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설교의 바람직한 사용법에 대한 제안

들어가는 글

김대진 박사(설교학 Ph.D.)
김대진 박사(설교학 Ph.D.)

 

위에서 보았듯이 인터넷 설교 웹사이트는 마치 설교 표절 공장으로 전락된 듯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인터넷 설교 웹사이트는 표절 공장이 아니라, 성경 연구를 위한 정보와 동기와 인격적 만남을 제공하며 설교준비를 위한 설교신학과 성경적 방법론을 나누는 말씀 연구의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인터넷 설교를 설교 표절 공장이 아닌 말씀 연구의 장이 되게 하기 위해서 먼저 표절설교의 문제점과 설교준비를 위한 신학적 교육을 제공"하고 다음으로 "제도적 보완"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1. 인터넷 설교와 설교 표절을 위한 신학 교육의 필요성

위에서 언급 했듯이 먼저 온라인 종교 시대에 인터넷 설교는 단순한 정보제공의 역할을 넘어서 대체 종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설교자들과 교인들에게 환기 시킬 필요가 있다. 대체 종교로의 인터넷 설교의 산물이라 할 수 있는 설교 표절은 하나님의 말씀과 관계없는 종교적 체험만을 앞세운 바알 숭배가 될 수 있음을 가리켜야 한다. 또한 보다 적극적으로 표절 설교가 아닌 오리지널한 설교를 할 수 있는 설교 신학 및 성경적 설교 작성법을 알기 쉽게 가리킬 필요가 있다.

여기에 더불어 기본적인 윤리교육도 필요하다. 한국교회 설교자들의 설교 표절은 대학 시절부터 만연되어온 지적 정직성(integrity)”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20081학기 가톨릭대학교 1학년에서 4학년 학생 207명을 대상으로 한 최선경의 조사에 의하면 과제물을 작성하면서 다른 사람의 글에서 문장이나 문단 등을 무단으로 가져와 사용했다는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의 응답은 78.2%이였고 자연공학계열 학생들의 응답은 84.9%였다. 평균 82% 이상의 학부 학생들이 과제를 표절한다는 것이다. 조용훈의 논문 연구윤리 방법론에 대한 기독교 윤리적 고찰에 의하면 이런 부정직한 행위가 대학생들의 문화에 만연해 있고 이러한 문제들로부터 연구윤리문제와 여러 가지 심각한 사회문제들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설교자들의 설교 표절 문제도 부정직한 대학 글쓰기 문화의 연장선상에서 생긴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조용훈에 의하면 이런 지적 정직성의 문제는 어려서부터 훈련해야할 기본적 덕목이라고 다음과 같이 밝힌다.

 

연구 윤리를 정착시키기 위해 기독교윤리는 기독인 연구자들의 지적 정직성(integrity) 이란 품성을 함양하는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교회에서 설교와 주일학교 교육은 물론 대학 안에서도 연구윤리를 교육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지적 정직성은 어렸을 때부터 훈련하고 길러야 할 덕목이기 때문이다. 시험이나 리포트 작성, 논문작성 등에서 학생들에 의한 부정직 행위가 광범위하게 생겨나고 있는 대학현실 속에서 지적 정직성이란 성품은 연구자만이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요청되는 덕목이다.

이혜영 남태우의 대학생들의 표절 및 인용에 관한 인식연구에 의하면 요즈음 대학사회에서는 정직한 글쓰기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학부학생들의 간단한 리포트 작성을 위해서도 지적 정직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기 위해 작성하는 설교 원고에는 그 정직성이 얼마나 강조되어야 할 것인가? 교수 앞에 제출하는 과제물을 정직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하나님 앞에서 전하는 설교는 더욱 더 정직해야 할 것이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설교학 교수 보렌(Bohren)은 일찍이 설교자의 설교를 듣는 최초의 청자(der erste Hörer)”는 성부 성자 성령 삼위 하나님임을 밝혔다. 그러므로 설교자의 설교는 청중에게 전달되기에 앞서서 먼저 하나님 앞에 제출 되는 설교자들에게 부여된 거룩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설교 준비를 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설교자의 정직성은 학부학생들의 글쓰기를 위한 정직성보다는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정직성 교육으로 이어져야만 한다.

정직한 설교자는 자신의 연약함을 숨기지 아니하고 인정한다. 하나님은 부족한 설교자를 사용하셔서 당신의 말씀을 전할 수 있는 분이다. 완전하신 하나님의 말씀이 불완전한 설교자를 통해서 전달된다는 점에서 설교 그 자체가 역설(paradoxa)"임을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진환 목사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논리도 불완전하고 인격도 허술하기 짝이 없는 인간이, 하나님의 진리를 왜곡시키지 않고 바르게 전할 수 있다는 아무런 보장도 없는 인간이, 어떻게 설교자로서 세움을 받을 수 있는가?

그 답은 주권자이신 하나님의 의도에 있다. 하나님이 인간을 말씀의 도구로 사용하기로 작정하셨다. ... 하나님은 인생의 연약함을 잘 아신다. 하나님은 우리의 눈높이에 맞추어 연약한 인간을 통하여 말씀하기로 작정하셨다.

유명 설교자의 설교는 온전하고 나의 설교는 불완전하다는 생각이 표절의 동기가 되고 있다. 다른 설교자들에 비해 너무 부족한 것처럼 느껴지는 설교자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 사용될 때 하나님의 나팔이 될 수 있음을 교육해야 한다. 그 어느 설교자도 완벽한 설교자는 없다. “완전체로서의 설교도 없다. 따라서 다른 설교자의 설교를 표절해야 할 이유도 없다. 찰스 캠벨과 요한 실리에 교수가 하나님의 어릿광대라는 책에서 이야기 했듯이 하나님은 파편(fragment)”과 같이 연약하고 부족한 나를 설교자로 세우시고 사용하시기를 원하신다. 설교자의 정체성에 대한 성경적 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다.

 

2. 인터넷 설교를 위한 제도적 차원의 개선

설교 표절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국 교회 설교자들의 설교원고 쓰기의 정직성 기준이 학부학생들의 과제 글쓰기의 정직성 기준에도 못 미치는 꼴이 될 것이다. 조용훈은 정직하지 못한 설교 표절과 같은 행위들로 교회 지도자들에 대한 사회적 불신도 높아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제 설교 표절의 문제는 설교자 개인에게 맡겨두어서는 안 되는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가 되었기에 제도적 차원의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먼저 설교자의 설교 횟수에 대한 제도적 차원의 보완장치가 필요하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최근의 조사 결과도 한국교회 설교자들이 과도한 설교 횟수를 보여준다. 한국교회 설교자들의 일주일간 총 설교 횟수 평균 7.5회 정도라고 한다. 또한 한 주간에 10회 이상 설교를 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전체 중 40.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과도한 설교 횟수가 설교 표절의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이제 한국교회는 설교 횟수를 줄이고 설교의 질을 높여야 할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있다. 설교자들의 평균 설교횟수를 줄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총회적 차원의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하겠다.

또한 설교를 듣는 청중의 자세도 교육할 필요가 있다. 신명기서가 같은 말씀을 반복하듯이, 복음서들이 같은 내용을 반복하듯이 설교자도 설교를 반복할 수 있다. 중요한 말씀을 반복해서 설교하는 것은 설교 표절이 아니다. 매번 새로운 내용과 새로운 종교적 체험을 요구하는 청중의 자세가 설교자들을 표절의 유혹에 빠지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새로운 제품을 찾는 소비자와 같은 청중이 아니라, 같은 기술을 갈고 닦으며 연습하는 도제와 같은 청중이 필요하다. 평생에 듣던 말씀을 사모하여 또 듣기를 원하며, 그 설교 말씀을 실천하고자 하는 청중이야말로 표절 설교를 막아 낼 수 있는 방패가 될 것이다.

또한 즉각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도 있다. 정소연, 고휘석의 논문 대학생 글쓰기 과제물의 표절 실태와 표절 검사 시스템의 표절 예방 및 적발 효과 연구에 의하면 표절 검사를 하겠다고 공지하는 것만으로도 표절 예방효과가 크다고 한다. 따라서 각 교회 마다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의 인터넷 설교와 설교 원고에 대해서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표절 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을 제공함으로 설교 표절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본 설교 동영상과 원고는 설교 표절을 위해 제공되는 것이 아닙니다.

말씀 묵상과 실천을 위한 자료로만 사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본 설교 동영상의 내용은 말씀 묵상과 실천을 위한 것입니다.

무단 도용 시 법적 책임이 따름을 알립니다.

또한 표절 설교가 쉽게 발각될 수 있음을 알릴 필요도 있다. 그 이유는 유료 인터넷 설교 사이트의 운영자들이 설교를 직접 작성해서 올리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다른 유명 설교자들의 설교를 약간의 수정을 거쳐서 공급하기 때문이다. , 무단으로 표절한 것을 돈을 받고 다시 파는 구조이기 때문에 표절 설교는 표절검사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쉽게 발견될 수 있다. 또한 설교학회를 중심으로 성경적인 방법으로 설교를 준비하여 오리지널한 설교를 하고 있는 설교자들을 발굴하여 격려하는 제도도 좋은 대안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나가는 글

지금까지 인터넷 설교는 단순히 설교 정보를 제공하는 종교 온라인의 차원을 넘어 대체 종교로서의 온라인 종교로 변질 될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인터넷 설교는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를 통해 나온 하나님의 말씀과 상관없는 설교 자료들을 제공할 수 있음을 보았다. 하나님의 말씀과 단절된 종교적 체험을 불러일으킨다는 측면에서 인터넷 설교에 의한 설교 표절 행위는 바알숭배와 유사한 신학적 위험성을 가지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설교 표절의 문제는 심각한 신학적 위험성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사회의 지탄을 받는 비윤리적인 행위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인터넷 설교 운영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또한 설교자들이 표절 설교가 아닌 오리지널한 설교를 할 수 있음을 교육함으로 설교자의 정체성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설교 표절의 문제는 이제 설교자 개인에게만 맡겨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가 제도적으로 접근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이고 이에 대한 계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설교거리를 찾아 인터넷 사이트들을 여기 저기 기웃 거리는 표절 설교를 청산하고, 코람데오의 정신으로 기도와 말씀의 수고를 감내하는 설교자들이 회복 될 때 한국교회는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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