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삼우 목사 부민교회담임

18세기 풍자적 소설을 주로 쓴 영국의 문인이었던 스위프트(Jonathan Swift)가 쓴걸리버 여행기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소인국(小人國)에서 자기들끼리 싸움이 붙어 수만 명이 희생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수만 명이 희생되었으니 엄청나게 큰 싸움이 붙은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큰 싸움이었지만 발단은 아주 사소한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삶은 달걀을 까먹을 때, 달걀의 넓은 쪽 끝을 먼저 깨뜨리느냐, 아니면 좁은 쪽의 끝을 먼저 깨뜨리느냐 하는 문제였습니다. 이로 인해 의견다툼이 생겼는데, 서로 자기들 생각이 옳다고 끝까지 우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두 편으로 갈라져 치열한 싸움이 되었고, 마침내 전쟁이 일어나 많은 희생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웃기는 이야기인데, 알고 보면 그냥 웃고 넘어갈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의 삶에서, 특별히 교회 생활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종종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전혀 중요하지 않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마음이 상하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 심지어 교회를 떠나야 되겠다고 생각하기까지 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여러분이 길을 가다가 반대편에서 걸어오고 있는 저를 보았다고 합시다. 얼마나 반갑습니까? 기쁜 마음으로 인사를 해야지 생각하고 제 앞으로 다가갔는데, 저는 여러분을 못 본 척하는 것입니다. 본체만체하고 그냥 곁을 지나가버립니다. 얼마나 화가 납니까? “아니 목사님이 이럴 수가 있나? 나를 무시해도 유분수지? 우리 목사님이 이렇게 교만한 분이었던가?”라고 생각하여 실망하고 낙심합니다. 제가 보기도 싫습니다. 이때부터 제 설교에 은혜가 되지 않습니다. 웃는 얼굴이 가식처럼 보입니다. 결국 시험에 빠지고 마침내는 교회를 옮겨야 하나 고민하게 됩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봅시다. 이 문제가 교회를 옮기려고 고민해야 할 정도로 그렇게 중요한 문제입니까? 제가 여러분이 얼마나 밉다고 길에서 보고도 못 본척하겠습니까? 그럴 리가 없습니다. 당연히 다른 생각하느라고 못 본 것입니다. 이렇게만 생각하면 이건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그냥 잊어버리고 넘어갈 수 있는 사소한 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것이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요 바르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제가 하나의 예를 들었을 뿐입니다. 이제 지금 여러분이 화를 내고 있는 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 기뿐 나빠하고 있는 일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그것이 그렇게 마음이 상하고 기분 나빠할 중요한 문제입니까? 조금만 더 넓은 마음으로,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고 생각해보면 얼마든지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소한 일은 사소한 일로 여겨야 합니다. 사소한 일을 사소한 일로 여기는 것이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지혜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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