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6일 오후 7시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가 주최하는 생명운동을 위한 공개특강 및 제12차 정기총회를 신반포중앙교회 소 예배실에서 열었다.

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의 사회로 시작한 공개특강에서 손봉호 교수(고신대석좌교수)한국문화와 생명윤리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모든 생명체는 생명을 유지하려고 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는데짐승은 본능적으로 개체의 생명보다는 종족을인간은 개체의 생명을 의식적으로’ 보존하려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면서 강연을 시작했다강연을 요약해 본다.

▲ 손봉호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문화와 생명윤리 /손봉호 교수

생존본능의 당위는 가능성을 전제한다.

인간의 생존본능은 당위의 문제인데, ‘당위라는 것은 가능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사람의 생명을 파괴할 가능성이 없다면 파괴해도 된다는 당위도 없는 것이다생명은 그냥 두면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보존해야 한다.

옛날에는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자연이었으나 오늘날은 사람이고 사람들이 발전 시킨 문화이다사람들은 그 동안 홍수지진태풍짐승 등 자연으로부터 오는 위험을 극복하려 했는데그것이 문화로 발전되었다물론 이를 통해 자연의 위험을 상당한 정도로 극복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자연이 인간에게 가하는 것보다 인간이 인간에게 가하는 해가 더 크다자연재해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중국에서 일어난 홍수로 4백만 명이 죽은 것인데인간인 히틀러는 유대인을 6천만 명 죽였다이제 생명보존은 윤리의 문제가 되었다.

 

사람의 생명이 고귀한 것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기 때문

대부분의 종교는 생명존중사상이 있다힌두교와 불교는 동물의 생명도 귀중히 여겨 살생을 금하였고무신론이라 할 수 있는 유교도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한다그러나 생명의 존중에 대해 기독교만큼 강조하는 종교는 없다고 생각한다.

기독교에서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기에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다고 가르친다사람의 생명은 자신의 것이 아닌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에자살은 범죄이다다른 종교에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귀하게 지음을 받았다는 생각이 없다인간 생명의 존엄성그것은 그래서 신비로운 것이다.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애쓰다가 이제는 더 잘살기 위해 연구하고 과학을 발전시켰으나 이로 인해 생명의 세속화가 초래되었고 결국 인간 생명의 신성성은 다 없어지고인간의 생명이 짐승의 생명보다 더 고귀하다는 근거도 없어지고 말았다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과학기술을 만들었는데이것이 오히려 사람의 존엄성과 생명을 위협하는 꼴이 되고 만 것이다.

 

세속화의 심각성은 자살에 있다.

생명윤리의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자살이다종교적으로나 사회윤리적으로 인권에 대한 존중과 존엄성이 없어져 이제는 유일하게 법으로 생명을 보존하고 있는데문제는 자살은 법으로 규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한국에 자살이 많은 이유는 한국의 처세중심적 세계관’ 때문인데이는 초월신도 내세도 중요시하지 않는샤머니즘 문화에 있다출세하여 이름을 날리는 것에만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유대인 수용소에 갇혔다 나온 정신과 의사가 책에서 머리 좋고 민첩한 사람이 아니라 확고한 삶의 의미를 가진 사람만이 어려움을 견뎌내고 살아남았다고 했는데 참으로 의미가 깊은 말이다한국인들은 고상한 삶에는 의미가 없고 하급 가치인 돈에 삶의 의미를 두고 사는데,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자살하지 말아야지하는 이런 시시한 것으로는 힘듬과 어려움을 버텨나갈 수 없다.

▲ ‘생명운동을 위한 공개특강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윤리의식으로는 핵발전소를 가지면 안 된다.

생명과 관련해 한국의 문화에서 고쳐야 할 것으로는 안전 불감증이 있다이 안전 불감증은 샤머니즘과 연관돼 있다샤머니즘과 같은 하급종교에는 인과보응의 원칙이 없다재수 있으면 복 받고 재수 없으면 복 못 받는다는데이것이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복이다.

자신이 주의하지 않고 또 대비하지 않으면서 사고가 나면 모두 재수가 없어서라고 말한다즉 누가 봐도 저렇게 가다간 사고가 날 확률이 99%인데 막상 사고가 나면 재수가 없어서 사고가 났다고 여기는 식의 안전 불감증이 심각하다.

그래서 한국은 핵발전소를 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한 번 사고에 엄청난 물리적 파괴력의 핵발전소를 가질 책임의식이 없다우리나라는 경제대국의 엄청난 물리적 힘은 갖고 있지만 그것을 다룰 수 있는 도덕과 윤리는 없다우리 모두가 전기를 한 등이라도 줄여서 핵발전소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위험으로 충만한 한국사회를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 건전한 사회는 사람의 생명을 최우선시 하고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그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이다. 에로스적인 사랑이 아니라 아가페적인 사랑이다. 책임 있게 진정한 삶의 의미를 사회에 불어넣고윤리적 질서를 세워 절망에 빠지는 사람이 적어지도록 하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책임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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