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3248-52절에 보면 바로 그날에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너는 여리고 맞은 편 모압 땅에 있는 아비람 산에 올라가 느보산에 이르러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기업으로 주는 가나안 땅을 바라보라. 네 형 아론이 호르산에서 죽어 그의 조상에게 돌아간 것 같이 너도 올라가는 이 산에서 죽어 네 조상에게로 돌아가리니 나는 너희가 신 광야가데스의 므리바 물 가에서 이스라엘 자손 중 내게 범죄 하여 내 거룩함을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나타내지 아니한 까닭이라. 네가 비록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주는 땅을 맞은편에서 바라보기는 하려니와 그리로 들어가지는 못하리라 하시니라.”하였습니다.

모세는 40년 동안을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여 가나안 땅이 바라보이는 곳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느보산에 올라서 가나안 땅을 바라보는 모세에게 너는 저곳에 들어가지 못하겠고 여기서 죽겠다고 말씀 하십니다. 얼마나 억울하고 원통한 일입니까?

그런데 모세가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가 므리바에서 일어났던 사건 때문이라고 말씀 하십니다그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물이 없다고 원망하고 불평할 때에 하나님이 모세에게 너는 지팡이를 가지고 그들을 모우고 그들의 목전에서 반석에게 명하여 물을 내라 네가 그 반석으로 물을 내게 하여 회중과 그들의 짐승에게 마시게 하리라.” 고 했는데 모세가 지팡이로 그 반석을 두 번이나 치매 물이 나왔다고 하였습니다.

바로 이 행위가 하나님의 거룩함을 훼손하고 범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반석은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데 모세가 그 반석을 쳤다는 것은 하나님의 구속의 사역에 대한 무서운 범죄 행위를 한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 사건의 결말을 보는 느보산을 방문하였습니다. 모세의 무덤위에 세웠다는 기념교회는 몇 년 전부터 다시 건축을 시작하였는데 이번에 보니 거의 완공이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모세 기념교회 앞에 서면 넓은 사막이 펼쳐져 있고 왼쪽으로 여리고가 보입니다. 그리고 바로 교회당 앞에 불뱀을 상징하는 놋 뱀 조각물이 서 있습니다. 어쩌면 모세가 죽은 이유는 백성들의 불신앙 때문이라는 간접적인 시사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모세의 사명이 여기서 끝났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위대한 믿음의 영웅이라도 기한이 있고 시기가 있습니다. 모든 역사의 중심은 하나님이 이루어가십니다. 그 시대마다 사람은 하나님의 역사를 위해서 쓰여지는 도구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끝낼 때를 바로 알아야 합니다. 내가 없이는 안 된다는 생각은 매우 불신앙적인 생각입니다. 모세는 억울한것 같은 상황이었지만 아무런 원망 없이 하나님의 섭리를 기쁘게 수용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다음은 여호수아의 몫이었습니다.

느보산에서 내려오면서 마쳐야 할 때가 되면 미련 없이 끝내야 한다는 생각을 굳게 마음에 다짐했습니다너무 빨리 저녁이 온다는 생각을 하면서 성 조지 교회당에 있는 마다바 지도를 보러 갔습니다.

교회당 바닥에 만들어진 모자이크 지도는 주후 499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1894년에 발견되었습니다고대 근동지역을 그린 것으로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해서 레바논과 이집트가 그려져 있습니다이 지도는 많은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데, 1880년대 초반에 요르단 남동부에 있는 케락 지역에서는 무슬림과 기독교인들과의 마찰이 일어났습니다.

그 당시 기독교인들은 이곳을 통치하던 오스만 터키 정부에 마다바로 이주를 요청하게 됩니다. 터키 정부는 허락을 하되 교회당은 옛 교회 터 위에만 짓도록 조건을 붙였다고 합니다그때 교회 터를 찾다가 비잔틴 시대에 교회였던 이 교회 터를 찾아냈는데 바로 이 교회 바닥에 있는 지도를 발견한 것입니다.

이 지도는 비잔틴 당시에 순례 객들이 성지를 잘 찾아 갈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려졌다고 합니다모든 성도들이 둘러서서 성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설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그 당시에는 성지를 방문하는 것이 신앙의 척도를 나타내는 것이었기 때문에 누구든지 성지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다고 합니다. 어두워서야 숙소에 도착하고 내일 페트라에 대한 사전 준비를 하면서 렌즈와 카메라를 점검하였습니다.

이번 여행이 너무 타이트 한 것은 카메라를 가져오신 분도 없고 사진 찍으시는 분도 없으셔서 모든 단체 사진과 중요한 사진을 내가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페트라를 향한 들뜬 마음으로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먼저 아르논 골짜기를 가는 도중에 유명한 메사 비문이 발견된 디본 마을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1868년에 모압 왕의 업적이 기록된 비문이 발견되었는데 열왕기하 3장의 오므리 왕의 성경 기록과 같아서 아주 중요한 역사적 비문으로 인정되는 것입니다.

이 비문은 발견한 주민들의 의해서 부서졌으나 탁본을 떠 놓은 것과 그 부서진 조각들을 모아서 복원하여 루브르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아르논 골짜기를 향하여 가다 보면 성경의 여러 도시들이 나오지만 방문 할 수가 없었습니다.

모압 지역의 북쪽에 있는 아르논 골짜기에는 아르논 강이 흐르는데 이 강과 골짜기를 경계로 아모리 족속과 모압 족속이 나누어집니다.

나오미가 모압으로 갔다가 남편과 두 아들을 다 잃고 며느리 룻과 함께 베들레헴으로 돌아올 때에 이 아르논 골짜기를 통해서 돌아오게 되었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아르논 골짜기를 나와서 고속도로로 나오는 길에 있는 모든 평지가 다 모압 평지입니다지금의 고속도로는 왕의 도로로 알려진 도로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에 들어가기 위해서 이 도로를 통해서 들어가고자 했을 때에 모압 왕이 허락 하지를 않아서 빙 둘러 갔던 사건이 민수기 2017절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고속도로를 계속해서 달리다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건넜던 와디인 세렛 강이 나오고 곳곳에는 양떼들과 베두인족들의 천막이 보였습니다

열흘 전에 내린 눈이 아직 하얗게 산에 쌓여 있는 풍경이 낯설게만 느껴졌습니다이스라엘 백성들이 저 넓은 사막 길을 이동하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오늘 우리들의 행보가 너무 사치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페트라에 가까운 곳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목이 말라서 원망할 때에 바위에서 물을 내었던 므리바 샘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물은 사시사철 끊임없이 흘러나온다고 합니다그 앞에 서서 모세의 모습을 생각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점심식사 후에 페트라를 입장하게 되었는데, 페트라는 뉴욕 타임즈에서 선정한 죽기 전에 가 보아야 할 세계의 명소중에 1위로 선정된 곳입니다우리가 가장 리얼하게 접했던 페트라는 영화 인디아나 존스 / 마지막 성배편에 배경으로 나타납니다

페트라는 베두인족의 조상인 나바테인이 건설한 암벽 도시입니다나바테인은 BC 7세기경에서 BC 2세기경까지 시리아와 아라비아반도 등에서 활약한 아랍계 유목민입니다.

이들은 홍해와 지중해로 가는 향료 길의 중간거점인 자신들의 영토를 적절하게 이용하여 장사를 시작한 것입니다. 그로인해 부요하게 되고 화려한 도시를 만들어 부강한 나라를 만든 것입니다.

2C기 경에 로마가 이곳을 점령한 후에 무역로를 다른 곳으로 옮김으로 쇠퇴하기 시작하였고 결국은 6세기경에 일어난 지진으로 무너져 버립니다.

페트라는 성경에 구체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바울이 갈라디아서 116절에서 혈육과 의논하지 않고 오직 아라비아로 갔다가 다시 다메섹으로 돌아갔노라여기에 등장하는 아라비아는 그 당시에 아라비아 페트라로 불렸던 곳이라고 합니다로마가 이 지역을 아라비아 페트라로 불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고린도후서 1132절에 보면 다메섹에서 아레다 왕의 방백이 나를 잡으려고 다메섹 성을 지킬 새 내가 광주리를 타고 문으로 성벽을 내려가 그 손에서 벗어났노라

여기에 말하는 아레다 왕은 그 당시에 나바트 왕국(페트라)을 다스리던 왕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바울이 아라비아 페트라에 가서 복음을 전하다가 수배 명령을 받은 요주의인물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페트라를 입장하게 되면 제일 먼저 협곡인 시크 길을 걸어가야 하는데 그 거리가 1.2km 나 되고, 높은 곳은 200m 나 되는 바위굴을 지나야 합니다.

마치 붉은 색깔이 살아서 움직이는 자연의 심장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시크 길을 마치면 정면에 등장하는 43m 높이에 알 카네즈(보물창고)” 가 나타나는데 이것은 나바테 왕국의 아텐라스 왕의 무덤입니다.

보물창고로 알고 탐사하면서 보물을 기대하던 사람들이 무덤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에 그 실망감이 얼마나 컸을까... 많은 사람들이 보물이라고 쫓아갔던 것들이 아무것도 아니리는 것을 뒤늦게야 알고 후회하는 것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계속해서 걷다보면 오른편으로 왕족들의 무덤 군이 나오고 원형극장과 목욕탕, 신전, 수도원, 주거지등이 나타납니다.

이곳을 4번째 방문하는 나로서는 큰 감동은 없지만 그래도 자연의 장엄함과 하나님의 창조의 경이로움 앞에 가슴으로부터 찬양과 감격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자연과 인간의 문명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것을 보면서 인간이 어떻게 자연과 타협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자연도 참 아름다운데,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 때문에 자연이 훼손되고 자연과 타협할 줄 모르기 때문에 어디를 가나 자연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건물과 상점들이 들어서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순간 교회라는 공동체도 조화와 균형의 틀 안에서 보기에 좋은 선을 창조해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자기만 독특하게 돌출행동을 하면서 공동체를 무시하게 되면 보기에 흉한 교회가 되고야 말 것입니다.

누구나 다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로서 거룩함과 선함을 나타내고 서로를 세워주고 섬기는 자들이 되어야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교회가 될 것입니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