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과학이라는 주제로 한국연구재단(NRF)이 후원하고 한신대와 종교와과학센터(CRS)가 주최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지난 428-29일 한신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열렸다종교와 과학의 대화라는 관점에서 신령한 몸에 대한 주제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취재했다.

발표자는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국제학제간 신학연구센터 센터장 미하엘 벨커(Michael Welker)였다노련한 학자답게 그는 신령한 몸을 설명하기 위한 예비적 단계로서 연구의 새로운 틀을 먼제 제시했다즉 형이상학을 연구함에 있어서 옛 스타일(old-style)”과 새 스타일(new-style)을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다독자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한다면옛 스타일의 형이상학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the metaphysics" 즉 정관사가 그가 붙은 형이상학을 의미한다옛 스타일의 형이상학이 그 형이상학이라면새 스타일의 형이상학은 관심하는 어떤 하나의 분야를 설명하는 a metaphysics” 즉 부정관사가 붙은 하나의 형이상학이라는 것이다서론부터 성경적 거대담론은 배재하고 시작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였다

▲ 벨커 교수의 특강이 진행되고 있다.

벨커 교수에 의하면 옛 스타일의 형이상학 즉 고전적 성경 서술에 따른 창조는 하나의 창조자와 다수의 피조물의 관계 속에서 창조를 생각한다이와 같은 일대 다의 창조 구조 속에서는 어떤 피조물도 하나님을 대신해 활동할 능력이 없다벨커 교수는 새 스타일의 형이상학에 의해서 창조를 보면 일대 다가 아니라 일대 일의 창조 즉 공동-창조성(co-creativity)을 찾아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다시 말해 공동-창조성 이론에서는 인간 뿐 아니라 다른 피조물도 그들의 피조물의 자유를 누리고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쯤 되면 독자들은 벨커 교수가 신령한 몸을 어떻게 과학적으로 설명할 것인지 대충 짐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벨커 교수는 고도로 세련된 여러 가지 형이상학적 전제 조건들과 학문적 안전 장치를 마련하고 매우 부드럽고 우회적인 표현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에 대한 과학적 대화를 시도했다하지만 그 주장의 핵심은 이런 것이었다

신령한 몸의 원형을 부활하신 예수의 몸으로 설명하면서 벨커 교수는 부활한 예수의 신령한 몸을 감각과 경험 그리고 기억에 의한 어떤 실재라는 용어로 설명한다그의 표현에 의하면 성서본문들은 하나님의 현현 앞에서 증인들이 예배 가운데 엎드려 부활하신 그리스도(porskynesis)에게 찬양하는 경험을 보고한다예수의 부활은 한편으로는 감각인 어떤 것의 특징을 보여주는 일종의 실재이다다른 한편으로는 어떤 겉모습의 특징심지어 환영을 보유한다.” 벨커 교수는 부활하신 예수의 신령한 몸을 경험과 기억으로 설명했다이런 벨커 교수의 주장에 의하면 성경이 말씀하고 있는 예수의 재림은 없어야 한다아니다 다를까그는 매우 직접적으로 예수의 재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밝혔다

만일 우리가 천사를 대동하고 하늘로부터 오는 인자의 비전을 가지고만 있다면고린도전서 15장에서 바울이 외치는 것처럼 우리는 모든 사람 가운데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이다.’ 오시는 그리스도에 관한 이야기는 위로가 된다왜냐하면 오시는 그는 모든 때와 시대의 마지막에만 처음으로 계시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는 십자가에 달리시고 부활하신 분으로 지금 우리 가운데 이미 계시기 때문이다.” 벨커 교수는 예수의 재림은 기억과 경험을 통해서 다시 오시고 지금 함께 한다고 인식한다잊었던 기억을 다시 찾는 것처럼 그렇게 예수가 다시 온다는 것이다그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가 믿는 예수의 종말론적 재림은 없다

이런 신령한 몸에 대한 이해를 그는 바울에게도 적용한다. “바울에 따르면부재하는 이들조차 그들의 시공간의 다른 위치에도 불구하고 영 안에서’ 다른 이들과 진정한 접촉이 가능하다바울은 그 자신의 방문과 가르침 그리고 설교를 기억함으로써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그의 간구를 통해또한 편지와 메시지를 통해, ‘영 안에서’ 공동체에게 나타난다이 현현은 단순히 그의 상상의 선물이 아니다바울은 공동체 안에서 영적으로’ 현현되어가는 자기 자신을 본다고린도전서 5장에서 그는 이러한 영적 소통과 공동-활동의 과정을 묘사한다.” 

벨커교수에 의하면 성령 없이 인간의 영만으로도 이러한 일들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바울과 고린도 교인들 사이의 영적인 소통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 성령을 언급할 필요는 없다우리는 신학적 영역에 대한 직접적 언급 없이도 인간 영의 기초적 역할을 설명할 수 있다.” 그는 신령한 몸에 대한 과학적 설명의 결론을 기억과 상상이라는 말로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기억과 상상은 어떤 이상한 방법으로 연결되거나 교차하는 단순한 정신적 구성물이 아니다기억과 상상은 확실히 자연의 시공간과 그것과 상관관계에 있는 물질 속에서 "관계점(points of reference)"을 갖는다다시 말해 경험된 물질적 실재가 지속 가능한 공동의 상상 안에서 영적인 무게감(spiritual loadeness)”으로 변화된다

벨커 교수에 의하면 옛 스타일 즉 고전적 성경 관에 의한 신령한 몸은 없다예수의 부활도 없고 재림도 없고 영생도 없다그가 말하는 신령한 몸은 경험과 기억과 상상이라는 인간의 뇌기능 속에서 벌어지는 그 무엇이다그가 말한 대로 굳이 하나님의 영을 논하지 않아도 바울과 고린도 교회의 영적 소통이 가능하듯이하나님 없는 교회도 가능할 것처럼 보인다이런 주장들에 대해 학회 현장에서 몇몇 학자들이 질문을 통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비록 여러 가지 학문적인 용어들로 포장했을 지라도 그의 주장은 얼마 전 바티칸의 대변인이 한 말을 생각나게 한다. “우리는 예수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We just feel Jesus is not coming back by the looks of it.).” 예수의 재림은 없다고 하는 로마교 대변인과 예수의 재림은 기억과 상상 속에 지금 존재한다는 주장이 왠지 공통점이 있어 보인다이런 주장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점은 예수의 재림에 대해서 자신들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주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때를 알지 못하느니라”(마태복음25:13)

사도바울을 통해 또한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들이 평안하다안전하다 할 그 때에 임신한 여자에게 해산의 고통이 이름과 같이 멸망이 갑자기 그들에게 이르리니 결코 피하지 못하리라(데살로니가전서5:3).” 

예수의 재림이 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알지 못하니 깨어서 준비하라는 것이다예수의 재림은 없다고 말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다른 이들과 같이 자지 말고 오직 깨어 정신”(살전5:6)을 차리고 주님 맞을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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