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 성폭력 문제가 심각하다. 검찰청 통계에 의하면 1993년부터 2012년까지의 종교별 범죄자 수는 전인구의 18.32%를 차지하는 개신교신자가 2,170, 전인구의 22.8%를 차지하는 불교신자가 1,405, 전 인구의 10.94%를 천주교인이 522건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범죄를 가장 많이 저지른 전문 직업군은 1위가 목사로 나타났다.

▲ 성폭력의 현실과 과제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교회 내 성폭력 사건은 고소나 상담으로 드러나 사건보다 드러나지 않고 은폐되어 있는 사건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교회 내 성폭력 문제를 위해서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주최하는 교회 성폭력의 현실과 과제포럼이 529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열렸다. 먼저 한국성폭력위기센터의 조중신 센터장이 교회 성폭력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교회 성폭력 무엇이 문제인가?   /조중신 센터장

▲ 조중신 센터장

교회 내 성폭력의 특징: 교회 내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교회 안에서도 성폭력 피해가 현실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성직자에 의한 피해는 믿고, 의지하고, 섬기던 사람에 의한 피해라 친족성폭력에서의 피해 후유증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교회 내 성폭력 피해자들은 성폭력 이후에도 교회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성직자에게 분노표현이나 문제제기 하기가 쉽지 않다.

교회 내 성폭력 피해자들은 일반적 성폭력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후유증뿐만 아니라 영적인 후유증도 겪게 된다. 사건을 드러냈을 때 올 수 있는 가해자의 방어나 공격에 대해 두려움을 느낄 수 있고, 실제 성직자인 가해자를 비호하는 주변사람들에게 성직자를 유혹했다’, ‘시험에 들게 했다’, ‘교회를 파괴시키려는 사탄이다등 강력한 비난과 배척을 받곤 한다. 또한 가해자의 반대편이거나 공격하는 세력들에 이용되는 상황이 되었다가 결국 소외당하는 이차피해를 겪고 교회를 떠날 수밖에 없는 형편에 놓이기도 한다. 또한 당회, 노회, 총회에서 적절한 처리나 사법적인 처벌이 미흡했을 때의 실망감, 해임 당하고 처벌 받고나서도 교단을 옮겨 버젓이 목회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의 분노로 장기적인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가해자를 피하여 다른 교회로 옮기는 것도 상처가 되고, 신앙이 흔들리거나 교회에 회의를 갖게 되기도 한다.  

교회 내 성폭력에 대한 조치: 교회 내 성폭력이 발생했고 이를 피해라고 느낀다면 먼저 주변에 지지해 줄 사람을 찾아 도움을 청해야 한다. 주변 사람들 중에는 우호적이고 지지적인 사람도 있지만 가해자 편에 서서 비수용적이고 적대적으로 2차 피해를 줄 수 있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지지 망이 되어 줄 사람이 누구인가 분별해야 한다.

교회 내에 지지해줄 사람을 찾을 수 없거나, 내부에서 문제 해결이 안 된다면, 외부 전문 성폭력상담소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번 없이 1366으로 전화하면 지역에 소재한 성폭력 상담기관을 안내해 준다. 성폭력상담소나 해바라기센터에서는 법적 지원(변호사 자문, 무료법률지원, 법정 동행, 의견서 제출 등)이나 심리적 지원(심리검사, 심리치료, 개인상담, 집단상담, 가족상담 등), 의료적 지원(산부인과, 정신과 등), 복지적 지원(피신처, 쉼터, 자립지원) 등을 무료로 지원해 준다.

전국에 150여개의 성폭력상담소와 장애인성폭력상담소, 친족성폭력피해자쉼터를 비롯하여 20여개의 피해자 보호시설이 피해자 지원활동을 하고 있으며 34개소의 해바라기센터가 아동, 청소년, 장애인을 특화하여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 성폭력피해자치유회복 프로그램이 개별상담, 집단상담, 캠프 형식으로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18세 미만 피해자의 생활지원과 학업지원을 위하여 해바라기센터 중앙지원단에서는 희망생물사업이 지원되고 있고, 검찰청 범죄피해자 지원센터에서도 법률지원, 생활지원, 의료지원을 하고 있다.

 

J목회자의 스타의식이 빚어낸 성범죄 분석  /최순양 박사

▲ 최순양 박사

목회자의 스타의식: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순양 박사(이화여대)는 레디거(Rediger)라는 학자를 인용하면서, 교회 내 목회자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문제의 특이한 양상을 밝혔다. 교회에서 목회자들은 스타의식을 쉽게 경험한다는 점이다. 목회자는 똑같은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교인들이 자신에게 묘한 매력을 느낀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나님과 아주 가까우며, 신비스러운 능력을 가지며, 옳고 그름을 가려내고, 상벌을 주고 충고하는 등 뭔가 아주 중요하고 큰일을 하는 사람으로 (스스로도 그렇게 여기고) 여겨진다는 것이다. 목회자가 자신을 이렇게 중요한 인물로 스스로 생각하면서 스타로서의 자신을 내면화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는데, 그것은 자신에게는 도덕적 규칙이나 원칙을 적용시키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 지시를 하고 충고를 할 수는 있을지라도, 자신의 책임은 묻지 않는 현상은 성적으로까지 부정적 행동을 귀결시킨다. 스타의식 속에서 마치 평신도에게 수혜를 베푸는 것처럼 자신의 성폭력을 정당화할 수 있으며, 그를 흠모하는 교인의 판단력까지 마비시키게 된다. 

J스타목사의 성폭력 사례: 최박사는 이런 스타의식으로 성폭력을 저지른 대표적인 예로 S교회를 담임했던 J목사의 케이스를 들었다. J목사는 소위 스타목사였다. 유명한 저서도 너무 많았고, 청년들을 전도하고 이끄는 데도 탁월한 재능을 가진 목사였다. J목사의 성범죄 사례를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1)자매를 당화장실로 불러 옷을 모두 벗고.......

2)안마와 지압전문가에게 옷을 벗고 다리를 올린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고, 반바지를 내리고 엉덩이를 마사지 해달라고 요구함.

3)주례를 부탁하러 온 성도에게 문을 잠그라고 하고 안아보라고 요구하며, 엉덩이와 가슴을 만지며 가슴이 처졌네라는 성희롱 발언을 함.

4)강대상 옆 커튼 안 보이는 공간에서 피해자매에게 성희롱 발언과 성추행을 시도.

5)교회에서 여성 신도의 가슴이나 엉덩이를 만지고 지나감(상의나 하의 속으로 손을 넣어서 추행함)

의혹이 불거지자 J목사는 2010111일 교회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같은 해 129일 교회를 떠났다. 그러나 교회와 해당목사는 교회와 하나님 앞에서 죄를 범했다고만 할 뿐 죄목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다. 그 이후 J목사는 교인들과 접촉하지 않겠다고 하고서도 퇴임 후 1년 정도 경과한 시점에 새로운 교회를 개척했다. S교회는 주택구입 명목으로 10억 원, 17년 봉직한 퇴직금 명목으로 11000만원, 향후 몇 년간 목회활동 중단에 따른 생활비 명목으로 13000만원, 치유 명목으로 1억원 등 총 1345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고, 전세 보증금을 상계하고 106500만원을 지급했다

성공과 권력을 쫓아서: 더욱 심각한 것은 J목사가 사임한 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은 무렵에 개척한 교회에서 교인들은 여전히 J목사를 목회자로 추앙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 내에서 성폭력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들추어내는 것이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것이다라는 등, ‘기독교에 대해 인식이 안 좋아지고 있는 지금, 굳이 폭로를 한다는 것이 최선은 아니지 않는가? 라는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집단)보다 그것을 바로잡자고 나서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려고 하는 교회의 모습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더군다나 새로 개척한 교회에서 J목사는 세상이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욕망을 멈추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고 탄식하면서 술과 춤 등 환락문화에 취한 젊은이들의 문화를 변화시키고 치유하려는 꿈이 그 교회의 사명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자신의 죄는 돌아볼 줄 모르면서 여전히 다른 세상을 변화시키겠다고 강대상에 오르는 사람이나 그 사람을 옹호하고 떠받드는 교인들과 노회 사람들이나 어떻게 보면 진정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종교사회학자 이원규 교수는 종교적 신앙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재물이나 권력 또는 성()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종교를 내세우는 집단을사이비 종교라고 했다. 진리에는 관심이 없고 성공과 권련에만 관심을 갖는다. 설교를 들으면 반짝 힘이 나는 에너지 음료 같은 말 잘하는 스타목사가 자신이 속한 교회를 부흥시켜서 성공과 권력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데에만 관심이 있다.

끝으로 최박사는 일반사회에서 발생하는 성폭력보다 한국교회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이 더 밝혀내지기 어렵다는 예를 들면서, 세상의 기준보다 못한 교회의 현실을 따끔하게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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