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 사태 후 고조된 왜곡된 여론

   
탈레반에 피랍된 이들이 석방된 뒤에 일반인들의 비난이 도를 넘고 있다. 이미 예견된 일이지만 선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이 기독교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진보성향의 한 인터넷 매체의 ‘기독교 선교, 배타성이 문제다’(8월 31일)라는 제목의 기사나 모 신문의 ‘[기존 선교방식 고수 왜?] ‘땅끝까지 전도’ 근본주의 신앙관 완고’(8월 31일)라는 기사 등은 기독교의 선교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하거나 선교 행위 자체를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보도 행태를 보였다.

특히 진보 인터넷 매체는 “기독교인들은 거리에서 그리고 지하철 안에서 빨간 십자가를 들고 다니며 왜 그토록 ‘예수천당 불신지옥’이라고 고래고래 고함을 내지르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사는 “이것은 보수 기독교의 신앙 체계 안에 이미 내함된 본질적 신념의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계속해서 기사는 "오늘날의 한국 기독교는 이젠 거의 총체적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고 비난했다.

언뜻 보기에는 틀린 지적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기사의 시각이 한국 기독교의 전체가 그런 식의 선교(전도)를 한다고 매도하는 점이다. 비난을 하기 위하여 '한국 기독교의 선교=예수천당 불신지옥'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는 것이다.

정말 한국교회가 그런 식의 선교를 하고 있는가? 극히 일부 성도들이 지나친 열정으로 그렇게 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런 식의 전도를 하는 이들 중에 정통 기독교에서 배척하는 일부 이단들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한국 기독교의 보편적인 모습이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이 매체가 한국 기독교의 선교(전도) 방식이 ‘예수천당 불신지옥’ 행태인 것으로 매도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비판이다.

정당한 비판은 받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한국 기독교는 '저주하고 겁주는' 방식으로, 마치 점령군의 침공처럼 선교(전도)하지 않는다. ‘예수 믿고 복받으라’고 말하는 것이 배타적이요 공격적인 선교인가? 선교가 목적이라고 해도, 이번 아프간에 피랍됐다 풀려난 이들처럼 타국에 목숨 걸고 어려운 이들을 도우려고 간 종교단체가 얼마나 있는가? 한국 기독교 선교 초기에 수많은 선교사들이 자식과 아내를 잃어버리면서도 이 땅에 복음의 씨를 뿌리려 한 이유가 단순히 자신들의 종교를 확장하려는 데만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봉사와 섬김은 기독교의 기본적인 교리다. 기독교의 선교는 단순히 개종이나 교세확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억눌린 자와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주려는 것이 기독교의 가르침이다. 제3세계 지역에서 봉사하는 현장의 사람들은 결코 평안한 삶을 살고 있지 않다. 소외되고 굶주리고 비참한 삶을 사는 이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전해주는 것을 '공격적 선교'라고 말하며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일부 일반언론들이 기독교가 배타적이라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이슬람은 어떤가? 이슬람은 개종하면 명예살인이라는 이름으로 가족들까지 살해한다. 그러나 기독교에서 타종교로 개종한 이들에 대해 살인 같은 것을 한 적이 있는가? 더구나 기독교가 공격적 선교를 한다고 비난하는데, 그렇다면 이번 탈레반의 개종요구 협박이나 살해는 어떻게 해석하는가? 이슬람은 한국의 이슬람화를 위한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고 이에 따른 각종 전략을 세우고 치밀하게 이슬람선교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의 이슬람선교와 기독교의 선교가 다른 점은 무엇인가 묻고 싶다.

모든 종교는 자신의 교리를 확장하고 그것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불교도 기독교의 많은 체계를 모방해서 교세확장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유독 기독교만 문제 삼고 공격적 선교 운운하는 것은 모순된 비난이다.

더구나 탈레반에 피랍된 이들이 당한 위협과 성폭력 위협, 그리고 그들의 개종강요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는가 묻고 싶다. 이들이 밟은 땅은 의료와 교육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했던 지역이다. 탈레반이 ‘선교 반대’의 명분을 내세우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피랍된 이들을 폭력으로 강요하고 죽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그들에게 총칼을 가지고 간 것도 아니다. 그런데 지금 단순히 기독교의 선교방식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것도 ‘한국교회 선교=예수천당 불신지옥’이라는 엉터리 일반화를 전제하여 싸잡아 난도질을 하는 왜곡된 비난은 용납할 수 없다.
한국교회의 극히 일부 모습만을 보고 전부라고 말하는 그런 비난은 받고 싶지 않다. 비판을 하고 싶다면 적어도 정확한 근거와 사리에 맞는 기준을 가지고 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 시점에서 침묵만 지켜서는 안 될 것이다. 적절한 대안으로 대응해야 한다. 저들이 요구하는 선교금지에 동조해서 선교자체를 금하는 일을 하겠다는 어리석은 결정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전호진 박사는 이번 일반 언론의 비난사태를 두고 “기독교에 대한 반기독교적 정서를 드러낸 것이다”며 “정부가 선교 금지를 내세우는 등 종교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는 이번 사태를 바르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세태의 조류를 따라 이것도 옳다 저것도 옳다 하는 식의 결정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교회는 선교초기부터 수많은 순교의 피를 흘리면서 교회를 세워왔다. 조선 후기부터 시작한 선교 역사를 보면, 교회는 한국의 근대화와 해방의 원동력이 되었다. 의료선교는 물론 교육사업 등 사회 전반에서 많은 기여를 했다.

기독교의 선교 목적은 결코 개종이 전부가 아니다. 스텐리 존스 선교사는 기독교의 선교는 개종이 아니라 회심이라고 지적했다. 기독교는 한 영혼이 올바르게 세상을 보고 살아가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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