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전 해방신학을 익숙하게 들어왔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정의롭지 못한 정치, 경제, 사회적 조건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하고 실천을 강조했던 주로 1960년대 라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시작되어, 가톨릭 신학자들이 주도하고 진보적 개신교 신학자들이 참여함으로써 초교파적인 운동으로 발전했던 신학이다. 빈곤한 사람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교리를 해석함으로써 교회가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불평등과 부조리로부터 이들을 해방시키는 사회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특히 빈곤을 신의 뜻에 어긋나는 사회적 죄악으로 규정하고 이를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한 투쟁도 아끼지 않았다.

▲ 정기논문 발표회가 진행되고 있다.

오늘날에 와서 공공신학이 표면에 등장하였다. 공공신학이란 공적인 삶속에서 교회의 위치와 사회적 형식, 그리고 사회속에서 교회의 역할을 다루는 것이다. 공공신학은 근대적인 사회의 출현과 자유롭고 평등한 시민의 탄생, 그리고 이들이 광장에 모여 토론과 비판을 통해 정치적 주체로 재탄생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학제간 연구가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어쩌면 신학은 보수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진보적 입장을 지닌 문화적 칼빈주의자, 신칼빈주의에 속하는 사회참여주의가 강하다고 할 것이다. 한국도 여전히 실천적인 신학의 절실한 요구가 요청되고 있다. 실용주의에 빠진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바닥에 추락한지 오래다. 교회의 공공성 회복이 요청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22일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는 한국복음주의윤리학회(회장 최영태 교수)한국 교회의 신앙의 공공성을 주제로 제14차 정기논문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공공신학의 기원, 특징, 최근의 이슈에 대해 최경환 연구원(현대기독연구원), “한국 교회 갱신의 관점에서 본 공공신학 논의로 김병권 박사(침신대), “다시 두 왕국론?: ‘공공하다의 관점에서 본 마틴 루터의 신학은 김진혁 박사(횃불트리니티신대), “아브라함 카이퍼의 교회론으로 본 공공신학의 의의로 정광덕 박사(샬롬의교회), “시민사회에서 교회의 공적 역할은 정재영 박사(실천신대)가 각각 연구논문을 발표하였다. 이 중 최경환 연구원의 논문과 김병권 박사의 논문을 요약하였다.

▲ 공공신학의 기원, 특징, 최근의 이슈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좌로부터 좌장 이상원 박사, 발표 최경완 연구원, 논찬 문시영 박사

공공신학의 기원, 특징, 최근의 이슈” /최경환 연구원

공공신학의 기원: 1)1960년대 밸라(Robert N. Bellah)에 의해 시작된 시민종교에 대한 논의로부터 시작한다. 2)1972년 독일의 후버(Wolfgang Huber)교회의 공공성이라는 교수자격 취득 논문을 발표했다. 3)1974년 마틴 마티(Martin Marty)의 공공신학이라는 용어를 처음 소개했다. 4)비슷한 시기에 시카고의 트레이시(David Tracy)가 한 잡지에 공적 담론으로서의 신학이라는 글을 게재한다. 5)하버마스가 말하는 공공성은 사회의 규범적인 비전에 대한 공적인 의견을 만들고 형성하고 유지하기 위한 공적 영역, 공적실천이다. 공론장의 특징은 공개성과 접근가능성이다.

신학과 공적 투쟁: 일반적으로 공공신학은 세속화 이후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들이 서로 합의와 협력을 통해 공적인 가치를 보존하고 만들어 가는 서구적 기독교 윤리이다. 오늘날의 신학자들은 공공신학이 가지고 있는 성격 가운데 공적분노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공공신학 다시 정의하기: 공공신학이 가지는 세 가지 특징은 1)공공신학은 모든 사람들이 지적으로 동의하고 인지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2)공공신학은 신앙의 사사화와 개인주의에 반대하고 성도들의 삶이 교회 내적윤리로 환원되는 것을 반대한다. 3)공공신학은 사회참여의 당위성을 넘어 그 방법의 정당성을 진지하게 고민한다.

공공신학의 최근 이슈들:

1)보편성과 특수성: 기독교 신학이 가지고 있는 복음의 독특성과 신학의 전통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세상과 소통할 수 있고 기독교의 진리를 대중들에게 합리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공공신학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2)해방신학에서 공공신학으로: 해방신학은 다양한 방식으로 유럽과 서구사회에 대한 대립과 투쟁을 사명으로 인식하고 투쟁현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자 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교회의 사명이 투쟁과 갈등이 아닌 긍정의 신학으로 돌아섰다. 이 긍정의 신학을 포로기 이후의 신학이라고 명명한다.

누구를 위한 공공신학인가?: 여성 정치 철학자 프레이져(Nancy Frazer)무엇에 관하여 누가 참여하는가?’가 정의론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한다. 결론으로 공공신학은 희생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목소리를 경청해 주는 것, 이런 작은 행동과 몸짓이 이 시대의 요청에 응답하는 신학이 아닐까 한다.

논평

이에 대해 문시영 박사(남서울대)공공신학에 대한 지도를 그려 준 것에 감사하다. 시민적 소환을 받고 있는 오늘의 교회가 해야 할일을 제시해 주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그러나 독자들에게 어떤 질문을 남겨두기 보다는 공공성의 시대에 교회는 무엇이어야 하며 신앙인은 어떤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논찬했다.

▲ 한국교회 갱신의 관점에서 본 공공신학 논의를 발표하고 있다. 좌로부터 좌장 신원하 박사, 발표 김병권 박사, 논찬 양찬호 박사

한국교회 갱신의 관점에서 본 공공신학 논의 /김병권 박사

연구 목적: 네 가지 사실들이 연구의욕을 촉발했다. 1)1970년대 후 신앙의 공공성 및 교회의 공적책임성을 추궁하는 신학들, 해방신학, 정치신학, 민중신학 등이 나타났다. 2)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성 회복을 주제로 집담회 및 연구발표가 계속된다. 3)2014년에 와서는 이러한 연구발표가 더욱 활발해 졌다. 4)그리고 이 시간까지 공공성에 대한 연구발표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공공성 신학이 미완으로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공공신학이 한국교회의 갱신 과제에 긍정적으로 작동되도록 이루어졌는가를 살피기 위해 이 논문을 쓴 것이다.

공공신학이란?: 노영상은 공공신학자로 분류되는 학자는 그리 많지 않다면서 그들의 주장을 종합하여 공공신학은 교회만을 위한 신학이 아니다.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 기독교의 신앙을 설명하여 그들을 설득하고 사회적 변혁을 위해 영향력을 갖는 신학이다.”라고 정의한다.

복음주의 신학(신앙)의 공공성: 복음주의 신학의; 공공성이라고 언급하는 이유는 1)공공신학을 다루는 신학자들이 복음주의 신학 자체를 언급하지 않는다. 복음주의 신학에는 공공성이 없기에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고 이해되는 것을 교정하기 위해서이다. 2)공공성 회복의 주 대상이 되는 교회가 대체로 복음주의 진영의 교회들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3)담론 대상이 복음주의 계열의 신학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복음주의 신학에서는 공공성의 신학은 명시적으로만 남아있고 실제로는 작동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197350여 명의 복음주의자들이 시카고의 YMCA 빌딩에 모여 능동적으로 사회참여에 복귀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선언문을 채택하였다.1974년 세계 150개국의 복음주의자들이 참석한 세계복음화국제대회에서는 로잔언약을 승인하였는데,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다를 포함하고 있다. 1977년에도 시카고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이상훈, 스택하우스, 문시영 등의 복음주의 신학자들의 가르침이나 언급들이 넉넉히 내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복음주의 교회들은 개인주의적 내적 퇴행을 보여 왔다.

그러기에 왜 이 문제를 계속 과제로 삼고 씨름을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답을 하자면 복음 또는 신앙의 공공성이 한국 복음주의 교회 안에서 명시적으로 수용되었지만 그 명시적 공공성이 교인들의 삶이나 교회의 에토스에 실제적으로 자리 잡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갱신을 위한 공공신학의 활용지침: 1)신학의 공공성은 공공신학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2)각 교단의 신학자들은 자기 교단의 신학 속에 내재된 공공성의 내용들을 조사하고 그 내용들이 한국 교계의 실정에서 갖는 장점과 단점을 잘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3)자신이 속한 교단의 신학의 공공성이 교단 교회에 실제적으로 얼마만큼 내면화 되어 있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4)위의 과제를 수행한 다음 공공신학에 대해 논의한다면 적지 않는 유익을 얻을 것이다. 5)스택하우스의 에토스에 관심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6)교회의 에토스를 변화 시키는 좋은 방법은 교인들 사이에 편하게 주고받는 작은 이야기의 성격을 변화 시키는 것이다.

논평

이에 대해 양찬호 박사(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김병권 박사는 이미 한국에 소개된 공공신학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점을 비판하면서 공공신학의 소개-적용-비판이라는 일련의 과정이 교회 내에 올바로 적용되었는지 살펴보고 결론적으로 교회갱신을 위한 공공신학의 활용방안을 제시해 주었다, 그러나 공공신학의 실존적 역할이 많은 부분 삶, 행위, 실천 영역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그 이론적인 논의는 부족하다고(더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공공신학의 교회론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것이 아쉽다.”고 논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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