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당회에서 결의

아프간 피랍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뒤 조용한 곳으로 자숙의 길을 떠난 박은조 목사의 일은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당회가 공동의회에서 신임을 묻기로 하였기 때문이다.

8일 장례식을 치른 뒤 박은조 목사가 모처로 가고 9일 주일이 되었다. 그런데 처음엔 당회가 반려하기로  하였지만 당회원들도 책임이 있는 일에 당회가 할 일이 아니라고 판단을 하고 전체 교인들의 의견을 묻는 것이 합당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것이다.

샘물교회는 빠르면 이 달 마지막 30일 주일에 공동의회를 열어 박목사의 재신임 여부를 투표할 예정이다.

권혁수 장로는 "지난 5일 박 목사의 사표를 당회가 반려했다는 보도의 내용은 성급한 것이며, 자숙기간에 대한 것도 확실한것은 아니다"며 일부 보도된 내용을 부인했다.

▲ 시신이 안치된 식장 복음을 봉사의 손에 담아 아프가니스탄에 건너갔다가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되어 살해된 고(故) 배형규 목사의 천국환송예배가 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샘물교회에서 드려졌다. "온전한 헌신은 마지막 것을 드리는 것이다" 평소 자신의 책상 앞에 써놓은 글귀대로 자신의 마지막 몸을 하나님앞에 드린 故 배목사의 천국환송예배는 1,2부로 나뉘어 2시간 여 드려졌는데 예배시간 내내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는 가운데 진행되었다. ▲ 예배를 인도하는 박은조 목사

 

예배

샘물교회 담임 박은조 목사는 평소 "기독교인은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천국을 향해 가기에 장례식보다는 천국입성"이라고 말해왔던 故 배형규목사의 뜻을 따라 오늘 천국환송예배를 드리게 되었다며 예배 시작의 인사를 했다.


▲ 설교하는 이광선 목사 /예장통합총회장 함께 신학을 공부했던 장신대 신대원 92회 동기생들의 ‘순례자의 노래’ 조가는 故 배형규 목사가 애창하던 곡이어서 장내를 더욱 숙연케 하였다. 이 날 설교는 고 배목사의 선배이며 동문이신 예장통합총회장 이광선 목사(신일교회)가 “보라! 하늘을 보라!“는 제목으로 위로를 선포하면서 “조선에 건너와 복음을 전했던 토머스 선교사의 순교처럼 선교는 현재의 잣대나 상황에 따라서 판단할 일이 아니다”며 “(배 목사의 순교 역시) 역사가 판단할 것이고 미래에는 다른 평가를 받을 것”이라 했고, 이어 옥한흠 목사(사랑의교회 원로목사)가 축도했다. ▲ 축도하는 옥한흠 목사

 

기림의 순서

이어 '故 배형규 목사를 기리며'라는 순서가 진행되었는데 고인소개, 고인의 비전 시 낭송, 조사, 헌화가 이어졌는데 특히 특송 ‘그 길’(강혜련,김은혜작사 김은혜작곡)을 부른 전현주씨의 순서에서는 모두가 함께 눈물을 적시는 감동이 있었다.


▲ 특송하는 전현주씨 “저는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처음 이 사건에 대해 안티였기 때문입니다. 이 순서를 제안 받고 많이 망설이다가 하나님의 뜻이 있으려니 하고 순종하였는데 이 자리에 와서 제 마음이 완전 바뀌었습니다.” 그렇게 자신을 고백하고 눈물로 찬양을 드릴 때 모두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었다. ▲ 순서지에 인쇄된 남편의 사진을 하엄없이 바라보는 부인 김희연씨

 

여러 표정들

배 목사의 살해, 그리고 시신을 맞은 뒤에도 의연한 모습으로 피랍가족들을 도왔던 배 목사의 부인 김희연(36)씨와 딸 지혜(9)양 부친 배호중(72)씨는 나란히 앉아 마지막을 지켰는데 부인 김희연씨는 순서지에 인쇄된 남편의 사진을 하염없이 보고 또 보면서 눈물을 닦아냈다.


▲ 함께 아프가니스탄에 갔던 21명의 청년들과 가족들 특히 샘안양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유경식(55)씨를 비롯한 생환 피랍자 21명 전원이 귀국 후 처음으로 외출해 장례식에 참석하여 마지막 헌화로 고인을 떠나보냈다. ▲ 고 신성민의 부친 심진표씨(경남도 의원)

 

장례식에는 배 목사와 함께 아프간에서 살해된 고 심성민씨의 아버지 심진표(62)씨 등 피랍자 가족 50여명도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 청년들의 특송 또 고 배목사의 제자들인 샘물교회 청년회원들은 배 목사가 생전에 애창했던 ’순례자의 노래’를 합창하며 고인을 기렸고 이날 참석한 1,500여명의 성도들은 예배시간 내내 ’아멘’을 낮은 목소리로 되뇌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 헌화하는 옥한흠 목사

▲ 헌화하는 정주채, 이성구, 현유광 목사 마지막 길 환송예배가 끝난 후 청년부 교사 8명이 고 배형규 목사의 시신을 운구하였는데 박은조 담임목사, 부인 김희연씨와 딸 지혜양 부친 배호중씨, 친척들 그리고 찬양대원이 찬송가 ‘저 높은 곳을 향하여’를 부르며 뒤따랐다. ▲ 운구되는 고 배형규 목사의 관


▲ 운구를 뒤따르며 고 배목사의 딸은 무언가 궁금한가 보다. 故 배목사의 관이 교회당을 나섰을 때는 교인들과 이웃주민들 그리고 지나던 행인까지 약 2,000여명이 길 양편에 도열하여 운구차량이 저 멀리 따나갈 때까지 찬송을 계속 부르며 마지막 길을 애도하며 서로 위로했다. ▲교회앞 양쪽 길에는 500여 미터나 길게 교인들과 이웃들, 행인들이 늘어서 마지막 전송을 했다.

 

아쉬움

수도권 대표적인 교회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고신 샘물교회에서 순교자를 천국으로 환송하는 귀한 자리에서까지 순서에도 고신은 없었고, 단상에는 그 수많은 화환 가운데 매일교회에서 보낸 화환만 자리를 지켰다. 같은 교회임에도 고신은 사건의 발생에서부터 인질이 돌아오고 환송예배가 진행되는 마지막 까지 아웃 사이드에 머물면서 구경만 하는 것으로 비춰져 아쉬움을 더했다.

 

박은조 목사, 아프칸 사태 책임 통감 모든 공직 사퇴

 

아프칸 인질 사태가 종결된 이후 박은조 목사는 자신의 거취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한 끝에 9월 초 샘물교회 당회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박 목사는 이번 사태로 인해 한국교회와 사회에 미친 파장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결심을 하고 사임 의사를 표명하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임서는 노회에 제출하는 것이기에 당회에는 의사를 표명한 것임)

이에 대해 옥한흠 목사, 손인웅 목사(한목협 회장), 홍정길 목사, 손봉호 서울대명예교수, 이만열 교수 등 교계 중진들은 여러 모양으로 자문을 하며 위로하였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샘물교회 당회는 박 목사의 사표를 즉각 반려하기로 결정하고 박목사가 교회를 떠나는 일을 극구 만류하였으나, 박 목사는 2개월 간 설교를 중단하고 조용한 기도원으로 들어가 바울의 광야 시간을 가질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샘물교회 주일예배 설교는 9월 9일 옥한흠 목사가 맡고 홍정길 목사는 다음 주일을 맡는 등 교계 중진 목회자들이 자발적으로 맡아 빈 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한편 뉴스앤조이의 기사에 따르면 박은조 목사는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가 발생하자 뉴스앤조이, 복음과상황 이사장과 한민족복지재단 이사장 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데 이어, 최근 교회 당회에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모든 공적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한다.

기사에 따르면 <뉴스앤조이>와 <복음과상황>에 사의를 표명한 것은 언론사 이사장인 자신이 기독교는 물론 전국가적 주요 현안에 깊숙하게 개입되어 있을 경우, 언론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뉴스앤조이>는 곧 이사회를 소집해 박 목사의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라 한다.

박은조 목사(샘물교회)는 9월 9일 주일예배에서 설교를 하지 않았다. 분당 샘물교회에 모습도 드러내지 않았다. 교회 한 관계자는 "박은조 목사가 이번 아프간 피랍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숙한다는 의미에서 당분간 설교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은조 목사가 설교를 안 하는 기간이 얼마나 될지는 지금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 목사는 9월 8일 고 배형규 목사의 장례식이 끝난 직후 모처로 자리를 옮겼다.

박 목사가 설교를 중단한 것은 손봉호 교수와 옥한흠 목사(사랑의교회 원로) 등 교계 원로의 조언을 받아 들였기 때문이다. 9월 9일 박 목사를 대신해 샘물교회 주일예배 설교를 한 옥한흠 목사는 "박 목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박 목사에게 자숙을 요청했다"며 "(자숙의) 기간을 정하지 말고 침묵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라"는 말을 전했다고 했다. 또 "박 목사의 얘기가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되면,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주변 지인들의 설득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설교 중단 결정은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샘물교회 주보에는 박은조 목사가 '거기서 손이 엄중하시므로'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한다고 나와 있다. 또 다음주 9월 16일 주일에도 설교자로 이름이 올라가 있다. 통상 주보가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나온다는 것을 감안할 경우, 박 목사의 설교 중단 결정은 고 배형규 목사의 장례식이 있기 하루나 이틀 전에 나온 셈이다. 옥한흠 목사는 "박 목사에게 설교를 중단하라고 요청한 것이 지난 금요일이다"고 했다.

교인들은 이런 박 목사의 결정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예배를 하는 도중 동요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옥한흠 목사, "비난하면 돌멩이 맞아라"
박 목사 대신 주일 설교, "국민의 비난은 교회에 쌓인 악감정이 폭발한 것."

   
 
  9월 8일 고 배형규 목사 장례식에 참석한 옥한흠 목사(오른쪽)가 손인웅 목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옥 목사는 9월 9일 샘물교회 주일예배에서 설교를 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옥한흠 목사, "그동안 한국교회에 쌓인 악감정이 폭발한 것"

이날 설교를 한 옥한흠 목사는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옥 목사는 "대형교회의 담임목회를 했던 나는 한국교회의 문제만 있으면 무조건 대형교회를 비판하는 분위기에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일부 대형교회가 세습을 하거나 추문에 휘말리는 등 잘못한 점도 분명히 있다"고 했다.

또 목회자 세금 납부와 관련해서도 "한국교회를 비판하는 목소리 중에 목회자가 세금도 내지 않으면서, 어떻게 애국과 애족을 말하느냐는 비판도 있다"며 "모두 다 맞는 말이다"고 말했다. 옥 목사는 "선교의 과열로 선교 현장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또 예수 믿는다는 사람들이 복 받고 건강해서 잘 사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며 "그러니까 의식 있는 젊은이들이 예수를 믿는 사람을 역겹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아프간 피랍 사태를 언급하면서는 "인터넷에 있는 댓글을 보니, 샘물교회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한국교회에 쌓여 있던 악감정이 폭발한 것이다"며 "우리 모두가 받아야 할 죄 값을 여러분이 받고 있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옥 목사는 "국가의 정체성과 자존심에 교회가 상처를 주면 안 된다"며 "바로 이러한 점이 한국교회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고 했다. 또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비난을 하면, 돌멩이를 맞고, 잘못을 시인하고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옥 목사는 그러나 "선교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선교를 하는 사람의 그릇이 질그릇이라 물의도 일으킨다"며 "(이번 사태로 인해) 샘물교회가 갖고 있는 비전 자체를 후회하지 말라"고 말했다.

 

누리꾼들, 샘물교회 앞에서 시위

한편 이날 샘물교회 앞에서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하는 누리꾼 10여 명이 선교 방식의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이번 아프간 피랍 사태는 한국교회의 공격적 선교 방식이 빚은 결과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국가의 위신도 땅에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뉴스앤조이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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