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고신의 최대과제는 고신대의 구조조정이다. 그리고 이 구조조정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신대원의 독립이다. 고신의 경우 신대원의 독립은 새로운 신학교의 설립이 아니라 대학과 종속관계에 있는 신학교를 본래의 위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니 곧 개혁(재구성, reformation)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대로 고신은 고려신학교로 시작되었다. 고려신학교가 발전하면서 대학부가 설치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신대학으로 인가를 받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고신대는 신대원 중심이었다. 당시 인가된 대학의 학과들은 모두 확장된 신학교육 과정이었다. 학교의 최고책임자도 신대원 교수들이 맡았다. 그러다가 고신대가 일반대학으로 발전(?)하면서 고신의 중심부가 대학으로 옮겨졌다. 적어도 법적으로는 그랬다.

총회는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신대원의 위상이 대학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일찍부터 신대원의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한 바 있다. 그러나 단순히 구성원들의 합의에 의한 이런 운영방식은 법과 실제가 괴리되는 이중적인 일로서 정부 당국과의 관계에서도 당당치 못한 일이었다. 거기다 실무적으로는 대학 총장의 마음먹기에 따라 신대원 원장과 심각한 갈등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러기에 총회는 신대원을 대학과 분리하여 대학원대학교로 설립하기로 두 번이나 결의하였고 한 때는 추진위원회까지 구성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일은 순조롭게 진척되지 못했고 거기다 복음병원 문제가 터지면서 완전히 뒷전으로 밀려 버렸었다.

그런데 고신의 입장에서 시기적으로 보면 올해가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작년에 캠퍼스 통합문제로 토론을 하면서 총회산하 교회들이 고신대와 신대원의 구조조정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고, 총회는 15인의 대책위원회를 조직하여 이 일을 맡겼다. 그러나 이 일은 전교단적인 일이고 고신의 미래가 결정되는 참으로 중차대한 일이다. 그러므로 전교단적인 기도와 관심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신대원 독립의 방법은 고신대학교에서 분리하여 대학원대학교로 인가를 받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이미 단설대학원으로 인가를 가진 학교와 통합하는 방법도 있다. 문제는 두 가지 경우 모두 수십억 원의 자금이 새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일단 법적으로는 고신대학교에 속한 재산을 여기에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길은 다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단합된 의지이다. 총회를 이끄는 리더십들이 신학교 독립에 대한 의지가 분명하다면 방법은 찾을 수 있다고 본다.

특별히 이 일에는 신대원 교수들이 앞장서야 한다. 거기서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해야 한다. 총회 지도자들이나 이사들이 해주리라고 막연히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 된다. 무슨 일이든 당사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고, 대책에 대한 관심과 열정도 외부 사람들 그 누구도 당사자들보다는 더 가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대원 교수들이 우리 일에 우리가 나서면 자기 밥그릇이나 챙기는 사람들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는 수준 낮은 생각으로 뒤로 물러서면 그 누구도 이 역사적인 일에 자기를 던질 사람들이 없을 것이다. 지금 밖에서는 신대원 안에 이만한 일을 해낼만한 확실한 리더십을 가진 교수들이 보이지 않는다며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신대원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고 견인도 하지 않으면 독립의 실현은 물건너 갈 것이다.

대학에 속한 사람들과 총회지도자들 중에는 신대원 독립을 거론하면 대학은 포기하자는 말이냐고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너무 단견적인 반응이다. 이런 분들에게 우리는 신대원을 분리시키는 것이 대학 발전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왜 하지 못 하는가고 묻고 싶다. 대학은 이미 신급제한도 없어졌으니 미션계 일반대학으로서 병원과 함께 좀 더 적극적인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신대원의 독립이 이루어지고 나면 천안캠퍼스의 재산을 대학의 구조조정과 발전을 위해 적극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여간 고신은 올해 총회가 시작되기 전에 백년대계의 청사진이 나와야 하고, 이를 가지고 교회들을 설득시키고 전교단적인 역량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금년의 총회는 미래에 대한 희망의 축제 속에서 청사진에 인()을 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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