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니 인사성의 모임들이 잦아지고 있다. 고신교단은 전국장로회 연합회(전장연)가 주최하는 교단지도자 초청 신년하례회가 15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수도권장로회연합회(수장연)가 주최하는 수도권 목사. 장로 신년감사예배는 18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모임을 준비하고 있다. 이어서 각 노회들과 시찰회들도 더러더러 신년하례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런 모임들을 통하여 친교를 나누고 소통의 기회가 되었다는 것은 참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근간의 신년하례회들을 참석해서 보고 느낀 점들과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신년하례회의 의미

전국신년하례회들은 매우 의전행사 같으며 분위기는 엄숙하다 할 지경이다. 자리가 노회별로 배정되어 있었는데 그 테이블에 계신 분들은 자주 만나는 분들이라 새삼 인사를 한다는 것에 서로 멋쩍어한다. 한편 만나서 꼭 인사라도 드리고 싶은 분을 그 곳에서 만나는 것도 쉽지 않는 일이다.

새해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새해에는 더 잘 섬겨보자는 취지에서 모임이 주선되었을 것 같은데 그런 열기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한꺼번에 5,6백 명이 모여서 이런 식으로 신년하례회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재정과 시간의 낭비

행사비용을 추정해보면 식사비와 선물비로 2,500만원, 각자가 전국에서 오가는 왕복 여비가 3,000만원, 기타 비용 해서 최소한 5- 6,000만원은 충분히 사용될 것 같다. 한 끼 식사하고 헤어지는데 5-6,000만원이 사라진다. 또 행사에 참여하기 위하여 대부분 하루의 시간을 내어야 할 것인데 이런 시간을 돈으로 계산을 할 수 있겠는가? 신년하례회의 중요성에 비하여 너무 큰 비용과 시간이 투자되는 것 같다.

 

장소문제

호텔에서 행사를 하기 때문에 주관하는 입장에서는 일을 많이 덜 수 있을 것 같다. 오시는 분들에게도 편리성을 제공하고 예의를 갖추는데 다소 유리한 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호텔에서 행사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큰 단점이 있다. 또 식사시간을 이용해서 진행을 해야 하니 시간상의 많은 제약을 받는다. 사회적으로도 호텔에서 대 규모의 교회 행사를 하는 것이 부담스럽게 생각된다.

 

폐지 또는 축소하는 것을 검토해 볼 수 없을까?

전장연과 수장연이 신년하례회를 과감히 폐지할 수 있는 토의를 해보았으면 좋겠다. 신년하례회가 계속되지 못하면 소통에 어떤 어려움이 예상되는가? 만약 인사치례로만 여겨진다면 없애 보는 것도 잘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한 상공회의소가 1962년부터 해온 각 그룹총수들의 신년하례회도 처음에는 20명 규모로 하다가 지금은 지원서를 받아 참석하기 원하는 분들만 하고 있다.

대기업들도 신년하례회를 축소하거나 폐지한지 오래되었다. 옛날에는 임원들과 전 사원들이 대 강당에 모여 사장에게 인사드렸지만 요즈음은 사장이 메일로 사원들에게 신년인사를 하는 시대이다. 그래도 계속하는 것이 그만 두는 것보다 덕이 된다면 규모를 대폭 축소하여 노회장단 정도와 각 기관장, 연합회장 정도의 초청받는 분만 참석하게 된다면 어떨까? 그렇게 했으면 하는 의논들이 있다니 적극 권장한다.

 

꼭 모인다면 중요 기관들의 비전을 공유하는 기회로

교단산하 전체기관이 모이는 자리이니 기관장들이 그 해의 할 일들을 소개하는 자리로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대학과 복음병원 그리고 고려신학대학원의 세 기관장들이 의례적인 인사가 아니라 앞으로의 비전과 계획들을 소개하고 기도하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행사를 주관하는 분들이 좀 더 실제적이고 의미 있는 프로그램들을 준비했으면 좋을 것 같다. 또 100여명 정도로 규모를 축소한다면 비용이 많이 절약 되고 여유 있게 행사를 할 수 있는 교회로 장소를 변경할 수도 있을 것이다.

때가 악한 시대에 더 선한 사업을 위하여 우리의 재원과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자.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혜를 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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