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70주년 분단 70주년을 맞아 고신총회 산하 북한및다문화선교위원회가 주최하는 제3회 통일선교포럼이 부산 남천교회당(배굉호 목사)에서 지난 46일 개최되었다. 정우진목사(총회북한선교위원회 위원장)의 인도로 시작된 예배에서, 최정철목사(모든민족교회)가 기도하고, 히브리서13:3의 말씀을 최수우 장로(부총회장)가 봉독하고 남북통일을 소원하라는 제목으로 총회장 김철봉 목사가 설교한 후 윤희구 목사(창원한빛교회)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 선교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이어서 박정곤 목사(고현교회)의 진행으로 2부 포럼시간이 진행되었다. 2부 포럼의 발제자로 나선 오성훈 목사(북한과 열방을 위한 중보기도네트워크 대표)는 성경적으로 본 통일코리아 시대와 크리스천의 삶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시작했다. 오성훈 목사의 발제를 요약해 본다.

한국교회가 당면한 최우선적인 과제인 복음통일의 해법을 계시적 성경원리에서 찾으려는 시도는 매우 시의적절하다. 성경적 원리를 현대사회의 특정한 문제에 적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성경의 기록된 정황이나 문맥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는 경우이다. 몇 해 전부터 한국교회는 2015년을 주목해 왔다. 그것은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바벨론에서 칠십 년이 차면 내가 너희를 돌보고 나의 선한 말을 너희에게 성취하여 너희를 이곳으로 돌아오게 하리라” (29:10)는 말씀 때문이다. 유난히 이스라엘의 역사와 공통점을 많이 가진 한민족이기에 70년의 의미가 예사롭지 않다.

그러나 성경 70년을 우리의 상황에 문자적으로 적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특히 구약학자들은 이런 접근에 대해서 큰 우려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2015년을 더 이상 전 세계에 유일한 분단국으로 남아 있지 않고 통일 코리아로 나아가는 결정적인 전환점, 통일의 원년으로 삼아야만 한다는 절박성과 긴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통일 코리아의 성경적 기초는 민족교회론, 민족사랑, 그리고 하나님의 주권으로 정리된다.

▲ 오성훈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민족교회론

민족교회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민족 내부의 화합과 자기 발전을 추구하는 교회이다. 외부로부터 침입이 있었을 때에는 이에 대해 주체적으로 대처하는 교회이다. 그리고 자기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일하는 교회이다. , 민족 교회는 절대적 가치가 아니라 상대적이며 제한적 가치를 가진다.

민족교회 개념은 인류전체의 평화와 공존을 지향할 때에만 의미가 있다. 또한 민족 거대담론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고난의 상황이 있을 때에만 성립되는 개념이다. 타민족을 침략하고 수탈하는 전쟁을 정당화하는 팽창적 민족주의는 결코 성경의 정신과 조화될 수 없다. 그것은 이미 교회의 본질을 잃어버린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민족 교회론의 성경적 기초에서 통일 코리아의 교회를 바라보아야 한다.

 

민족사랑

성경은 민족을 사랑한 걸출한 인물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소 그렇지 아니하시오면 주께서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 버려 주옵소서(32:32)”라고 이스라엘 백성을 변호했던 모세, 로마서9장에서 골육의 친척들이 구원받을 수만 있다면 자신은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져도 좋다는 놀라운 고백을 한 바울, 그 밖의 에스라, 느헤미야, 모르드개, 에스더, 예레미야, 에스겔, 다니엘과 같은 수없이 많은 성경 인물들이 자기 민족을 지극히 사랑하였음을 보게 된다. 우리의 민족인 북한 동포들을 사랑하는 것은 성경의 정신이요 선교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다. 통일코리아의 기초이자 통일선교의 궁극적인 동인은 성경적 민족사랑 정신이다.

 

하나님의 주권

통일코리아의 성경적 기초를 살핌에 있어서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하나님이 주권 개념이다. 하나님의 주권이란 아더 핑크(Arthur Pink)가 주장했듯이 로마서919절 이하에서 토기장이의 비유로 논증하듯이, 지은 자는 지음 받은 물건에 대해 주권(sovereignty), 즉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가진다. 하나님의 주권은 그의 통치 원리를 설명하는 추상적 법칙 이상의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경건한 삶에 대한 동기를 제공하며, 하나님께 대한 반역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또한 바울은 하나님의 주권을 설명하기 위해 리브가의 태중에 있는 쌍둥이에 대한 하나님의 선택을 강조한다(9:13). 하나님의 선택에 있어서 인간의 그 어떤 자격이나 행위도 고려될 여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에서와 야곱을 통한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선포는 통일 선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원리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남한은 믿음을 붙들어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야곱으로, 북한은 믿음을 저버림으로써 하나님의 저주를 받은 에서로 각인시키는 설교가 많았다. 이런 이해는 은연중에 북한을 무시하고 교만한 태도를 보이도록 한 부정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런 영향력은 자유와 생명을 찾아 한국으로 온 탈북민들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을 원래대로 하나님의 주권이란 맥락에서 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야곱이 하나님께 선택받은 것은 그가 에서보다 의롭거나 나았기 때문이 아니었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에 속한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북한에 대해 결코 교만할 수 없다. 오히려 그 혹독한 고난과 핍박을 북한 동포들이 져온 것에 대해 빚진 자의 심정을 가져야 할 것이다.

통일코리아 시대를 위한 크리스천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진짜 크리스천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짜 크리스천의 삶은 하나님을 깊이 아는 삶, 용서의 마음과 역사의식을 가진 삶, 그리고 서로 연합하고 협력할 줄 아는 삶으로 정리된다.

 

하나님을 깊이 아는 삶

통일코리아 시대를 살아갈 크리스천은 우선적으로 하나님에 대한 깊은 인식이 있어야 한다. 욥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난을 통과하면서 결국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42:5)라고 고백하게 된다. 통일코리아 시대를 살아갈 크리스천은 욥이 엄청난 고난을 통해 더욱 깊이 깨닫게 되었던 하나님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 하나님은 창조주이시며, 절대적으로 거룩하시며, 선하신 분이다. 하나님은 결코 실수가 없으시며, 그 분의 섭리에서 벗어나서 일어나는 일은 전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민족의 분단에도 분명한 하나님의 뜻이 있다. 함석헌은 “38선은 하나님이 우리민족에게 내신 시험문제라고 주장했다. 사도바울은 가장 오랜 시간을 사역했던 에베소교회를 위해 지혜와 계시의 영을 너희에게 주사 하나님을 알게 하시고”(1:17)라고 기도했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는 것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통일코리아 시대를 살아갈 수 없다.

 

용서의 마음과 역사의식을 가진 삶

통일코리아 시대를 살아갈 크리스천들에게 용서의 마음과 역사의식이 필요하다. 분단 7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 사회의 통일에 대한 역사의식은 점점 약화되고 있고 다음 세대들의 통일에 대한 무관심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성경에서 가장 위대한 역사의식과 용서의 마음을 보여주는 캐릭터는 요셉이다. 형들에 의해 이집트에 종으로 팔려가는 비운을 겼었지만 자신이 처한 모든 상황 속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며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산 결과, 이집트의 총리가 되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기아 가운데서 살리는 역할을 감당한다.

하지만 요셉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는 더 나중에 나온다. 아버지 야곱이 죽고 나자, 요셉의 형들은 보복이 두려워서 요셉 앞에 엎드려 용서를 구했다. 이미 용서한 자신을 믿지 못하는 형들을 요셉은 눈물로 다시 한 번 용서하며, 그들의 자식까지도 자신이 기르겠다는 약속을 한다. 이런 온전한 용서의 마음이 통일코리아를 살아갈 크리스천들에게 꼭 필요하다.

또한 요셉은 죽음을 앞두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실 때 자신의 유골을 애굽에 두지 말고 고향 땅에 묻어 달라고 유언했다. 이 유언은 4백년이 훨씬 지나 모세에 의해 성취된다(13:19). 요셉은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고 약 500년 앞을 내다보며 역사의식을 가지고 살았던 것이다. 통일코리아 시대를 살아갈 크리스천들도 이런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

▲ 좌로부터 논찬자 최성은 목사, 발제자 오성훈 박사, 진행자 박정곤 목사

서로 연합하고 협력할 줄 아는 삶

통일코리아 시대를 살아갈 크리스천은 연합과 협력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 2001815 민족통일대축전 방북단 사건 이후 남남갈등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다. 여당과 야당, 보수와 진보, 세대와 계층, 지역간의 갈등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 사회가 이럴 진대, 70년을 넘게 전혀 다른 사고체계와 행동양식을 가졌던 남과 북이 만났을 때, 가히 상상을 뛰어넘는 갈등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이런 갈등을 해소하고 복음으로 열방을 섬기는 통일코리아를 세우기 위해서는 연합과 협력의 정신이 매우 필요하다.

성경에 이런 연합과 협력의 좋은 모델이 있다. 바로 학자 겸 제사장 에스라와 총독 느헤미야의 협력이다. 느헤미야는 성벽의 공사를 마무리 한 뒤에, 영적 회복을 위해 수문 앞 광장 부흥회를 개최하고, 에스라를 청하여 말씀을 들었다. 에스라가 선포하는 말씀은 백성들로 하여금 진정한 회개를 하도록 이끌었고, 레위 사람들은 소그룹으로 선포된 말씀의 의미를 더욱 자세하게 풀어주었다. 이로 인해 예루살렘 거민들은 영적 부흥을 경험하고, 끊어졌던 초막절을 다시 지켰다. 이 두 사람은 목회자와 평신도의 연합과 협력의 모델이 된다. 통일코리아 시대가 오기 위해서 바로 이렇게 서로 연합하고 협력할 줄 아는 크리스천들의 역할이 너무나도 중요한 것이다.

통일코리아를 위해 성경적 기초를 바로 세우고 통일코리아 시대를 위한 진짜 크리스천의 삶을 살아가야 할 때이다. 북한이 변하기를 기다리기 전에 한국 교회와 성도들이 먼저 변해야 할 필요가 있다. 통일코리아를 위한 가장 확실한 준비는 우리가 진짜 크리스천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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