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삼우 목사 부민교회담임

요즈음 많은 교회에서 예배시간에 찬양대가 찬양을 한 후 박수를 칩니다. 박수 치는 것 자체를 어색하게 여기는 분들이 있고 또 예배는 하나님께 영광 돌려야 하는데 찬양 후에 박수를 치면 찬양대에게 영광을 돌리는 것이라는 생각에 거부반응을 보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실 얼마 전만해도 우리 교단 예배 시간에 박수를 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일단 예배는 엄숙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또 박수는 사람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의 신앙과 행위의 표준은 오직 성경입니다. 예배의 표준도 오직 성경입니다. 신약성경에 예배 순서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약의 예배가 축제적 예배였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이루어진 구속을 기뻐하며 감사하는 것이 예배의 핵심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기쁨과 감사는 신약 시대 그리스도인의 모습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나타납니다. 그런가하면 시편에는 너희 만민들아 손바닥을 치고 즐거운 소리로 하나님께 외칠지어다.”(47:1)라는 말씀도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성경에 정확하게 나타나 있지는 않지만 신약시대 예배에 박수를 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배 시에 박수를 쳤다면 그것은 단순히 박자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승리와 통치를 선언하는 기쁨의 행위였을 것입니다.

장로교 예배를 만든 칼빈은 예배를 갱신할 때 초대교회 예배를 회복하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실제 칼빈의 예배의 내용은 중세 교회의 예배와 비교할 때 가히 혁명적으로 초대 교회 예배와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그의 앞에는 천년 동안 드려왔던 엄숙한 예배가 있었습니다. 예배의 분위기까지 천년의 예배를 뛰어넘어 초대 교회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물론 칼빈은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기 위해 엄숙한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엄숙해야만 하나님께 영광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기쁨과 축제의 신약의 예배는 더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박수를 치면 사람이 영광을 받는다는 생각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식사를 할 때 감사 기도를 합니다만 그 감사, 식사를 차려준 아내 혹은 어머니에게 하는 것 아닙니다. 식사를 가능케 하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찬양 후에 박수를 치는 것은 찬양대에게 박수를 치는 것 아닙니다. 그 찬양을 가능케 하신 하나님께 박수를 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설교와 기도 후에도 박수쳐야 할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찬양은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 자체가 목적이지만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고 기도는 우리의 소원을 하나님께 아뢰는 것입니다. 이런 순서 후에 박수를 치는 것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회중 찬송이나 봉헌은 회중이 모두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는데 그 후 다시 회중이 박수를 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 예배 후 다른 순서에 박수를 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지만 찬양대의 찬양 후 박수를 치면서 기뻐하며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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