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락해버린 고려신학대학원의 위상과 지도력

이미 보도된 대로, 학교법인 고려학원 이사회는 고려신학대학원의 교수회가 추천하고 총장이 제청한 박영돈 교수의 원장임명을 부결시키고 변종길 교수를 새로 제청 받아 임명결의하였다. 박 교수의 원장임명체청을 부결시킨 이사회는 신대원 졸업식이 임박했다는 이유로 총장에게 개회 중인 이사회가 끝나기 전에 다른 사람을 제청해줄 것을 요청하였고, 전광식 총장도 다급히 변 교수를 전격적으로 제청하였고 이사회는 압도적인 표차로 의결, 임명하였다. 지난 연말에는 신대원 교수회가 만장일치로 추천을 하고 총장이 제청한 김순성 원장의 연임을 역시 부결시켜 버림으로써 교단 내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바 있었는데 이번 역시 마찬가지로 교수회의 추천을 무력화 시켰다.

이리하여 고려신학대학원의 교단 안에서의 위상과 지도력은 이제 완전히 추락하고 말았다. 과거에 고신총회와 학교법인 이사회는 고신대학교의 인가를 받는 과정에서 내부적으로는 신학교의 위상을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독립운영권을 보장하였었다. 곧 학교의 이름도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이란 법적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고려신학대학원이란 이름으로 부르도록 한 바 있으며 원장의 임기도 4년으로 하도록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고려학원 이사회와 대학측은 고신총회의 이런 내적인 합의를 완전히 무시해버림으로써 역사를 자랑해온 고려신학교를 명실공이 고신대학교의 일개 대학원으로 전락시켜버렸다.


고려신학대학원의 지도력 상실의 일차 책임은 교수들에게 있다

물론 고려신학대학원의 지도력의 추락은 소속 교수들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할 것이다. 오랫동안 교수들끼리 갈라져서 서로 갈등했고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이어졌었으며, 심지어 입학시험 부정사건으로 교수가 법정 구속되어 징역형을 받았던 일까지 있었다. 그러나 교수회는 내부에서 일어난 이런 문제들을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다. 그래서 총회가 개입해야 했고 결국은 정부의 사법기관에 의해 겨우 마무리가 되었다. 거기다 교수들 개개인이 가진 경건과 학문에서의 탁월성도 인정받지 못해 학생들과 총회산하 교회들로부터 존경받는 교수들이 많지 않았다.

더구나 신학교 교수들은 교회의 교사로서의 지도력을 발휘할 사명과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스스로 포기해버린 듯 총회나 총회산하 교회들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건들과 문제들에 대하여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가장 큰 예로 김해복음병원을 둘러싼 온갖 부패와 범죄들에 대해서 귀를 막고 눈을 감은 듯 침묵했고, 결국은 고신교회의 바벨론 유수라는 치욕적인 일들이 일어났을 때도 천안캠퍼스는 조용하였었다.

가까운 예로는 특별한 이유도 없이 교수들의 전적인 합의로 추천한 원장이 일종의 괘씸죄에 의해 연임이 부결되었을 때도 교수들은 거의 침묵했고, 지난 총회가 고소문제에 대해 성경의 교훈과는 전혀 다른 - 재정문제나 형사문제 등은 교회치리회의 절차 없이도 세상법정에 고소할 수 있다는 결의를 했을 때도 침묵했다. 심지어 그런 결의가 있었다는 사실까지도 알지 못하고 있는 교수들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교회에 대한 관심과 예언자적인 사명감이 없다는 사실의 증거다.

 

고려신학대학원은 고신대에서 분리되어야 한다

이러다보니 사람들은 교회의 심장부와 같은 신학교를 대학의 부속기관쯤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 결과가 올 것을 예상했고, 또한 학교법인 정관과 다르게 학교를 운영하면 언젠가는 그것이 혼란을 가져오고 그런 혼란의 수습은 법대로 할 수밖에 없는 것임으로 머지않아 고려신학교는 고신대의 한 부속기관처럼 돼버린다는 것을 예고한 바 있다.

또한 그러기에 많은 선배들이 고려신학대학원을 고신대에서 분리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이를 위해 총회가 두 번이나 분립을 결의했으며 추진위원회까지 조직했었다. 그러나 총회가 우선순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현상에 매달리고 있다가 오늘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지금도 늦지 않다. 아니 지금이 기회이다.

우리가 연초의 사설에서 밝힌 대로 대학원대학교로 인가를 받든지 아니면 기존 대학원대학교를 인수 합병하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대학원대학교의 신규 설립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작년까지 교육부가 요구하는 대학원대학교의 설립기금은 50억 원이었는데 올해부터는 100억 원이 되었다. 그러니 적어도 150억 원 이상의 돈이 투입되어야 대학원대학교의 설립이 가능하게 되었다.

 

인수합병으로 신대원 수도권 이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근년에 와서 목회후보생 지원자들이 크게 줄어들고 있어 재정적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신학교들이 많다. 수도권에 있는 40여 신학대학이나 신학대학원대학교들이 있는데, 그 중에 재정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교들이 다수 있고, 심지어 매각한다고 소문난 학교들도 있다. 이런 학교들 중에 신학적인 입장이 같은 학교가 있으면 인수합병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 고려신학대학원이 캠퍼스를 수도권으로 이전할 수 있고 천안캠퍼스는 고신대를 든든히 세우는 일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정부의 관계자들로부터 천안캠퍼스를 처분할 경우 그 대금의 일부는 인수합병의 자금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들었다. 또 작년에 우리는 천안캠퍼스를 인수하려는 학교법인이 있다는 소문을 들은 바도 있다.

고신총회는 신대원 독립을 위해 긴급히 나서야 한다. 특별히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인수합병을 위해 총회장과 이사장, 그리고 누구보다 신대원 교수들이 나서야 한다. 우리 고신은 지금 역사적인 한 고비의 정점에 서 있다. 역사적인 안목을 가지고 현재를 통찰하며 미래를 바라보자. 기회는 뒷덜미가 없다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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