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9(오전 10시 연세대학교 신학관 예배실에서는 연세신학 100주년을 기념하여 연세대학교 신과대학과 연합신학대학원이 공동 주최한 진리와 자유 포럼이 열렸다. 10()까지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포럼에는 현대사회와 기독교 정신의 재발견으로 손봉호 교수(고신대석좌교수), ‘2015한국사회와 기독교 정신으로 박영신 교수(연세대 명예교수), ‘2015 한국사회의 도전정치와 경제 그리고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김상준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과), ‘2015 한국사회의 도전사회와 문화 그리고 한국교회를 김호기 교수(연세대 사회학과), ‘한국교회 이슈와 전망을 이상화 목사(드림의교회)기업의 시대 경영과 목회자를 배종석 교수(고려대 경영학과)한국교회와 신학의 현주소를 김희권 교수(숭실대 기독교학과)앵그리 사회와 행복한 목회를 한성열 교수(고려대 심리학과), ’남은 자 그 성찰과 실천을 김응교 시인(숙명여대 교양교육원 교수), ’통일시대의 새로운 신앙 패러다임에 한완상 교수(전 대한적십자사 대표)가 각각 강의하였다이 중 먼저 손봉호 교수의 발표를 정리한다.  

▲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사회와 기독교정신의 재발견 /손봉호 교수

물질주의가 지배하는 현대사회

현대사회는 물질주의적이다진부할 정도로 들리던 이 말이 요즘은 기독교나 불교 등에서도 들리지 않는다모두가 물질주의에 함몰된 느낌이다모든 것이 돈으로 평가된다심지어 목회자도 헌금에 의해 평가되는 현실이다.

물론 어느 정도의 물질적 풍요는 자유롭고 창조적인 정신활동에도 필수적이다그러나 현대는 물질주의가 너무 지나치고 있다즉 필수가 아니라 사치를 위해 많은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고 그런 사치를 위하여 경제활동이 상당부분 돌아간다는 것이다.

 

행복과 고통삶의 의미

과연 물질적 풍요가 사람에게 행복을 안겨주고 삶을 의미 있게 하는가인간은 이유 없이 행복을 추구하고 고통은 기피한다행복은 그 자체가 인간의 최종 목표이나 고통은 아무 이유 없이 피하려 한다. 그러나 고통은 안고 있고 행복은 없다현대 과학은 그 고통을 줄이는 것에 연구하여 발전시켰다어느 정도의 고통은 줄였으나 지금은 과잉이 되어 오히려 그것이 고통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행복도 감소하고 있다.

과거에는 행복을 감소시키는 고통의 원인이 자연이었지만 이제는 인간이 되었다인간이 인간에게 가하는 고통은 자연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왜 그렇게 되었는가그것은 물질적인 경쟁에서 유발되었다고 본다사랑지혜관용희생 등은 비경쟁적이고 따라서 고급가치라 할 수 있지만 돈은 모든 가치 가운데 가장 경쟁적인 반면 가장 하급가치라 할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

물질주의를 영어로 Materialism이라 하는데 유물론이라는 뜻도 가진다가치관으로 물질주의는 존재론으로 유물론과 서로 연결되어 있다유물론은 인간의 정신작용도 물질적인 것으로 설명하는 환원주의(reductionism)이며 자연과학의 발달은 유물론을 강화했다결국 오늘날의 유물론적 세계관 형성에는 마르크스 보다 자연과학이 더 크게 공헌했다고 할 것이다..

이 유물론의 가장 심각한 결과는 기본인권이 설 자리를 잃는 것이다인간의 자유의지를 부인하고 존엄성이란 사람들이 만들어 낸 허구에 불과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오늘날에는 이성의 권위가 떨어져 도구적 합리성으로 격하되어 그 근거도 쓸모 없이 되었다마르크스는 공산주의가 곧 자연주의요 인본주의라고 하였다역사적으로 보면 그렇게 하지 못하였기에 마르크스의 등식은 실현불가한 것이다오늘날의 환원주의적이며 유물론적인 과학도 마찬가지다.

기본인권 사상이 민주주의 뿌리임은 말할 것도 없다그리고 평등권이 주어져야 한다고대 그리스의 폴리스에서 민주주의가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은 자유시민 뿐이었다.여자노예상인 등은 배제되었다.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인권사상이 맨 처음 구체적으로 표현된 것은 독일의 농민전쟁과 관계해서 1525년 스바시아 농민들이 요구한 12개조항이었다고 한다거기 보면 3조에 그리스도는 양치기든 고위층이든 차별을 두지 않고 그의 고귀한 피로 구속하였기에 농부들을 악한이라고 부르는 것은 개탄할 일이라 하였다. 4조 역시 하나님이 창조하신 후 인간에게 모든 자연을 지배할 권리와 능력을 주셨기 때문에 평민들은 새를 사냥하거나 물고기를 잡을 권리가 없다는 것은 성경의 가르침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종교개혁 때 구체적으로 드러난 인권과 평등사상이 개신교 국가들을 민주국가로 발전시킨 것은 전혀 놀라울 일이 아니다.  

▲ 손봉호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아가페와 정의

기독교는 인간은 존엄하고 평등하며 모든 인간에게 기본권이 있다고 가르친다그러나 성경은 그것을 서로로부터 요구하라고 가르치지 않는다오히려 다른 사람의 존엄성과 평등한 인권을 존중하라고 가르친다그것이 성경이 가르치는 아가페의 특징이다.

니그렌은 진정한 윤리는 아가페에 근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아리스토텔레스나 칸트의 윤리는 철두철미 자기중심적이다그러나 아가페는 이웃의 이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기독교는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우하는 것을 요구하지만 특히 약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도우라고 가르친다이것이 사회정의이다정의를 이룩하는 가장 구체적인 방법은 가장 불리한 입장에 있는 사람을 도우는 것이다바로 이것이 진정한 인간주의라 할 수 있고 이런 인본주의가 지배적인 사회라야 인간의 고통이 줄고 행복이 증진될 수 있다.  

 

고통총량불변의 법칙

절제는 세속적인 이익과 쾌락을 상당할 정도로 희생하는 것을 함축한다그런 절제의 전형은 예수님이다그러므로 예수의 절제를 본받지 않고 진정한 제자가 될 수 없다.

<고통총량불변의 법칙>: 전 인류가 당할 고통의 총량은 정해져 있어서 한 사람이 고통을 받아내면 그만큼 다른 사람의 고통이 줄어든다는 논리다그리스도인들이 아가페 정신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덜어준다면 세상의 고통은 감소될 것이다그것의 실제구현이 복지이다. 그런데 문제는 약한자를 돌아본다는 점에서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지만 복지병이 문제가 될 수 있다일하지 않고 먹으려 하고 부자는 아무리 일해도 빼앗길 것이므로 일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자원은 고갈되고 있다자원을 아끼는 것도 남을 배려하는 것이다전기를 아끼는 것이 필요하다원자력 발전소가 언제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 그러므로 원자력 발전소를 늘려가지 않도록 전기를 아끼는 그런 것도 이웃을 사랑하는 차원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아가페와 돈은 같이 갈 수 없다.

물질 사회에서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아가페인데, 돈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아가페와 돈은 같이 갈 수 없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선민으로 선택한 것은 자신들만 복 받으라고 한 것이 아니었다그러나 이스라엘은 그 임무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특혜를 누리는데 몰두했다결국 그래서 용도폐기처분을 받았다새 이스라엘인 오늘의 기독교도 그런 전철을 밟으면 결국 용도폐기 될 것이고 이미 그런 조짐을 보이고 있다기독교는 지금이라도 주변에서 사회 한 가운데로 진격해야 한다그 무기는 세상을 이기신 아가페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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