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 수만 명을 헤아리는 메가처지(Megachurch)들과 대형교회들이 주변의 교인들을 빨아 당김으로 개척교회와 소형교회들이 존립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작은 교회들의 쇠퇴는 한국 교회 전반의 쇠퇴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교회 80% 이상은 미자립 교회, 곧 작은 교회이다. 매년 세워지는 교회보다 문을 닫는 작은 교회들이 훨씬 많은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수년 전부터 작은 교회가 살아야 한국 교회가 살 수 있다는 작은 교회 세우기 운동이 확신되고 있다. 이런 상황가운데 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김영한박사)대형교회와 소형교회의 상생이라는 주제로 제10회 샬롬나비 학술대회를 방배동 백석대학원 목양동에서 열었다. 과연 대형교회와 소형교회가 상생할 수 있을까?

▲ 김영한 박사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강소형교회 패러다임의 필요

먼저 기조강연자로 나선 김영한 박사는 성장지상주의를 추구했던 한국교회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시점에서 탈 성장 시대의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이 요청된다고 주장했다. 새 패러다임은 영성 공동체로서의 작지만 강한 교회, 강소형교회 추구다.

그 구체적인 특성은 하나님 말씀과 성령이 역동적으로 지배하는 영성 공동체, 세계내적 세계 초월: 수도원적 영성의 비판적 계승, 공동체성 회복, 지역 생명 망으로서 교회, 개교회주의와의 결별, '최소한의 운영'(Minimal Operation), 자연과의 관계를 새롭게 파악하는 친환경성, 타인에 대한 헌신이나 돌봄의 윤리, 영성을 살리고 지역사회에 참여하는 교회다.

영성 공동체로서 작은(강소형)교회의 신학적 원리는 목자장 되시는 그리스도의 심정-사랑: 교인들을 종교적 대상이나 상품이 아니라 모성애적 사랑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영성사역: 개혁주의 영성의 함양은 건강한 교회의 영적 기초다. 개혁주의 영성의 특성은 세계내적 세계초월, 성례전적 실존적 삶, 말씀과 성령의 역동적 균형, 은사적 성결의 삶 증시이다. 말씀사역: 개혁의 본질은 하나님의 말씀의 선포에 있다. 강단은 목회자의 철학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하시딤 신앙: 구약성경에서의 교회 모형은 이사야가 예언한 남은 자’(Remnant) 사상인데, 언제나 소수였다. 공동체성: 작지만 강한 교회는 성령 안에서 가족처럼 서로 끈끈한 정을 나누는 거룩한 정감(情感) 공동체이다. 평신도사역: 목회자는 은사받은 평시도를 귀하게 여기고 목회의 동역자로 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체계적인 양육 시스템: 교인 관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자라도록 돕는 것이다. 지역사회 봉사: 지역사회 봉사는 세상과 소통하는 전도력을 함양한다. 그 지역에 맞는 봉사 프로그램을 갖춰야 한다.

끝으로 김영한 박사는 작은 교회가 살아야 탈 성장시대에 진정한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해 교단들을 가로지르는 초교파적인 조합 형식의 작은 교회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 권문상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대형교회와 소형교회는 상호의존적 공동체이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웨신대 권문상 교수는 대형교회와 소형교회의 상생의 신학적 원리와 실제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대형교회와 소형교회는 서로 긴장 관계에 있다. 한국인의 대규모 종교시설 선호, 문화와 현대의 신자유주의 시장 경제 원리의 확산이 대형교회 건립을 자연스럽게 만들고, 소형교회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의식, 열등감, 패배주의를 겪고 있다. 대형교회는 수평이동으로 성장을 경험하고 있지만, 소형교회들은 소멸 위기에 처해있다.

한경쟁의 현대 사조에서 대형교회가 승자로 군림하는 것이 경제논리상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교회론 적으로 옳은지는 생각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소형교회와 대형교회 모두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하나의 교회이기 때문이다. 대형교회와 소형교회는 모두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존재라고 할 때, 현실적으로 소형교회가 교회로서의 소임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에 처한다면, 같은 그리스도의 몸인 여유 있는 대형교회는 소형교회의 열악한 상태와 몰락을 모른 체 할 수는 없다.

따라서 대형교회와 소형교회의 상생의 신학적 원리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공동체적 존재를 유비로, 신론적 교회론 혹은 공동체적 신론에 기초한 교회론에 기초한다. 삼위 하나님이 고유하고 자유로운 온전한 하나님의 신성과 실체를 지니면서 무한 사랑 안에서 상호내주하면서 하나를 이루는 것과 같이, 교회도 그 크기에 상관없이 사랑 안에서 상호의존적 공동체로 존재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대형교회는 자기 정체성을 소형교회와의 연합을 통해 하나를 이룸으로써 세워나가는 것이고, 소형교회 역시 열등의식을 버리고 자존감과 능력을 십분 발휘하면서 대형교회와의 연합 의식을 갖아야 한다. 특히 대형교회는 소형교회 특히 농어촌교회에 빚진 자로서 취해야할 최소한의 도덕적 의무를 감당해야 한다.

▲ 고영수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소형교회 목회자들의 자질과 역량 계발의 우선성

연이어 강소형네트워크대표 고영수 목사는 대형교회와 소형교회의 동반성장의 실천적 원리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서구교회 특히 미국교회의 교회 성장 방식을 많이 도입하고 적용해 왔다. 하지만 방법으로서의 교회성장형 목회방식에서 본질로서의 교회건강형 목회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 인식하고 있다.

강소형교회세우기네트워크 사역을 통해 경험되었던 대형교회와 소형교회가 동반성장 할 수 있는 4가지 원리를 소개한다.

하나님 나라 공동체성의 원리: 성경은 그리스도인들을 하나님의 권속(2:19)이라고 한다. 하나님의 가족이라는 것이다. 동반성장은 나의 전쟁우리의 전쟁으로 바뀔 때 성공할 수 있다. 목회자 리더십 계발의 원리: 목회자의 자질과 역량을 계발시키는 것은 모든 동반성장의 첫걸음이요 우선순위이다. 목회자의 성장 없는 모든 지원과 노력은 무의미하다. 통합적 지원의 원리: 통합적 지원의 핵심은 훈련된 성도들이다. 훈련된 성도들이 소형교회와 연결될 때 교회는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지속적 가능성의 원리: 동반성장은 단회적,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평생의 관계로 이어져가야 한다.

▲ 황금성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한 그루의 큰 나무보다 숲이 되기를...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황금성 목사(부천 멋진교회)대형교회와 소형교회의 상생에 관한 실제적 사례를 발표했다. 박창하 목사가 목회했던 참된 교회는 25년 동안 51개의 교회를 개척 혹은 분립했다. 참된 교회에 부임한 부목사들은 2-3년 동안 목회 실무를 익히고, 바로 분립 개척의 사명을 받는다. 참된교회는 개척 초기에 교인 20-30명과 함께 재정을 지원해 주었다. 넉넉한 지원은 아니었지만 모두 교회 개척 초기의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서, 어느덧 부천 지역에 참된교회의 분립 교회들로 숲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일이 가능했던 것은 박창하 목사의 확고한 목회철학 때문에 가능했다. 박목사는 하나의 큰 나무가 되기 보다는 숲을 이루기를 바라며 분립목회의 비전을 실천했다.

발표 이후에 이어진 토론 시간에서 대형교회와 소형교회의 상생을 위해서 목회자들의 기본적인 목회관이 바뀌어야 한다는데 모든 참석자들이 동의했다. 그것은 건물과 성장 중심의 목회 관에서 믿음의 삶을 전수하는 목회관으로의 전환이다. 그리스도의 삶을 전수하는 목회가 대형교회와 소형교회의 상생을 가능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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