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권위를 신앙의 유일한 지침으로 높인 말씀의 신학자일 뿐 아니라 구 프린스턴 신학자 워필드가 지적한 바와같이 성령의 권위와 역사를 강조한 성령의 신학자였다.” “칼빈이 성령의 신학자라는 것은 성령 하나님께서 친히 주권적으로 구원을 적용하는 저자라는 적합한 호칭을 되돌려 주었기 때문이다칼빈은 로마 가톨릭 교회가 장악하여 행사하고 있던 구원의 적용이라는 권세가 모순임을 적발하고 지적하였다구원은 오직 성령의 주권 하에 있으며그 구체적 적용 사역들은 교회를 통해서 성직자들이 인간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말씀과 함께 역사하시는 가운데 주권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성령께서 친히 각 사람의 마음속에 믿음을 심어주심으로 구원을 베풀어 주신다는 원리를 천명한 것이다.” 기독교 학술원 원장 김영한 박사는 지난 5월 1일 한국기독교백주년 기념관에서 개최된 제23회 기독교학술원 영성포럼을 시작하면서 칼빈을 위와 같이 소개했다.

▲ 발표하는 이양호 박사

칼빈의 교회개혁과 성령”  /이양호 박사

연이어서 칼빈연구의 권위자로 알려진 이양호박사(연세대)는 칼빈의 교회개혁과 성령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이박사는 워필드(Benjamin B. Warfield)를 인용하면서 칼빈신학에 있어서 성령론이 매우 중요했다고 주장한다. “성령은 창조 역사에 참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구속의 역사에도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성서 기자들에게 영감을 준 분도 성령이요성서 독자들에게 성서를 깨닫게 하는 분도 성령이며성례를 통해 은총을 주는 분도 성령이다성령의 은밀한 활동에 의해서 우리는 그리스도와 그의 모든 축복들을 향유하게 된다라고 칼빈은 말했다.”

이박사는 밀너(Benjamin Charles Milner, Jr.)의 저서 칼빈의 교회론을 인용하면서 칼빈 신학의 통일적 원리는 성령과 말씀의 절대적 상관관계라고 주장했다따라서 칼빈의 교회개혁도 말씀과 성령의 상관관계 속에서 진행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말씀과 성령이 상호작용할 때 새 질서가 나타나기 때문이다이박사는 교회개혁은 성령의 감동을 받은 사람들이 말씀에 근거해서 진행해 갈 때 참된 개혁이 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이양호박사는 성령과 말씀의 상관관계 속에서 진행된 칼빈의 교회개혁의 구체적인 역사를 소개했다그 가운데 오늘날의 상황과 유사한 칼빈의 개혁 대상들을 소개해 본다.

▲ 좌로부터 안인섭,이양호 김영한 장호광박사

성직 매매세습제도

칼빈은 중세 교회의 제도와 관행에 대해서 다각도로 비판했다칼빈은 성직 매매에 대해서 이렇게 비판했다. “고대인들이 성직 매매(simony)에 대해 정의한 바에 따르면 오늘날 교황제도에 있어서는 성직 매매 없이 성직록이 부여되는 것은 백에 하나도 없다고 나는 주장한다내가 말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성직록을 값으로 산다는 것이 아니다그러나 어떤 간접적인 천거가 없이 성직록을 받는 사람이 스물 중에 하나가 있다면 내게 말해보라어떤 사람들은 친척이나 친지에 의해또 어떤 사람들은 부모의 영향에 의해 성직록을 받으며또 어떤 사람들은 아부에 의해 비위를 맞춘다요컨대 성직록을 주는 목적은 교회들에 유익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는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려는 것이다.”

계속해서 칼빈은 교회의 세습 제도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떤 사람들은 말도 거의 못하는 어린아이 때에 아저씨나 친척에게 성직을 유산으로 받기도 하며때로는 사생아 아들들이 아버지들에게서 받기도 한다.” 칼빈은 오늘날 법정들은 다른 어떤 사건들보다도 사제직에 관한 소송 사건들로 넘치고 있다고하면서 중세교회의 직분들이 이익의 수단으로 변질 된 것을 비판했다.

이박사는 이렇게 타락한 중세교회의 직분을 개혁하기 위한 칼빈의 노력들을 소개했다이박사의 강의를 들으면서 칼빈이 개혁하고자 했던 중세의 타락한 교회의 모습이 오늘날 한국교회의 모습과 매우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교회 세습이런 저런 모양으로 일어나는 성직 매매담임목사직을 둘러싼 소송사건들목사와 장로들의 도덕적 타락과 이런 것들을 자정하지 못하는 한국교회의 고착화된 관습들 이 모든 것들이 칼빈의 개혁대상과 너무도 흡사한 모습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 기독학술원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교회의 재정문제

이박사에 의하면 칼빈은 성직자들이 교회 재산을 낭비하는 것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주교와 수도원장이라고 불려지는 사람들이 예산의 대부분을 얼마나 신실하게 처리하는지를 우리는 보고 있다여기에서 교회의 질서를 찾아보려고 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검약과 소박함과 절제와 겸손의 모범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 고용인의 수와 화려한 건물과 우아한 의복과 잔치들에 있어서 제후들의 장엄함과 경쟁하는 것이 적절한가더러운 이득을 탐하지 말고소박한 음식물로 만족하라는 하나님의 영원하고 범할 수 없는 명령을 받은 사람들이 ...”

칼빈은 주님의 사제들은 가난한 것이 영광이라는 아퀼레이아 교회 회의의 선언과 감독의 영광은 가난한 자들에게는 베푸는 것이며모든 사제들의 수치는 자신들의 부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한 제롬의 말을 인용하면서 교회 재정에 대한 성경적 대안을 제안 했다칼빈은 교회의 수입을 네 부분으로 나누었다. “하나는 교직자를 위해하나는 가난한 자들을 위해하나는 교회 및 다른 건물들의 보수를 위해하나는 가난한 나그네나 가난한 본토민들을 위해서였다.” 그래서 칼빈은 교회 수입의 적어도 절반은 가난한 자의 몫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볼 수 있다여기서 칼빈이 적어도” 라는 표현을 쓴 것은 고대 교회에서는 재난 때문에 긴급한 구제가 필요한 때는 재정의 절반 이외에도 교회의 기물을 팔아서 구제했기 때문이었다.

칼빈은 고대교회의 아카키우스 감독이 기근으로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을 때 성직자들을 모아 놓고 우리 하나님은 먹지도 마시지도 않기 때문에 잔이나 컵이 필요 없습니다” 라고 말하고 교회의 그릇들을 녹여 팔아서 굶주린 사람들에게 양식을 사 준 예를 들고 있다또한 암브로시우스가 교회의 거룩한 그릇들을 녹여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을 아리우스파에서 보고 비난했을 때 암브로시우스는 교회가 금을 가진 것은 간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한 것이라고 대답한 것을 예로 들고 있다이어서 칼빈은 암브로시우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교회가 가진 것은 무엇이나 곤궁한 자들을 도와주기 위한 것이” 라고 말했다. 

교회 재정의 적어도 절반은 가난한 자의 몫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칼빈의 구체적인 제안을 새겨 들어야 할 것 같다칼빈의 가르침을 따른다면 담임목사들은 가난한 것이 영광이며 교회의 영광은 가난한 자들에게는 베푸는 것이며모든 교역자들의 수치는 자신들의 부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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