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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총회와 고려학원이사회의 갈등 조짐 (3)

갈등의 핵심 요인은?

앞서 같은 제목의 사설이 두 번 나가자 혹자는 코닷이 고신총회와 고려학원이사회 간에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이사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현재 대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몇몇 교단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서 고려학원이사회가 근자에 하고 있는 일들을 보면 우리는 이런 문제들을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사설에서 언급한 총신대학교뿐 아니라 침신대학교도 마찬가지의 일을 이미 오래 전부터 아주 심하게 겪고 있다. 곧 학교운영을 두고 총회와 이사회가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충돌하고 있는 일이다. 침신대의 경우 알려진 바로는 총회가 이사들을 뽑아 파송해도 이사회가 계속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데, 이는 이사회에 내분이 있고 각자 자기편의 입장에서 유 불리를 따져서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핑계는 전문성이 없다든가 도덕적 결함이 있다는 등의 이유를 갖다 붙인다는 것. 또 특정인의 이사회 진입을 막기 위해 이사회를 보이콧해서 개회도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 교단총회와 학교재단이사회 간에 일어나는 문제들의 핵심은 교회법과 교육부법 중 어느 것이 더 우선이냐에 대한 인식의 문제이다.

그런데 교회의 결정은 신앙적이고 도덕적인 영역에 속하는 법이기 때문에 그 법이 갖는 권위는 경찰권을 가지고 강제할 수 있는 국가법과는 다르다. 교회법의 권위는 영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이 갖는 권위와 힘은 신앙을 바탕으로 한 신앙인들의 공인(公認)에 달려 있을 뿐이다. 따라서 교회가 세속화 될수록 신앙인들도 교회법보다는 실정법에 더 무게를 두고 점점 그것을 더 의존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다.

이른바 이것이 세속화다. 그리스도가 교회의 주이시고 만유의 주이시라는 신앙고백적인 양심의 법은 차차 무시되고 세상적인 권세와 영광을 가져다주는 국가법은 존중되는 것이 세속화이다. 교회가 무엇을 그리고 어디에다 우선순위를 두는가를 보면 세속화의 흐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근래에 들어 소위 기독교대학들이 겪고 있는 운영주체에서 일어나는 혼선이 바로 이것을 보여준다. 순수하게 신앙으로 시작된 학교가 이제는 법이 좌우하는 학교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고신의 세속화?

고려신학교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돌아보면 이런 세속화의 흐름이 아주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우리 코닷은 그동안 고신총회가 일반대학을 직영하는 문제에 대해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주장의 근거이유 중 상당한 내용을 고신의 역사적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교회가 일반 대학을 직영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고려신학교 대학부를 정규 대학으로 인가받으려 할 때 일어났던 논란이었다.

한상동 목사를 중심한 인사들이 4년제 대학인가를 추진할 때 이에 반대한 사람들은 송상석 목사측의 인사들이었다. 반대 이유 중 중요한 것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고려신학교 대학부가 대학인가를 받게 되면 대학이 주가 되고 신학교는 부속기관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교회의 방침과 국가법이 서로 마찰 할 경우 교회는 어쩔 수 없이 국가법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이렇게 되면 교회의 영적인 지도자를 길러내는 신학교가 정부의 지도를 받게 될 것이니 세속화의 위험이 크다는 우려였다.

이런 논란 속에서 대학인가 추진이 지연되자 한상동측은 사조(私造)이사회까지 만들어 기어이 고신대학 인가를 받았다. 그리고 몇 해 후에는 주로 의예과를 위해 고신대학을 종합대학으로 인가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으며, 종합대학교로서의 인가는 총회가 반대결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와 학교당국이 이를 추진하여 인가를 받아냈고, 총회결의를 어긴 일은 당시 학장의 사과로 일단락되었었다.

그리고 그 때 총회로서는 고신대학교를 기독교대학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보루로서 신급제한을 두었다. 입학생들의 신급제한 때문에 고신대는 위헌 소송을 당하기까지 했는데 다행히 헌법재판소는 총회의 결의를 지지해주어 교회가 승소를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국가법의 지지까지 받은 고신총회의 방침도 스스로 항복하는 것으로 끝나고 말았다. 근년에 이르러 입학지원자가 정원에 미달하는 학과들이 생겨나자 학교 당국은 학교의 생존차원에서 신급제한을 풀어버렸고 그 후 일반 대학이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고신(고신은 고려신학교의 줄인 말이다)은 계속 세속화의 길을 걸어왔다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곧 고려신학교에서 고신대학으로, 고신대학에서 고신대학교 즉 일반대학교로 발전돼(?) 왔다. 거기다가 이제는 고려신학대학원이 명실공히 고신대의 부속기관처럼 일개 대학원으로 그 위상이 자리매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이런 흐름이 계속되더니 드디어 대학 총장과 법인이사회가 정관을 내세우며 고신의 전통과 총회의 결의를 무시하기 시작하였다. 고신교회의 심장부라고 인식되던 고려신학대학원의 교단 내 위상은 이제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추세로 1-20년이 더 지나면 선지학교에 어떤 일이 일어날는지 짐작키도 어렵다. 하버드나 프린스턴신학교처럼 고려신학교도 일반대학 속의 한 인문학과로 전락해버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래를 내다보며 확실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러므로 고신총회는 이런 문제들을 직시하고 역사적인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되었다. 고신총회는 고신대학교와 고려신학대학원, 고려신학대학원과 법인이사회와의 관계를 확실하게 정립해주어야 한다. 현재의 정관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고, 정부의 법 때문에 정관에다 넣을 수 없는 내용들은 총회의 법으로 결의를 해서 확실하게 보완해야 한다. 무엇보다 총회산하 기관들이 총회의 법이나 결의보다 국가법을 더 우선시하려는 경향을 막을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대책과 전략을 세워야 한다. 단순히 대학과 신대원, 신대원과 이사회의 갈등을 푸는 정도나, 이사회가 법을 내세우며 지나친 드라이브를 하고 있는 것을 제재하기 위해 몇 가지 규칙을 바꾸거나 만드는 정도로 수습하려해서는 안 된다. 옛날처럼 다시 총회 안에 정치적인 계파가 생겨나고, 실권이 있는 학교법인이사회를 서로 장악하려고 갈등하게 될 때 지금 총신대나 침신대가 겪는 일보다 더 큰 일을 겪지 않으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작년에 고신총회는 고려신학대학원을 포함한 고신대학교의 구조조정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조직했다. 우리는 이 위원회의 활동을 주목하며 기대한다. 그리고 소청한다. 우리는 이 특별위원회가 단순히 캠퍼스 조정이나 부실 학과들의 통폐합 정도의 구조조정에 머무르지 말고 과거의 역사를 성찰하고 현재 상황을 분석하며, 더 나아가 미래를 전망하여 확실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

교회는 영적인 공동체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자신도 모르게 교회 본연의 사명과 사역을 뒤로 후순위로 제치고 부가적인 일들에 우선순위를 내주는 잘못에 빠져서는 안 된다. 고신은 우상숭배에 무릎을 꿇은 한국교회를 개혁하겠다고 설립한 학교이고, 그러다가 총회에서 쫓겨나 새로운 조직을 만들 수밖에 없어서 생겨난 교파이다. 고신의 정신과 역사의 맥을 찾아 이를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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