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이하면서 한국교회는 북한 선교와 통일을 위해서 어떤 이해를 가지고 실제적인 준비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북한 선교와 통일을 위해 꾸준히 연구하고 있는 김동춘 박사의 글을 연재한다.  -편집장 주-

 

1. 참으로 답답합니다.

▲ 김동춘목사 (SFC대표간사, 연변대 역사학박사, 경북대 정치학과 박사과정수료, 총회 통일선교연구소 선임연구원)

요즘 남북관계를 보면 계속 반복되는 치킨게임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북한은 계속적으로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고 남한은 거기에 따라 대체무기를 개발하느냐 마느냐 호들갑을 떱니다매번 이런 식입니다.여기서 이것 터뜨리면 저기서 복수하고 여기서 무기 개발하면 저기서 대체무기 준비해야 한다하고... 분단된 지 70년이 지났건만 변함없는 현실이 가슴 아픕니다. 3·8선이 휴전선으로 변화되었을 뿐 적대적으로 총과 칼을 마주하는 역사적 현실이 너무나 가슴 아픕니다.

오픈도어선교회에서 발표한 세계 기독교 핍박국 50위 중에서 2등은 파키스탄아프카니스탄이란 등으로 바뀌지만부동의 1등은 북한이 수 년간 차지하는 현실은같은 민족으로서 부끄러움을 가지게 합니다세계 200여 개 국에서 이데올르기로 인한 마지막 분단국이라는 사실이 참담함을 더해 줍니다남한은 한반도가 아닌 반도로 전락하여 국토적 폐쇄성을 넘어 이념적 폐쇄성문화적 폐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다문화에 대한 포용력 결핍이념적 경직성지역 갈등... 동아시아 국제 긴장관계 속에서 한국의 이러한 모습은 안타까움을 넘어 위기감마저 들게 합니다더욱이 한국의 대외적 외교역량은 약하기만 할 뿐이고북한에 대한 무대책은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2. 북한은 왜 저처럼 건재하고통일은 더딜까요?

이 부분에서 좀더 과학적이고 학문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정치학자 쉐블스키가 1989년 가을 동유럽 공산주의가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정치학의 우울한 패배라는 수사를 사용하였습니다그런데 26년이 지났는데도 북한은 여전히 건재합니다. ‘사회주의’ 국가들에 대한 수많은 이론들이 난무했지만 북한에 대해서만큼은 예측능력을 상실했습니다. 1994년 7월 김일성 사망과 고난의 행군 시기를 지날 때 북한 붕괴는 시간문제인 것처럼 보였습니다그러나 북한은 끄덕 없었습니다.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시에는 정말 북한에 급변 사태가 있을 것 같았지만젊은 김정은에게 3대 세습이 무난히 진행되었습니다김정은 체제도 불안하다 하지만 현재까지 체제를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전문가들북한관심자들 예측이 다 빗나갔습니다무엇이 문제일까요?

1) 내재적경제사회적 접근법: 물론 하나님이 강권적으로 역사하심을 믿고 수년 내로 큰 변화를 기대하고 소망합니다마는 북한에 대한 좀 더 과학적이고 학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이미 북한에 대한 이데올르기적 접근은 그 한계를 노정하였고정치적 프로세스도 실효성을 잃었습니다북한에 대한 거대담론이 아닌 미시적 접근내재적 접근사회문화경제적 접근의 지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북한은 이미 단순한 사회주의 국가가 아닙니다단군릉을 개발하고주체연호를 사용하고헌법위에 유일사상 10대 원칙이라는 초헌법의 통치원리가 있는 특수한 나라가 되었습니다이미 한민족도 아닌 김일성민족김정일조선김일성생일이 태양절이 되는 신천지보다도 더 무서운 전체주의 종교국가가 되었습니다김정은은 두 명의 수령을 업고 통치하는 수령의 대리자입니다그런 점에서 북한은 스스로 붕괴하고 자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북한이 경제난을 겪으면 폭동이 일어난다고 하지만 그것은 부자들이 곳곳에서 있어서 적개심이 존재할 때 가능한 것이지 북한은 다 못살기 때문에(일부 특권층은 통제되어 있음쉽게 폭동이 일어날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모든 경제적 모순을 오로지 미국이라는 적으로 타켓화시켰기 때문에 오히려 단합이 되어 있습니다. 6.25때 미국이 북침하였으며미국의 군함이나 비행기 폭격으로 북한 전체가 파괴되었으며지금도 여전히 북한을 붕괴시키려고 한다는 미국 적개심적대감을 이용하면서 김일성이 미국으로부터 북한을 구해냈듯이 그 김일성의 대리자 김정일김정은이 대를 이어서 구한다는 전국민적 공담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 이데올르기적일반 국가적 시각단순한 역사발전적 시각으로 보지 않고북한 내부의 특수성을 고려한 내재적 접근이 필요합니다최근 신현미 사태정치범수용소에 대한 논란만 보더라도 북한식 사회를 알지 못할 때북한에 대한 정보를 제한된 지역에서 살았던 탈북자나 여행자의 시각으로 볼 때 많은 문제가 발생함을 보여줍니다북한을 분석할 때 정치적 접근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접근이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그런 점에서 단순한 고립전략이나 퍼주기 전략으로는 되지 않고 고도의 전략총체적이고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지속적인 교류협력 정책북한 사람을 다양하게 만나는 정책협력하되 밑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한 것입니다북한사회도 한류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밑으로부터 변화를 더많이 겪게 하기 위해서라도 교류협력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최근 북한은 장마당이 어느 정도 합법화되었습니다중국으로부터 탈북했다고 돌아온 자들외화벌이 동원되어 제3국으로부터 돌아온 자들한국 탈북자가족으로부터의 자본유입중국으로부터의 직간접 무역으로 인해 이미 자본주의 경제 맛을 본 자들로 인해 장마당 단속을 더 이상 포기하고 허용해 준 것입니다.한국 제품이 암암리에 거래되고 심지어는 한국 영상물들이 비밀리에 돌아다니고 있습니다오히려 이런 것이 북한의 정치구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많습니다시장경제에 길들여지면 정치적 통제가 힘을 잃게 됩니다경제와 사회적 힘이 정치문제를 바뀌게 하는 것입니다.

2015년 현재의 북한 상황은 이런 논리에 힘을 실어 줍니다현재 북한에는 돈주(돈 있는 사람)와 그 외 주민들 사이의 격차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이들은 장마당을 통하여 새로운 부를 창출하고 경제활성화를 주도하며 심지어는 한국의 신상 물건이 유통되는데 한 몫을 감당하고 있습니다돈주는 새로운 부유중산층으로군복무와 농촌지원총동원령 등은 의무사항에서도 돈을 통하여 면제받기도 합니다. (북한당국은 학교 현대화 건설 자금 마련을 위해 불참비용을 받아 챙기고 있어서또 다른 긴장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단속이 아무리 강화되어도 돈으로 해결될 수 있음에 북한에는 또다른 사회문제가 노정되고 있습니다.이것이 언젠가는 소요나 폭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북한 정치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가 많습니다.

장성택의 처형에 이어 최근 인민무력부장인 현영철을 반역죄로 처형한 것은 김정은의 불안감을 반영하는 것이고이것은 북한 체제내에 다양한 변수들이 생겼다는 것을 반영합니다그 중의 하나가 바로 경제적인 신흥부유층의 발흥입니다개성공단은 이미 북한으로는 중단시킬 수도 없는 강력한 어떤 힘으로 작용되고 있습니다이처럼 북한에 대한 접근을 정치적으로만 해결할 수 없습니다경제사회문화적 접근을 해야 합니다. 

2) 극장국가론: 본래 극장국가는 일본이나 이란 같은 나라에서 사용되던 개념이었는데 요즘은 북한에 대해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극장국가란 쉽게 이야기하면 국가 자체가 마치 극장처럼 운행되고 국민들은 관객처럼 무대에서 진행되는 연출에 의해서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것입니다관객들은 어느새 플라톤의 동굴의 우상처럼 동굴 안이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라고 생각합니다극장 안의 연출 내용이 현실인 것처럼 받아들이고 무대나 화면 속에서 삶을 구가하게 됩니다.

그래서 김일성을 마치 이단종교의 교주처럼 신성하다고 여기고 윤리적으로도 흠없고 점없는 신화적 인물로 믿습니다김일성을 일본을 물리치고북한을 건국하였고미국으로부터 북한을 지켜낸 인물로 믿고 있습니다일본과 미국을 물리친 빨치산 유격대장 김일성이 죽자그 대장을 김정일이 계승했다고 믿습니다.이러한 계승은 우리가 아는대로 단순한 혈통적 왕권세습의 개념이 아닙니다살아있는 김일성의 대리통치자로서 유격대장직을 물려받은 것입니다즉 김정일은 김일성의 유훈통치자로 전시체제 북한을 미국으로부터 구하는 빨치산 대장직을 계승받은 것입니다그래서 선군정치인 것입니다사실 공산주의에서는 당이 군보다도 우선입니다그러나 북한은 군이 우선입니다김일성은 유격대장이고김정일은 수령은 아니어도 국방위원장이었던 것입니다김정은도 마찬가지입니다젊은 후계자로서 부족하고 문제가 있어도 김일성 유격대장을 이어받은 김일성 대리자인 것입니다국민들은 지금 전시체제이기 때문에 모든 고난을 달게 받아야 하고행정 사법에 문제가 있어도 외부적 불평없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입니다.

북한의 극장국가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극장을 벗겨야 합니다눈이 부시더라도 바깥으로 나오게 해야 합니다그래서 지속적 교류협력은 더욱 필요합니다정치인들은 힘들더라도 민간인들은 계속 만나도록 문호를 열어야 합니다.

 

3. 통일보다는 통합이 먼저다.

1) 남북한 특수관계를 주목해야 합니다: 독일식 통일과 한국식 통일은 분명히 다릅니다독일식 흡수통일은 재고되어야 합니다강대국에 의한 분단 상황은 같지만 독일은 전범국가이고 패전국입니다하지만 한국은 식민지국가였고동족상잔의 비극을 가지고 있습니다주변 강대국의 한반도 견제는 여전합니다동독도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그래도 북한과는 달리 어느 정도 여행자유화로 동유럽 및 서유럽과 교통이 있었지만북한은 외부로부터 완전히 고립된 국가입니다동독은 제한적이지만 정교회가 있어서 니콜라이교회 기도회나 서독교회와의 교류가 가능했지만북한의 기독교는 완전히 어용기독교입니다이 부분에서 한국식 통일의 국제관계적· 정치적 역학을 고려해야 합니다.

국제정치학에서는 신현실주의와 신자유주의가 대립하고 있습니다이들의 대립 지점은국가간 협력의 역전 가능성상대이득절대이득국가 목표의 우선성의도능력상호주의 등입니다국가 목표와 관련하여 현실주의자는 안보를 최우선의 목표로 설정하지만자유주의자는 안보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경제적 이득의 증진이 국가 목표로 설정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하지만 상호 의존적인 새로운 변수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현실주의 쪽과 자유주의 쪽 모두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그래서 요즘은 제3의 구성주의 이론이 남북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정체성의 변화에 주목합니다구성주의적 남북한 관계이론에서는 정체성이 외생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행위자들 사이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단일민족의 분단국가’ ‘분단체제론’ ‘특수관계론’ 등 기존 체제를 인정하면서 상호간 작용하는 다양한 교류협력을 가능케 하는 것입니다동북아의 정치적 입장미국 중국 간의 강대국 입장도 있지만국내 남북관계는 또 다르게 진행하는 복수의 정체성 관계가 중요합니다.

특히 규범적으로 평화와 통일에 대해 다양성을 추구해야 합니다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소극적 평화와 구조적 폭력이 제거된 상태인 적극적 평화로 구분할 수 있고통일은 남북한의 비대칭적 통합과 대칭적 통합으로 구분 가능하다는 점에서 획일적인 통일로 갈 필요는 없습니다우선은 전쟁이 없는 소극적 평화가 최대치일 수 있으며점진적인 교류협력을 통해 국경의 통일이 아니라 실제적 통합이 필요합니다정치적 국가적 통일보다는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통합이 먼저입니다중국과 대만은 통일은 되지 않았지만 거의 통일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2) 통합 통일의 3단계: 독일식 흡수통일이 한반도 통일의 답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물리적 통일,급작스런 통일은 예멘처럼 내전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점진적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그래서 통일한국이란 말을 통일코리아 등으로 변경되어 흡수통일보다는 통합을 추진하는 쪽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먼저중국-대만 양안식으로 가야합니다대만가는 비행기 안에서 중국 대륙인과 대만인의 거리낌없는 대화대만을 방문한 중국 대륙인중국을 방문한 대만인들을 보면서 많은 부러움을 가졌습니다대만과 중국은 3통을 넘어 유학과 경제투자에 아무런 장애가 없습니다우리도 먼저 북한과의 지속적인 교류가 있어야 합니다정치적으로 어떠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교류는 해야 합니다독일은 분단상황 속에서도 교류했습니다부부가 이혼하더라도 요즘은 자녀들 때문에 교류를 합니다남북한의 인적 만남지속적인 교류협상이 중요합니다.

중국과 대만이 영토적 통일 가능성은 없지만 여행 자율경제 교류편지 전화 교환 등 진정한 통일을 이룬 것을 보면서 남북한은 큰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북한을 코너로 몰면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물 듯 남한에도 큰 타격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그래서 북한과의 3통 교류를 통하여 사회적 문화적 통합을 먼저 이루어야 합니다.

그 다음중국-홍콩식으로 가야 합니다영토가 완전히 중국으로 복귀된 홍콩이지만 중국은 여전히 홍콩 자치권시민권심지어 홍콩기까지 인정하며 분리해서 통치하고 있습니다심지어 비자를 받아야만 서로 입국할 수 있습니다남북한도 대만식으로 사회문화적 통합이 되더라도홍콩처럼 당분간은 양 체제를 존중하여 비자나 통행증을 발급받고 방문하도록 해야 하며경제적으로 북한이 어느 정도 끌어 올려져 자연스럽게 경제적 통합이 되게 해야 합니다.

그 다음이 독일식의 정치적 국가적 통합입니다통일코리아 헌법을 만들고국회의원을 뽑고선거를 통하여 통일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입니다이러한 단계적 통일만이 남북 모두가 윈윈하는 전략이 될 것입니다.

 

4. 나오며

이미 유럽은 서유럽동유럽 할 것 없이 비자나 통행증이 없어도 자유왕래가 실행되어 마치 하나의 나라인 것 같은 착각마저 들게 합니다하지만 남북은 물론이고 동북아시아는 여전히 적대적인 감정으로 똘똘 뭉쳐 있습니다남북 통일 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공동 번영과 평화를 위해서도 뭔가 새로운 특단의 조치나 모멘텀이 필요합니다그 단초는 북한과의 교류협력을 여는 것입니다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오히려 공산주의국가인 중국이 자신감을 가지고 마치 형의 입장에서 문제를 풀어가고 있습니다자유주의국가이자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은 북한의 체제나 이데올르기를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주도를 해야 할 것입니다판문점으로 무엇이 내려올까 두려워하지 말고 판문점 위로 가도록 해야 합니다.자신감을 가지고 형의 입장에서 북한을 향한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야 합니다무조건적인 개방과 지원은 반대하지만지속적인 교류협력은 오히려 북한의 빗장을 열고 스스로가 개혁개방과 민주화로 나오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이제 통일코리아를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통해서 남북의 통합과 발전,동북아번영아시아세계로 나아가는 해법이 제공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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