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목회자연장교육원에서 주최하는 제 3회 목회자들을 위한 현장의 신학 특별강좌가 지난 4월 20일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대세미나실에서 열렸다이번 특별강좌의 강사로 나선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교회사 담당 안상혁 교수는 종교개혁 역사를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가며 강좌를 어어 갔다특별히 칼빈과 쯔빙글리를 언급하면서도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루터의 이야기를 심도 있게 소개했다루터에 대한 강의 중의 일부분을 요약함으로 종교개혁의 정신을 다시 한 번 기억해보고자 한다.

▲ 안상혁 교수가 강의를 하고 있다.

루터와 보름스 국회 이야기

안 교수는 지루할 수 있는 역사 이야기를 영화의 한 부분을 보여주면서 또는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배경 등을 이야기 하면서 흥미롭게 이어갔다예를 들어 1521년 4월 16-18일에 열렸던 보름스 국회에서 있었던 루터의 이야기가 백미이다.

카를 5세 황제 앞에서 루터는 자신을 변호해야만 했다교황은 이미 루터를 파면했고 자신을 변호하는 데 실패하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루터의 지인들은 보름스에 가지 말라고 만류했으나 결국 루터는 보름스로 나아갔다.

보름스에 1521년 4월 16일 도착한 루터는 다음 날 첫 번 청문회에 참석하였다트리에르 대주교의 고문관은 루터에게 두 가지 질문에 답하도록 물었다.

그대의 이름으로 출판된 이 책들을 그대의 것으로 인정하는가?”

그대는 이 책들에서 쓴 내용을 철회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첫 번 질문에 루터는 자신의 책들이라 시인하고 자신이 쓴 책들이 더 있다고 대답했다두 번째 질문에 루터는 하루의 여유를 구했다루터는 4월 17일 저녁에 비엔나의 요하네스 큐스피니아누스에게 편지를 쓰면서 그날에 있었던 일과 다음 날 있을 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순간 나는 황제와 사절들 앞에 서서 철회할 것인 가하는 질문을 받았다 … 내일 나는 철회에 대한 답변을 할 것이다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요청은 받아들여졌지만이 하루 이상은 허락이 안 될 것이다그러나 나는 그리스도께서 내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한 영원히 한 글자도 철회하지 않을 것이다 . 

다음날(4월 18루터는 황제 앞에서 대답했다성경과 신앙양심에 의해 이 책들을 철회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면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한다.

여기 제가 있습니다저는 다른 일을 할 수 없습니다하나님이여 저를 도우소서아멘 (Hier stehe ich, ich kann nicht anders, Gott helfe mir. Amen)”.

영국의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은 루터가 보름스 국회에 죽음을 무릅쓰고 출두한 일을 유럽 역사상 최대의 장면이며보름스 국회에서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이 장면을 인류의 근대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순간이라고 평가했다또한 지옥 그 자체에 정면으로 도전하고자 했던 루터의 행위는 두려움 없는 최고의 용기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마틴 루터가 보름스 국회에서 말할 때 마치 투사처럼 혹은 정치가의 호헌장담처럼 큰 소리로 연설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그러나 안교수의 이야기를 달랐다보름스 국회에서의 마틴 루터의 대답은 너무도 겸손한 대답이었다고 한다자신의 힘과 의지로 대답한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주님이 은혜를 의지하면서 대답했다고 한다안 교수에 의하면 마틴루터의 대답은 이런 뉘앙스 였다고 주장한다.

제가 복음의 진리를 알았는데 이제 와서 제가 어떻게 다른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저는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여기 제가 있습니다하나님 저를 도와주소서!”

그 유명한 마틴 루터의 보름스 국회 선언은 겸손하게 진리에 순종하면서 했던 대답임이 강조되었다죽음을 무릅쓰고 인류 근대역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만들었던 힘은 다름 아닌 진리에 대한 겸손한 순종이었다안 교수는 오늘날의 설교자들도 이렇게 진리의 말씀으로 먹이면 하나님의 백성은 이런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진리의 말씀에 겸손히 순종하는 것이 종교개혁을 일으키는 힘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진리의 말씀에 순종하여 "여기 제가 있습니다(Here I stand)"라고 고백했던 루터는 보름스 국회 사건 이후로 독일의 교우들에게 더욱 힘있게 진리의 말씀을 설교했다이 일이 있은 후 10여년이 지난1530년 4월 16일 루터의 설교를 10여년 동안 듣고 배운 독일의 영주들이 루터가 당했던 것과 비슷한 이유로 황제 앞에 불려간다.

그리고 황제는 루터의 가르침을 버리고 로마 교황에게 복종할 것을 그들에게 요구한다이때 황제 앞에 불려갔던 독일의 영주들 가운데 많은 수가 루터가 했던 고백을 그들 스스로 고백하게 된다. “여기 우리가 있습니다(Here We stand).” 10여 년간 루터를 통해 진리의 말씀을 들었던 영주들은 이제 진리의 말씀을 따르는 제자들이 되었다.

진리의 말씀은 이와 같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다종교개혁의 정신은 바로 진리의 말씀을 설교하고진리의 말씀을 듣고그 진리에 순종하여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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