도의 주권에 대한 경외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스도의 주되심에 대한 경외심 없는 민주주의는 교회 세속화와 인본주의의 통로가 될 수 있다. 현하 한국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보라. 특히 직분자들을 선택하고 세우는 일들에서 그리스도의 주권에 대한 심각한 도전과 반역이 일어나고 있다.

교회 안에서 공공연히 선거운동이 벌어지고, 때로는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부정선거보다 훨씬 더 타락한 선거운동이 벌어지기도 한다. 심지어 돈을 뿌리며 선거운동을 하면서 그리고 이미 선택할 자를 내정해놓은 상태에서 기도할 때는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를 뽑아달라.”고 기도하니 이는 바로 그의 목전에서 그를 능멸하는 너무나 뻔뻔하고 무엄한 행위이다.

 

봉사직이 명예와 권세와 직업으로 변질되었다.

예수 그리스도가 유언처럼 남긴 말씀은 섬기는 자가 되라는 것이다. “예수께서 불러다가 이르시되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그들을 임의로 주관하고 그 고관들이 그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을지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10:42-44)

세속적인 명예와 권세와 하나님나라에서의 그것들이 얼마나 다른가를 대조시키며 아주 분명하게 가르쳐주신 말씀이다. 이렇게 가르쳐주셨을 뿐 아니라 친히 본을 보이셨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10:45)고 말씀하셨고 몇 날이 안 되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의 직분은 세속적인 명예와 권세가 되고 목사에게는 직업이 되고 있다. 섬기라고 주신 직분을 자기의 명예와 권세로 삼고 있으며 이를 얻기 위해 죄를 짓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 이런 타락은 더 심각한 상태까지 나아가는데 때론 큰 교회의 목사들이 교회를 개인 기업처럼 사유화하여 은퇴할 때는 자녀에게 세습을 하기도 하고, 또는 엄청난 퇴직금과 공로금과 연금을 요구하는 목사들도 많아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교회를 떠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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